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이재명은 제주항공 참사에서 자유로울까

수도시민경제 승인 2024.12.30 10:12 | 최종 수정 2024.12.30 17:56 의견 0
29일 전남 무안국제공항에 착륙하던 제주항공 여객기가 비상착륙 과정에서 제동에 실패해 폭발에 이어 전소되는 사고가 발생. 탑승자 181명 중 179명이 사망하는 대 참사가 발생했다. 여러 책임론이 나오고 있지만, 탄핵남발을 일삼아 정국을 혼란에 빠트린 민주당의 책임론도 나오고 있다. 사진=TV화면 캡쳐

탑승자 181명 중 2명의 구조자 외에 모든 탑승자가 사망한 대참사가 일어난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착륙사고 원인을 두고 온갖 해석이 난무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에 이은 탄핵정국 전개, 여기에 야당의 묻지마식 탄핵남발로 국제뉴스의 중심에 서있는 대한민국이 이번 사고로 부끄러운 세계 언론의 중심자리를 확실히 차지하게 됐다.

사고 원인에 대해 새가 엔진으로 빨려 들어갔다는 Birds Strike를 드는 목소리도 있지만, 그런 정도로 이와 같은 대형사고로 이어지는 경우는 드물다는 통계가 있어서 그보다는 역시 인재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활주로 길이가 동체착륙에 턱도 없이 짧다는 것, 공항 활주로 끝에 의미 없이 설치된 담장, 정비 불량, 기체결함 등 여러 원인이 지적되고 있다.

현재 무안국제공항 활주로 길이는 국제 기준인 2500m보다 긴 2800m여서 국제공항 기준에는 적합한 것으로 돼있지만, 이는 정상 착륙에 필요한 길이이고, 동체착륙 등 비상착륙을 하기에는 상당히 짧은 길이다.

우리나라 인천국제공항의 경우 여러개의 활주로가 있는데, 적게는 3750m에서 길게는 4000m다. 김포국제공항 역시 3200m와 3620m짜리 두 개의 활주로를 가지고 있다.

부산국제공항은 3200m, 제주국제공항도 3180m다. 그 외 대구, 청주 등 지방 대부분 국제공항은 무안과 비슷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무안국제공항은 이러한 열악한 활주로 길이를 확장하기 위해 내년 완공을 목표로 연장공사를 진행 중인데 이 공사로 인해 그나마 300m 이상은 짧게 운영되고 있다. 완공될 경우 현재의 2800m에서 3160m로 제주국제공항 수준으로 늘어나게 된다.

더욱이 이번 동체착륙 과정에서 활주로 반대쪽으로 착륙을 급격히 하면서 터치다운 존을 훨씬 초과해 착륙되면서 실제 제동거리가 1000m 이하로 줄어들어 절대적인 동체착륙 제동거리를 확보하지 못해 사고가 불가피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활주로 끝에 콘크리트 담장이 아닌 철조망 정도를 설치했다면 하는 아쉬움도 있다.

그러나 당초 제동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랜딩기어 작동 불능을 가장 큰 원인으로봐야 한다는 의견이 대다수다. 랜딩기어는 착륙 과정에서 자동으로 내려오게 되는데, 자동장치가 망가졌을 경우에도 이중 삼중의 보완수단이 있고, 최악의 경우에도 수동으로 얼마든지 작동을 시킬 수 있기 때문에, 이 부분은 정비불량 책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만일 정비불량이 결정적인 원인이라면, 현재 우리나라 정치권의 복잡한 흐름이 원인을 제공했다고도 생각할 수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에 이은 탄핵, 대통령 대행에 대한 탄핵, 거기에 대통령 대대행인 경제부총리에 대한 탄핵압박, 더 나아가 내각 전체에 대한 탄핵협박 움직임 등 탄핵남발 정국으로 나라가 온통 불안한 상황에서 정비사들 역시 정비에 소홀할 수 있다는 지적도 합리적 추론이라고 할 수 있다.

중국 고사에 화불단행(禍不單行)이란 말이 있다. 재앙은 혼자 오지 않는다는 뜻으로 중복해서 온다는 화필중래(禍必重來)와 같은 말이다.

우리나라가 경제주권을 뺏겼던 1997년 IMF 당시에도 엄청난 항공사고가 일어났었다. 1997년 8월 대한항공이 괌에 착륙하는 과정에서 조종사의 실수로 인근 밀림지역에 추락해 225명이 사망한 대참사가 일어났었다.

대한항공 괌 사고는 8월에 일어나 IMF 외환위기가 공식적으로 시작한 11월 보다는 3개월 빨랐지만, 당시는 이미 동남아 국가들의 외환위기가 시작됐고 우리나라 역시 외환보유고가 바닥난 상황이어서 실제 외환위기가 시작된 시점이다.

당시 사고로 외환보유고가 바닥이 나면서 가뜩이나 어려워 경제주권을 잃게 된 나라 전체가 슬픔에 빠진 것은 물론 국제사회 속에서 불운과 무능의 대표적인 뉴스메이커가 됐었다.

27년이 지난 지금 다시는 일어나지 말아야 할 대 참사가 일어났고, 국가 경제는 환율, 무역, 내수 모두 무너져 내리고 있는 상황이다. 오로지 민생이 중요한 시점에서 대통령의 잘못된 판단으로 나라가 혼란에 빠진 데 더해 국회권력을 쥔 더불어민주당마저 오로지 정권쟁탈전에 빠져 국가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

그래서 이번 사고에 대해 현재 국가의 실제 권력을 쥐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닌 민주당과 이재명 대표의 책임론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국가 혼란의 당초 원인을 제공한 윤석열 대통령의 책임이 50%라면 나머지 50%의 책임은 혼란을 지속시키고 있는 이재명 대표의 몫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조기대선을 위해 서두르다 보니 탄핵을 남발하는 과정에서 절대 다수인 국회권력으로 행정을 마비시키면서 나라를 온통 혼란에 빠트린 결과 대참사가 일어났다는 것에 대한 지적을 애써 무시하지 말라는 얘기다.

나라가 질서를 상실하다 보니 이번 사고에 대한 해당 항공사 오너의 진정성 있는 사과도 없다. 고작 제주항공 전문경영인의 고개 숙임만 있고, 오너인 장영신 회장은 SNS를 통한 형식적인 사과뿐이다. 실제 대주주인 채형석 총괄부회장의 얼굴은 어디에서도 볼 수가 없다.

지금 대한민국의 권력이 누구에게 있냐고 묻는다면, 대부분의 국민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게 있다고 할 것이다. 그만큼 국회권력이 행정부를 마비시키고 있고, 헌법재판소를 비롯한 사법부마저 압박하면서 국민 위에 군림하는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하고 있다.

이러한 권력을 가진 만큼, 민주당은 이번 사태에 제주항공의 주인인 애경그룹의 입에 발린 사과 같은, 입으로만 하는 걱정이 아닌 진정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이번 사고와 관련 두고두고 정치권 책임론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권력은 좋은 것만이 아닌 그만큼의 책임도 있고, 그에 맞는 능력도 요구된다는 것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윤석열과 똑 같은 사람이란 소리는 듣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이기영,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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