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용인 양지 경남아너스빌 디센트’ 부실, 용인시도 책임

-11월 29일부터 3일간 진행된 사전점검에서 누수, 균열 등 100여 건 하자 발견
-용인시 올 5월 21일부터 4주간 관내 아파트 종합 품질점검에서 하자 발견 못해
-이상일 시장 지난 3일에 이어 28일 재차 방문해 철저한 하자보수 지시했지만 ‘뒷북’ 논란

김한식 기자 승인 2024.12.29 10:59 의견 0
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이 지난 28일 용인시 처인구 양지면 '양지 경남아너스빌 디센트' 현장을 방문해 누수가 지적된 지하주차장을 점검하고 있다. 이 단지는 당초 12월 30일부터 입주가 예정됐지만 지난 11월 29일부터 3일간 실시된 사전점검에서 누수, 균열 등 100여 건의 부실 및 하자가 발견돼 현재 하자보수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용인시

용인시 처인구 양지면에 건설된 ‘양지 남곡2지구 경남아너스빌 디센트’의 입주예정자 사전점검에서 발견된 누수 및 균열 등 100여 건의 부실 및 하자와 관련, 시공사인 경남기업의 시공 책임에 더해 용인시의 감시소홀 책임론 역시 대두되고 있다.

뒤늦게 용인시장이 나서서 하자보수에 대한 시정조치를 요구하는 등 시공사를 압박하고 있지만, 지난 6월 용인시가 관내 건설중인 아파트 중 2024년 입주 예정 아파트에 대한 점검에서 해당 아파트의 부실 및 하자를 잡아내지 못한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해 ‘뒷북’ 논란에 빠졌다.

이 아파트는 지난 11월 29일부터 3일간 입주예정자 사전방문 점검에서 100여 건의 하자가 발견되면서 입주민들의 민원에 따라 용인시가 사전점검에서 문제로 지적된 하자들이 완전히 개선된 후 사용검사 승인을 하겠다고 밝히면서 현재 보수작업이 진행중이며, 이에 따라 입주도 당초 12월 30일부터였는데 내년으로 연기해야 할 형편이다.

특히 지하주차장 누수 하자는 향후 지하주차장 붕괴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주민들의 불안은 쉽게 가시기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해 인천 검단의 GS건설 아파트는 지하주차장 붕괴로 단지 전체를 허물고 다시 지으면서 5500억원의 공사비가 추가로 발생하기도 했다.

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은 지난 28일 현장을 방문해 보수작업 상황을 점검한 후 이기동 경남기업 사장 등 시공사측과 만나 철저한 보수를 요구했고, 보수가 완벽해지기까지 사용승인을 내주지 않겠다고 압박했다.

그러나 용인시는 지난 5월 21일부터 6월 21일까지 4주간 용인시에 건설중인 아파트 가운데 2024년에 입주 예정인 8개 단지 6710가구에 대해 시공 품질 및 시설물 안전상태 등에 대한 특별점검을 실시한 바 있지만 당시 문제점을 찾아내지 못한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당시 용인시는 주택과장 등 시 공무원, 용인시 공동주택 품질점검단 시공분야 기술자 및 용인지역 건축사회 건축사 등 총 5명으로 합동점검반을 편성해 점검에 나섰었다.

대상 단지는 고진역 힐스테이트 D1, D2 단지, 모현 힐스테이트 B1, B3 단지, 양지 경남아너스빌 디센트 H1, H2, H3 단지, 죽전 프리미엄포레 등이다.

주요 점검사항은 ①콘크리트 균열, 재료분리 및 시공줄눈 발생구간 관리상태, ②옥상 및 지하주차장 슬래브, 벽체, 바닥 등의 균열(누수) 발생 부위 보수관리 상태, ③외벽, 내부계단실 등 공용부의 벽면 마감 상태, ④세대 내 누수, 창문틀 고정, 마감 상황 등이었다.

그러나 용인시 품질점검단은 지난 품질점검에서 이번에 문제가 터진 용인 ‘양지 경남아너스빌 디센트’ 단지의 하자를 발견하지 못했던 것이다.

이 품질점검단 점검에서 용인시는 고진역 힐스테이트 D1, D2 2개 단지에 대해 국토부와 함께 불시 점검을 진행하기도 했지만 이들 단지에 대해서도 124건의 경미한 하자사항 이외에 문제가 될 만한 하자를 발견하지 못했다.

당시 시가 점검한 내용은 콘크리트 균열, 재료분리·시공줄눈 발생 구간 관리 상태, 지하 주차장 슬래브, 벽체, 바닥 등의 균열(누수) 발생 여부와 보수 관리 상태, 외벽과 내부 계단실 등 공용부 마감 상태, 옥상 바닥 배수와 균열 보수 상태, 세대 내 누수, 창문틀 고정, 마감 등을 집중적으로 확인했다.

하지만 당시 점검 결과에 대해 용인시는 부실시공 사례는 없었고, 시공상태 대부분이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한 바 있어 ‘양지 경남아너스빌 디센트’의 하자를 발견하지 못한 책임을 져야 할 입장이 된 것이다.

뒤늦게 입주예정자들이 입주를 한달 여 앞두고 가진 사전점검에서 누수 및 균열 등 하자가 발견돼 용인시장이 나서게 됐지만 하자보수로 인한 입주지연과 아파트 부실 딱지로 인한 집값 하락 우려를 해소시키기는 어려워 보인다.

또한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붕괴 우려 역시 입주민들에게는 남아있는 불안감이 될 수밖에 없고, 이런 일이 발생할 경우 시공사인 경남기업과 함께 용인시도 책임을 져야 하는 입장이 됐다.

이러한 심각한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한 처지에 빠진 용인시가 서둘러 하자보수 마무리 점검에 나섰고, 이상일 용인시장이 지난 3일에 이어 28일 재차 현장을 방문해 보수 현황을 점검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28일 현장을 찾은 이 시장은 하자 보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시에서는 사용검사 승인을 하지 않을 것임을 거듭 강조했다.

이 시장은 경남기업 이기동 경남기업 대표이사 등 업체 관계자들과 입주 예정자들에게 "양지면 경남아너스빌 디센트 문제를 앞으로 용인에서의 아파트 건설 본보기로 삼으려 한다"며 "용인에서 아파트 부실 공사는 시가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임을 이번 경남아너스빌 사례를 통해 확실하게 보여줄 생각이니 경남기업이 최선을 다해서 부실 문제를 해결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이날 현장에 도착한 직후 지난 3일 1차 방문 때 입주 예정자들이 지적했던 지하 주차장 누수 문제가 시정됐는지 살펴봤다.

이 자리에서 이 시장은 이기동 경남기업 대표이사에게 “하자 문제를 미봉책으로 적당히 넘기지 말고 입주 예정자들과 긴밀히 소통하고 협의하면서 문제를 성의 있게 해결해서 입주 예정자들의 신뢰를 얻도록 노력해 달라"고 말했다.

용인시의 한 시민은 “2022년 광주광역시의 아파트 붕괴사고, 2023년의 인천 검단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 등 부실에 따른 재시공 사례가 있는 만큼 이번 ‘양지 경남아너스빌 디센트’의 부실 역시 가볍게 넘어갈 사항이 아니다”면서 “만일 향후 어떠한 문제가 생길 경우 경남기업의 책임은 당연한 것이고 지난 6월에 실시한 품질점검을 대충 한 용인시도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김한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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