공항 새치기로 다툼이 일고 있는 장면. 구글 제미나이가 그린 자료
지금은 많이 좋아진 것 같지만 한때 해외에서 무례하고 원칙을 어기고 시끄러운 모습으로 인해 한국인을 어글리 코리안(Ugly Korean)이라고 불린 적이 있었다. 먼 옛날 일 같고 지금은 국민소득 4만달러를 바라보는 선진국민인 것 같지만 상당부분 어글리 코리안의 모습은 그대로 남아있다.
80~90년대 중동 건설붐 속에 많은 건설근로자들이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리비아 등을 오간 적이 있었다. 중간 기착지로 UAE의 아부다비나 스위스 취리히가 주로 이용됐는데, 한국 근로자들 인원수가 워낙 많다 보니 아부다비 공항 면세점은 한국인 독무대가 됐고, 주 고객이 한국인이어서 한국인 맞춤형 물건을 갖다놓을 정도였다.
보통 아부다비나 취리히에서 하루밤을 묶고 다음날 한국으로 이동하거나 중동 목적지로 이동했는데, 한국인이 묶는 호텔에는 다른 외국인을 받을 수 없었다고 한다. 수십개의 호텔방에서 한국인들이 버너를 사용해 김치찌개나 된장찌개를 끓이는 바람에 호텔 건물 전체에 찌개 냄새가 진동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출입국 하는 근로자 수칙에 호텔에서의 취사금지 조항을 넣었지만 소용이 없었다. 한국인을 받지 않겠다는 호텔이 늘어나면서 호텔을 섭외하는 직원들이 호텔측에 설득해서 방을 구하는 것이 큰 해결 과제였다.
중동에서 가져간 나무화석 등을 다시 포장하기 위해 방에 있는 수건들을 모두 사용하는 바람에 한국인이 머문 호텔방에는 수건이 동나 방마다 수건 가져가지 말라는 경고메시지가 붙기도 했다.
세월이 지나 호텔방에서 찌개를 끓이는 장면은 없어졌지만, 여전히 해외를 여행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필수품 속에 고추장과 김치 그리고 라면이 들어있어 현지 식당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것은 여전하다.
지금도 비행기를 탈 때마다 느끼는 것은 비행기가 착륙해서 활주로를 이동하는 중인데 서둘러 일어나서 짐을 챙기는 사람들은 어김없이 한국인과 중국인들이다. 우리가 중국사람들을 무례하고 시끄럽다고 손가락질을 하고 있지만 우리도 아직 묵은 때를 벗지 못한 것은 마찬가지다.
잃어버린 30년에 더해 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일본 골프장들이 된서리를 맞으면서 일본 골프장들이 매물로 많이 나왔었다. 그중 상당수를 한국인들이 싼 값에 인수해 한국인들을 대상으로 회원권을 팔았던 적이 있었다.
오이타의 한 골프장 역시 그런 사례다. 1991년 문을 열었으니까 일본의 잃어버린 30년이 시작되는 시점으로서 일본의 버블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 만들어진 골프장인데. 당시 일본 10대 골프장에 들어갈 정도로 지금도 명문의 모습을 간직한 골프장이다.
이 골프장도 2020년 경 한국인이 인수해 한국인들을 대상으로 회원권을 분양했다. 그래서 그 골프장의 고객은 90%가 한국인이다. 오이타행 제주항공은 대부분 이 골프장으로 가는 한국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모두 골프텔에서 묶는데, 각 방에는 어김없이 방에 있는 물건 가져가지 말라는 메시지와 함께 가져갈 경우 즉시 경찰에 신고하겠다는 문구까지 적혀있다.
아침 식사 후에 무료로 커피가 제공되는데, 커피포트 옆 벽에는 커피를 담아가지 말라고 한국어로 적혀있다. 커피 테이크아웃에는 660엔을 내야한다.
30~40년 전 중동근로자들이 호텔 수건이나 물건을 가져가 어글리 코리안이란 비난을 받은 것이나 지금 골프를 치는 비교적 수준 있다는 사람들이 별반 다르지 않다.
오이타 공항에서의 무질서는 비행기에서 서로 먼저 내리겠다고 비행기가 멈추지도 않았는데 일어나서 승무원들의 지적을 받는 것과 다르지 않다.
대부분의 짐이 골프채인 관계로 짐을 붙이고 체크인하는 줄이 길게 늘어서는데, 대부분 4명이나 8명이 같은 일행인데, 그 중 한사람이 앞에 서둘러 서고는 나중에 골프백을 가지고 오는 사람들이 앞에 있는 일행에게 줄줄이 합류하는 식이다.
앞에 선 사람 옆에 없던 골프백이 하나 둘 늘어 네 개가 되고 여덟 개가 되는 식이다. 그 짐들을 모두 체크해야 요령 없는 사람들 차례가 되고 엄청난 시간을 낭비하게 된다.
처음 스무번째에서 여든번째로 거기서 다시 백 몇 번째로 계속 밀려나게 된다.
일행 8명 중 최소 5~6명 정도가 앞에 서있는데 2~3명 정도가 일이 있어서 늦을 경우에 합류하는 것이야 있을 수 있지만, 처음부터 작정하고 한사람이 알박기 해놓고는 나머지 7명이 백 8개를 가지고 합류하는 것은 자신들 스스로 생각해도 부끄럽지 않을까?
어글리 코리안이란 어떤 사람이냐고 구글 제미나이에게 물어봤다.
공항에서 다른 승객들이 앉을 자리가 부족한데도 공항 벤치 여러 개를 독점하고 누워 잠을 자는 행위. 비행기 좌석이나 테이블에 맨발을 올리는 등 위생적이지 않거나 불쾌감을 주는 행동. 공항 라운지 등에서 소지품으로 자리를 맡아두고 장시간 자리를 비우는 행위 등등
특히 공항 대기 줄에서의 새치기는 주요 갈등의 원인으로서 다양한 새치기 문제가 공론화되고 있다면서, 공항 대기 줄에서의 새치기는 체크인, 보안 검색, 출국 심사, 탑승 게이트, 면세점 등 모든 대기 공간에서 발생하는 대표적인 민폐 행위로, 많은 여행객이 최악의 공항 비매너로 꼽고 있다고 알려줬다.
이러한 새치기 및 혼잡 문제 해결을 위해 미국 아메리칸 항공(AA)은 새치기 ‘얌체 승객’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고 정리해줬다.
과연 우리나라가 선진국이냐를 놓고 볼 때 많은 사람들은 먹고 살만한 수준 만큼 정서적으로나 문화적으로의 성숙도는 아직 멀었다는 말을 많이 한다.
빨리빨리 문화에 젖다 보니 그러려니 넘길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대통령에 출마하는 사람들이 매번 공정과 상식을 부르짖고는 당선되고 나서는 불공정과 비상식한 행동을 해서 그런가 하는 생각까지 확대해서 하게 됐다.
이기영, 편집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