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증시 더 뜨거워질까?...대표적 ‘곰’ 콜라노비치 JP모건 퇴사

-‘간달프’ 콜라노비치의 20% 이상 하락 전망과 반대로 간 증시
-AI 중심의 일부 주가가 꺼질 경우 콜라노비치 예상이 맞을 수도

이주연 기자 승인 2024.07.04 10:10 의견 0
월가의 대표적인 '곰'인 마르코 콜라노비치가 JP모건을 떠났다. 향후 미 증시의 향방에 관심이 쏠린다.

미국 최대 은행 JP모건체이스의 유명 전략가인 마르코 콜라노비치 글로벌 시장 수석 전략가 겸 글로벌 리서치 공동 수석이 지난 3일(현지시간) 교체되면서 미 증시의 활황이 상당기간 더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현재 미국 증시가 AI 관련주에만 자금이 몰리고 나머지 대부분 종목은 힘을 받지 못하고있어, 향후 비관론이 힘을 얻을 경우 JP모건이 성급한 판단을 했을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JP모건에서 19년간 일한 콜라노비치는 3일 사내 메모에서 “다른 기회를 찾으려 한다”며 회사를 떠난다고 밝혔다. 그는 월가에서 몇 안 되는 대표적인 증시 비관론자로 손꼽힌다. 미 증시를 정확하게 예측해 미 언론에선 ‘시장을 움직이는 남자’로 불렸다.

이번 조치는 콜라노비치가 최근 2년간 주식 시장에 대해 재앙적으로 어긋난 투자 전략을 제시한데 따른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콜라노비치는 지난해 미 증시 강세장 국면에서 약세 전망을 유지해왔다. 지난해 11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의 2024년 말 목표 주가를 4200으로 제시한 뒤 이를 유지해왔다.

그러나 S&P 500 지수는 3일 기준 5537.02로 4200선을 훌쩍 넘어선 상태다. 그의 예측이 들어맞으려면 지수가 올 연말까지 현재보다 24% 떨어져야 한다.

그의 퇴사로 월가의 ‘마지막 약세론자’라 할 수 있는 JP모건이 주가 전망을 수정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블룸버그가 추적하는 은행 가운데 JP모건이 S&P 500 목표치를 가장 낮게 제시했기 때문이다.

미 투자은행 베어스턴스에 근무했던 콜라노비치는 2008년 JP모건이 회사를 인수하면서 합류했다. 과거 정확한 시장 예측으로 미 언론들 사이에서 ‘간달프(영화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현명한 마법사)’로 불리기도 했다.

그동안 콜라노비치는 미 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가운데에서도 약세 전망에 따른 시나리오를 투자자들에게 제시해왔다.

지난달 17일에도 콜라노비치는 메모를 통해 “우리의 신중한 입장은 재평가 상승 여력이 없으며, 따라서 상승 여력은 수익 성장에서 비롯돼야 한다"며 "최상의 시나리오 가정하에서도 주식 위험을 감당하기에 불충분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의 주당 순이익이 작년 221달러에서 올해 225달러에 그칠 것으로 예상하며 평균 이하의 수익 성장률을 전망했다. 월가 예상치인 주당 240달러보다 낮다.

콜라노비치에 따르면 증시가 20% 이상 조정을 피하려면 기술이 조만간 경제 전반의 성장에 훨씬 더 의미 있는 동력이 될 것이라는 믿음이 있어야 한다고 전했다.

그러나 그는 이러한 낙관적인 전망을 믿지 않으며 투자자들에게 인내심을 가질 것을 조언하기도했다.

그는 "우리는 기술이 앞으로도 수년간 경제 성장의 핵심 동력이 될 것이라고 믿지만, 전반적으로 기업 손익에 미치는 영향이 그렇게 갑자기 크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따라서 경제 성장세가 약화하고 주식이 조정되며 투자자들이 더 나은 진입점을 찾을 것으로 예상하며 신중한 입장을 유지한다"고 했다.

한편, 그의 이런 약세 주장은 최근 월가 전문가들이 속속 S&P500 목표를 상향하는 것과 반대 기조다. 에버코어 ISI는 목표 주가를 4750에서 6000으로 26%나 상향 조정했고, 오랜 약세론자이던 모건스탠리의 마이클 윈슨 최고 투자책임자(CIO)도 목표 주가를 4500에서 5400으로 올렸다.

콜라노비치의 사임에 따라 JP모건의 글로벌 시장 수석 전략가 후임은 두브라브코 라코스-부하스 글로벌 증시 수석 전략가가 이어받는다. 글로벌 리서치 부문 총괄은 공동 책임자였던 후세인 말릭이 단독으로 맡는다.

콜라노비치의 사퇴와 관련해, 여러 증권 전문가들은 성급한 판단일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는다. 국내 한 애널리스트는 “현재 미국 증시가 일부 기술주 특히 엔비디아와 관련 있는 AI 관련주들이 이끌고 있고, 나머지 대부분의 주가는 횡보를 보이는 상황이어서 실제 돈을 버는 투자자는 몇 없는 상황이다”면서 “자칫 AI 거품이 꺼지는 상황이 될 경우 콜라노비치가 예상한 대로 연말 까지 20% 이상 주가가 빠질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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