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중흥, 대통령실장 형 정진행 대우건설로 영입…대표 교체 수순

-정진행, 중흥이 대우건설 인수당시 영입 제의했던 인물로 당시 연봉차이가 걸림돌
-3년 임기를 마치는 백정완 사장 후임으로 연말 본격적인 구조조정 및 현대맨 영입 예상

수도시민경제 승인 2024.10.08 09:17 | 최종 수정 2024.10.08 15:36 의견 0
대우건섫 사옥. 사진=대우건설

대우건설이 지난달 말 40여 년 현대맨인 정진행 전 현대건설 부회장을 부회장으로 영입하면서 올 연말로 3년 임기를 마치는 백정완 사장의 교체 수순을 밟는 것으로 보인다.

대우건설은 보도자료에서 정 부회장의 현대건설 시절 해외사업에서 두각을 나타낸 ‘해외통’ 능력이 필요해 영입한 것이라고 하지만, 지난 2021년 11월 중흥이 대우건설을 인수할 당시 최초로 대표이사 부회장 영입제의를 한 인물이 당시 현대건설 부회장에서 물러나 고문으로 있던 정진행 부회장인 점을 감안하면, 단지 해외 영업 측면의 필요에 의해 제안한 것이 아닌 경영 전반에 대한 대표이사 직을 맡기기 위한 것이라는 것이 업계의 견해다.

특히 근래 경영실적이 급격하게 나빠지고 있고, 주가도 역대 최저가 근처를 맴도는 상황에서 구원투수 차원의 대표이사 교체 필요성이 커진 것이다.

정 부회장은 현재 대통령실 비서실 정진석 실장의 사촌 형으로, 정진석 실장의 오랜 정치적인 경력과 함께 현대차그룹의 대외협력 업무를 주도해온 인물이다.

정진석 실장은 여당인 국민의힘에서는 상당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인물로서 지난 21대 국회에서는 2021년 8월부터 2022년 11월까지 국회부의장을 맡았고, 2020년에는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 직을 맡은 바 있다.

현재는 대통령과 동갑내기로 대통령 고향인 공주를 지역구로 있는 인연으로 대통령과 각별한 사이로 알려져있다.

2021년 중흥그룹이 대우건설을 인수할 당시 중흥그룹의 창업주이면서 그룹 회장인 정창선 회장이 정진행 당시 현대건설 고문에게 연봉 3억원을 제시하면서 부회장으로 영입할 것을 제안했지만, 정 부회장은 당시 현대건설에서 3년 간 연봉 7억원의 고문직에 있어, “놀고도 7억인데 일하면서 3억은 좀 그렇잖냐”면서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대안으로 대표이사에 대우건설 내부인사인 백정완 당시 전무를 선임했다.

당시 백정완 전무는 주택개발 담당 본부장으로서, 중흥그룹이 대우건설 인수하는 데 모 시행사를 통해 1000억원을 조달한 공으로 대표이사 사장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건설 인수 당시 중흥은 정진행 부회장에게 상당히 많은 컨설팅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흥은 중견기업인데 대형건설사인 대우건설 인수에 부담이 있었던 만큼 국내 1위 건설사 부회장 출신인 정진행 부회장에게 의지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당시 중흥이 인수한 언론사인 헤럴드경제 사무실에 대우건설 인수팀이 구성돼있었는데, 이들 팀 10여 명 중 구매 및 조달을 중심으로 4~5명이 정진행 부회장이 추천한 현대건설 맨들이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올해 말로 3년 임기를 마치는 백정완 사장에 대한 연임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정진행 부회장의 내년 대표이사 선임 설에 무게가 실린다.

현재 대우건설은 실적부진에 따른 주가하락의 덫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대우건설의 실적은 영업이익 측면에서 2022년 7600억원을 기록한 이후 매년 줄어들어 2023년 6625억으로 줄어들 데 이어 올해는 5000억원 아래로 내려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올 3분기 영업이익은 127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3.2%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더 심각한 것은 부채비율이 높아지면서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못내는 처지로 전락한 것이다. 대우건설의 지난 2분기 기준 이자보상배율은 0.92로 종 전 2.18에서 크게 악화됐다. 대우건설의 부채비율은 224%다.

주가도 중흥이 인수할 당시의 7000원 대 초반에서 거의 반토막인 3700원대로 연중 최저가인 3500원대 근처에 머물고 있다.

대우건설 주식을 담보로 상당 금액을 끌어들인 중흥그룹 입장에서도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상황이 어렵게 전개되면서 대우건설은 근래 명예퇴직과 안식휴가제를 도입해 경비절감을 노렸지만, 별 효과를 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올 연말 대규모 구조조정과 함께 변신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 측면에서 기존 대우건설 출신이 아닌 외부인사를 영입해 대대적인 조직 보수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고, 이에 과거부터 영입 제의를 했던 정진행 부회장에게 대우건설을 맡기는 수순을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단 정 부회장 영입과 동시에 이번 국정감사에서 증인 채택으로 유력했던 정원주 회장이 증인에서 빠진 것을 두고도 정 부회장의 역할이 작용했다는 추측이 나온다.

대우건설은 올해 5명의 사망사고를 내 사망사고 1위에 오른 건설사로서, 지난해 사망사고 1위 기업인 DL이앤씨 대표가 국정감사장에 나가 곤욕을 치른 바 있는데, 올해는 대우건설이 그런 상황에 처했지만, 최종 증인 명단에서 정원주 회장의 이름이 빠진 것을 두고 정진행 부회장의 인맥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다.

대우건설 전직 임원은 “대우건설을 인수한 중흥이 승자의 저주에 빠지느냐 마느냐의 기로에서 당초 영입하기로 했던 정진행 부회장을 다시 요청 영입해 돌파구를 만들려고 하는 것으로 보이고, 올 연말 대대적인 구조조정이 예상되면서 현대건설맨들의 영입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으로는 현재 대통령실 비서실장인 사촌동생과의 인맥도 필요한 측면이 영입 배경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기영 기자

저작권자 ⓒ 수도시민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