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시의회가 2025년 과천시 예산안 심의 과정에서 총 37억4182만원을 삭감하는 과정에서 문화예술 관련 행사 예산을 집중적으로 줄이면서 내년 과천시민들의 잔치 횟수가 상당부분 줄게 됐다.
과천시는 과천시의회가 지난 19일 열린 2025년 본예산 의회 심의에서 문화‧예술‧여가 등과 관련한 사업 예산이 대폭 축소시켜 ‘과천공연예술축제’, ‘공공야외스케이트장’ 운영 등 시민들이 직접 체감할 수 있는 사업 추진이 어렵게 됐다고 21일 밝혔다.
과천시는 2025년 예산안으로 5434억 원을 편성하고, 문화‧예술 분야에 277억3000여 만원의 예산을 편성했으나, 의회에서는 행사성 예산 편성 비율이 높다는 이유를 들어 문화재단 출연금과 도시공사 위탁금 등 관련 예산 37억 여원을 삭감했다.
과천시는 과천문화재단 출연금을 통해 지역 대표 축제 중 하나인 ‘과천공연예술축제’를 매년 개최해오고 있다. 올해 축제는 역대 최고 관람객인 15만 명을 동원하며 시민과 방문객의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시는 내년 과천공연예술축제를 위해 올해 예산과 비슷한 규모의 14.5억 원 가량의 예산을 편성했으나, 시의회에서는 절반 넘는 금액인 7억 5000만 원을 삭감했다.
문화 공연과 함께 도심 속에서 즐기는 캠핑이라는 주제로 시민회관 옆 유휴지 잔디광장에서 펼쳐지는 ‘캠프닉데이’에는 매 행사마다 1000여 명이 넘는 시민이 참여하고 있으나, 해당 행사를 위한 예산도 전액 삭감됐다. 수준 높은 공연으로 시민에게 찬사를 받았던 ‘오페라 보러화요’, ‘수요재즈음악회’ 등의 기획공연 예산도 3억6000여만 원이 줄어 규모 축소와 일정 변경이 불가피하게 됐다.
또, 과천시가 과천도시공사에 위탁하여 지난 2022년부터 운영하고 있는 ‘공공야외스케이트장 운영 사업’에 편성한 예산도 전액 삭감돼 저렴한 이용료로 남녀노소 시민의 사랑을 받던 공간이 사라지게 됐다.
이 외에도 과천시의회는 과천시 기획홍보담당관의 공무 국외연수비 1억원 전액, 청소년 스마트건강사업 1억5000만원 전액을 삭감하고, 시립국악단 위탁운영비도 2억6909만원 감액했다. 또한 추사발물관 관련 비용도 상당부분 감액시켰다. 추사박물관 홍보컨텐츠 제작비 5264만원, 추사박물관 실감영상실 조성비용 2억원 전액, 그리고 추사아트 페스티벌 비용 1억5000만원도 감액시켰다.
관광박람회 과천 참가 관련 예산도 손을 댔다. 관광박람회 과천홍보관 참가비 1100만원 전액과 과천홍보관 운영비 1350만원 전액 삭감했다.
신계용 과천시장은 “과천시가 정주만족도 1위, 살기좋은도시 1위에 오른 것은 시민들이 일상에서 가깝게 수준높은 문화예술을 향유하고, 다채로운 문화예술 행사를 통해 남녀노소 다양한 연령층이 어우러질 수 있는 특별한 곳이기 때문인데, 이번 예산안 삭감은 이러한 과천시의 미래에 대한 인식을 시의회가 함께 하지 못하는 상황으로 여겨져 매우 유감이다”고 밝혔다.
과천시는 시민의 호응과 참여가 높고, 지역문화 예술 발전을 위해 꼭 필요한 문화예술사업에 대해서는 내년 추경예산안에 반영하여 추진에 차질이 없도록 노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한편, 과천시가 정한 2025년 주요 사업 예산은 △지식정보타운역 건설 203억 원 △문원청계마을 공영주차장 건설 42억 원 △갈현동 행정복지센터 건립 30억 원 등 대규모 인프라 건설 사업 관련 예산과 △제2실내체육관 건립 59억 원 △제2경인고속도로 하부공간 체육시설 조성 20억 원 등 시민의 건강을 위한 체육활동을 위한 공간을 건립하는 예산을 편성했다. 분야별로는 사회복지분야 1339억 원, 교육분야 113억6000만원, 교통 및 지역개발에 863억2000만원, 문화예술분야 247억3000만원 등이다.
과천시의 한 시민은 “과천시는 다른 도시들과 달리 도시나 인구 규모에 비해 풍족한 예산을 쓰는 곳이어서 문화행사 등에 들어가는 비용을 줄이는 경우는 많지 않은데, 내년 경기상황 등이 좋지않다 보니 의회가 줄인 것 같다”면서 “그래도 전체 예산 5437억원에서 37억원 감액은 의회가 시의 입장을 많이 배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한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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