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신세계 계열분리 “중장기적 사업 중복성 해소해야”

-계열분리, 단기적으로 계열사의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 제한적일 것
-중장기적으로 복합 쇼핑몰 등 업태 간 경계 모호해 모니터링 필요

이주연 기자 승인 2025.01.13 14:26 의견 0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정 회장이 최근 이명희 회장의 이마트 지분 10%를 인수하면서 이마트에 대한 경영권을 강화했다. 한편 정유경 회장이 신세계그룹을 분리해나갈 것으로 보이면서 그룹 계열사의 신용도 변화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신세계

신세계 그룹 정용진 회장이 최근 이명희 회장이 가지고 있는 이마트 지분 10%를 전격적으로 인수하기로 하면서 이마트와 신세계의 계열 분리가 구체화되고 있는 가운데, 과연 계열분리가 그룹 계열사의 신용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지에 시장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신세계 그룹은 이미 2024년 10월 30일, 2025년 정기 임원 인사를 통해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을 ㈜신세계 회장으로 내정하며 ㈜이마트와 ㈜신세계의 독자 경영 체제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어, 이번 주식 양수도 거래 계획 공시는 두 계열사의 분리가 본격적으로 추진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되고 있다..

13일 한국신용평가(한신평)는 ㈜이마트와 ㈜신세계 계열 분리가 단기적으로 주요 계열사의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2024년 말 기준, 신세계 그룹 내에서 유사시 계열 지원 가능성이 적용되어 최종 신용등급이 자체 신용도 대비 높게 부여된 주요 계열사는 ㈜신세계디에프, ㈜신세계프라퍼티, 신세계건설㈜ 등이다. 이 중 ㈜신세계디에프와 ㈜신세계프라퍼티는 신세계와 이마트 등 가각의 모회사를 지원 주체로 하고 있어 계열 분리 이후에도 계열 지원 가능성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신세계건설㈜의 경우 현재 그룹 전반을 지원 주체로 하고 있으나, 지원 주체가 ㈜이마트로 변경되더라도 지원 의지 수준과 지원 주체와의 신용도 차이를 감안하면 계열 지원 가능성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한신평은 중장기적으로는 계열 분리가 각 계열사의 사업 경쟁력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신세계 그룹은 현재 ㈜이마트가 할인점, 슈퍼마켓(SSM), 편의점, 스타필드 사업 등을, ㈜신세계는 백화점, 면세점, 패션 사업을 주력으로 운영하며 ‘신세계’ 브랜드를 공유하고 있다. 양 계열사의 주력 사업 영역은 현재 명확히 구분되어 있으나, 복합 쇼핑몰 형태와 같이 업태 간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어 계열 분리가 각 사의 경쟁 구도와 사업 연계성에 미칠 영향을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계열 분리 이후에도 신세계 그룹과 이마트 간 브랜드와 사업적 연계성이 일정 부분 유지될 가능성이 있지만, 장기적으로 경쟁 구도와 시장 점유율에 미칠 변화는 불확실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신평 김미희 기업2실 수석연구원은 “양사의 중장기 사업 경쟁력과 경영 전략 변화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야 한다는 분석이 제기된다”면서 “신세계 그룹은 이번 계열 분리를 통해 독립적인 경영 체제를 강화하고 각 계열사의 사업적 차별화를 통해 장기적인 경쟁력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정 회장의 이명희 회장 지분 인수 외에 이마트와 알라바바와의 합작이 향후 이마트 그룹의신용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보이는데, 특히 새로훈 합작법인인 ‘그랜드오푸스홀딩’이란 조인트벤처에 대한 지분관계와 향후 수익성 확보가 이마트의 신용도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산업계 관계자는 “지분구조상 알리바바가 50%를 확보하고 이마트가 40%를 가져가면서 나머지 10%는 이베이 몫으로 돼있는데, 이런 구도에서는 결국 알리바바가 주도권을 쥐게된다 해석이 나오고 있어 향후 그룹 신용도의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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