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21대 대통령에 당선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4일 새벽 당선 확정 후 여의도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은 TV화면 캡쳐

작년 12월 3일부터 정확히 6개월 만에 새 정부가 들어섰다. 대선 결과는 예상된 것이기에 특별히 덧붙일 말은 없다. 대통령 이재명이 나라를 잘 이끌어가기를 기원할 뿐인데, 무엇보다 대학교수에 의존하지 말라고 당부하고 싶다. 무슨 이유인지 문재인은 교수들을 좋아 했고, 그 결과는 좋지 않았다.

방송 3사 출구조사는 13% 차이가 나는 것으로 보았으나 결과는 8%였다. 아마도 출구조사 역사상 가장 많이 틀린 것이 아닌가 한다. 처음에는 10% 이상 차이가 나던 것이 막판에는 한 자리 숫자로 줄어드는 것을 느낄 수 있었는데, 무엇 때문에 떼돈을 들여서 그런 것을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막판의 이준석 발언과 유시민 발언을 고려한다면 13% 차이가 날 수는 없기 때문이다.

2011년 말부터 10년 동안 정치권과 인연을 맺는 과정에서 알았던 사람들의 행보가 너무나 의외여서 나는 그 점에서 충격을 받았다. 2012년 대선을 계기로 내가 알아온 윤상현은 결코 어떤 일, 특히 힘든 일에 앞장서는 사람이 아니었다. 그런 윤상현이 윤석열을 앞장서서 방어한 이유는 지금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자력으로 지역구에서 당선을 해 온 다선 의원인 그는 (내가 알기에는) 윤석열에게 빚진 것도 없는데 말이다. 2014년 한 해 동안 JTBC에 함께 오랫동안 출연했던 김민전이 계엄 국면에서 보여 준 모습은 나의 상상을 초월했다.

8.3%를 얻은 이준석이 2017년 대선에서 6.76%를 얻은 유승민 보다 선전했다고 쓰는 기자도 있는데, 웃기는 이야기이다. 2017년 대선에선 안철수가 흔히 말하는 중도 보수표를 많이 가져갔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제3후보가 얻은 표의 성향은 해석하기가 매우 어렵다. 지금도 2012년 총선을 앞두고 만들어진 박근혜 비대위를 언급하는 기사가 이따금 나오면 김종인과 이준석 그리고 내가 한꺼번에 언급되곤 한다. 하지만 2012년 4월 총선이 끝나고 박근혜 비대위가 종료된 후에 나는 이준석을 만나거나 전화 통화를 한 적이 없다. 김종인 박사는 20대 국회를 같이 해서 국회에서 종종 만날 기회가 있었으나 별안간 대선 출마를 선언한 후 행사장에 갔던 것이 마지막이었다.

20대 국회에서 국민의당을 같이 했던 의원 중에는 천정배, 박주선, 김동철, 조배숙 등 서울법대 동문이 있었다. 그 중 천정배 만이 일관성을 지켰고 나머지는 잘 알고 있는 그대로이다. 아무리 정치판이라고 해도 김대중 정신을 내세우고 다선의원이 된 사람들이 그럴 수가 있는지는 미스터리이다. 윤여준 전 장관과는 1년에 몇 번 씩 만나는 등 가까이 지냈으나 이재명 선대위원장이 된 것은 나로서는 의외였다. 윤 전 장관은 2004년 총선 때 당 대표이던 박근혜를 도왔으나 무슨 일인지 사이가 벌어졌고 그 후 윤 장관은 보수와는 완전히 멀어졌다. 2014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안철수가 창당을 하자 준비위원장으로 참여했으나 안철수가 민주당과 합당하는 덕분에 우습게 되고 말았다. 2016년 총선을 앞두고 안철수가 국민의당을 창당하자 윤 장관은 창당준비위원장을 맡았으나 건강 때문에 총선에선 역할을 하지 못했다.

이제 관심은 국민의힘의 향방인데, 김문수의 결심에 영향을 받을 듯하다. 김문수는 적어도 윤석열을 대통령으로 만들지는 않았고, 이번 같은 불리한 구도에서 이 만큼 선전(善戰)하기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국민의힘이 과연 의미있는 정당으로 다시 설 수 있을지를 알지 못하겠다.

이상돈, 전 중앙대학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