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흥 대한체육회장 3연임을 놓고 문화체육관광부가 반대입장을 명확히 밝히면서 내년 1월 이기흥 회장의 3연임이 불투명해졌다. 이에 따라 벌써부터 후임얘기가 나오면서, 대우건설 정원주 회장이 조심스럽게 거론되고 있어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우선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은 현재 2연임 한 상황이고, 내년 초 3연임을 위해서는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의 심의를 통과해 문체부장관의 도장을 받아야 하는데, 문제부가 반대 입장을 명확히 하면서 이 회장의 연임에 제동이 걸린 것이다.
이 회장은 스포츠공정위의 심의를 통해 2연임 이후 한 번 더 체육협회장을 하겠다는 의도이지만, 문체부는 스포츠공정위원회 구성 및 운영이 대한체육회장의 의도대로 움직이는 조직으로서 셀프심사인 이 절차를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으로 정면으로 대치하고 있다.
체육회는 지난 7월 스포츠공정위 심사를 거치도록 한 연임제한 규정을 폐지한 정관 개정안을 가결하고 문체부에 승인요청 한 바 있지만 이 역시 문체부는 승인을 거부한 상황이다.
상황이 이렇자 만일 이 회장의 연임이 불발 될 경우 이 회장의 후임에 대한 관심이 싹트기 시작했다. 이 회장이 체육회에 대한 관심이 큰 만큼 본인과 호흡을 잘 맞추면서 그동안 추진해온 체육회의 운영 방향을 이어갈 수 있는 인물이 필요하게 된 것이다.
건설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이 회장의 연임이 불발될 경우 대우건설의 정원주 회장이 유력할 것이라는 것이다.
정원주 회장은 지난 2일 대한불교조계종 중앙신도회 제 28대 회장으로 취임하면서 대한민국 불교 신도의 중심으로 올라섰다. 대한불교조계종 중앙신도회는 조계종 최대의 신도 조직으로서 정 회장은 10월 1일부터 4년 간의 임기가 시작됐다.
이 중앙신도회의 가장 중심 인물이 바로 25대와 26대 신도회장을 지낸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다. 이 회장은 실제로 신도회장을 지낸 이후에도 현재까지 신도회 원로회의 상임고문을 맡으면서 실질적으로 신도회의 중심으로 알려졌다.
이번 정원주 회장이 신도회장에 선임된 것을 두고 불교계에서는 정 회장이 이 회장과 가장 가까운 신도이면서 호흡을 잘 맞추는 관계인 것이 힘이 됐다는 의견을 내놓는다.
그동안 이 회장과 정 회장은 불교 신도회 활동을 활발히 하면서 조직을 이끌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대부분의 조계종 행사에 두 사람이 주도적으로 참여하면서 신도회 활성화를 이끌고 있는 가운데지난 6월 동국대학교에서 개최된 ‘더 좋은 동국, 더 나은 미래 동국대힉교 후원의 밤’에도 함께 참여해 정 회장은 거액의 기부금을 낸 바 있다.
이날 행사에서는 사전 약정 191억원을 포함애 211억원의 발전기금이 모금됐는데, 대우건설 정 회장도 상당액의 후원금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건설업계에서는 정원주 회장이 불심이 깊어 불교계 활동이 활발한 가운데 조계종 신도회의 사실상 핵심인 이기흥 체육회장의 그림자 같은 존재로 알려져있다.
정 회장은 중흥그룹의 창업주인 정창선 회장의 큰아들로서 기업 경영에 전념해왔지만 중흥이 광주광역시 향토기업인 만큼, 광주광역시 체육회 이사와 부회장을 오랜기간 맡아왔고, 광주FC 대표도 엮임한 바 있어서 체육계와의 인연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기흥 체육회장과 유인촌 문체부장관의 기싸움이 어떻게 끝날 지가 주목되는 가운데, 현재 문체부의 계획대로 대한체육회와 대한축구협회의 회장 교체가 이뤄질 경우, 대우건설 회장 겸 대한주택협회 회장 겸 조계종 중앙신도회장까지 맡으면서 이기흥 회장과 호흡을 맞춰온 정원주 회장이 유력할 것이라는 예상이 있어, 향후 결과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기영 기자
저작권자 ⓒ 수도시민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