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치영 포스코이앤씨 사장이 지난9월 23일 대구 현장에서 '현장 전사경영회의'를 진행하는 모습. 신 사장 취임 4개월만인 12월 18일 신안산선 여의도역 인근 지하터널 붕괴로 근로자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사진=포스코이앤씨

2025년 한 해에만 6건의 대형 안전사고를 통해 5명의 사망자를 내면서 대형건설사 가운데 가장 많은 사망사고를 낸 포스코이앤씨가 실적부진까지 겹치면서 신용등급 강등 위기에 놓였다.

한국신용평가(한신평)는 26일 포스코이앤씨에 대한 별도의 신용변동 리포트를 내고 현재 무모증사채를 A+/안정적에서 A+/부정적으로 등급전망 변경사항 리포트를 내놨다.

부정적 등급 변경 사유는 현장의 잇따른 안전사고와 아파트 미분양으로 인한 대규모 손실 현실화와 손실인식 및 미분양 관련 매출채권 누적으로 인한 재무부담 가중을 들었다.

포스코이앤씨는 올 들어 4월 11일 경기도 광명시의 신안산선 지하터널 붕괴로 사망사고가 발생한 데 더해 지난 12월 18일 같은 신안산선 여의도역 인근 현장에서도 지하터널이 붕괴돼 사망사고가 발생하는 등 안전사고로 인한 근로자 사망사고로 일년 내내 시달렸다.

특히 4월 발생한 신안산선 광명 구간 공사현장 붕괴사고는 기초부터 잘못됐다는 지적에 따라 현재 국토교통부가 원인조사 중인데, 내년 초 기초공사의 부실로 밝혀질 경우 재시공 얘기도 나오고 있어서 지금까지의 손실 이상의 회사 존폐와 관련된 처지를 맡게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포스코이앤씨가 시공을 맡은 신안산선의 광명과 여의도 등 2개 공구에서 붕괴사고가 발생하면서, 신안산선 전체의 안전 관련 점검을 다시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 회사는 잇따른 사망사고에 더해 역대 최악의 경영성적표도 받아들 것으로 보인다. 한신평이 정리한 재무지표를 보면, 매출, 영업이익, 순이익, 차입금 모두 급격하게 악화됐다.

매출은 올해 9월까지 누계 5조87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7조2181억원보다 29.5% 줄어들었다. 영업이익은 –2616억원으로 전년 같은기간 1247억원 흑자에서 3863억원 쪼그라들었다. 순이익도 –878억원으로 전년 1283억원에서 2161억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 자금사정이 좋지않다보니 총차입금은 대폭 늘어나 9월 현재 2조4649억원으로 전년 같은기간 1조5092억원 대비 63.3% 크게 늘어났다.

당연히 부채비율도 늘어 9월 현재 162.5%로 1년 전 118.1% 대비 44.4%p 늘었다. 차입금 의존도도 13.5%에서 29.3%로 올라갔다.

포스코이앤씨는 2025년 4분기에도 현장 안전점검을 위한 공사 중단에 따른 간접비용과 미분양 및 해외사업과 관련하여 2천억원 이상의 추가 손실 반영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이를 반영할 경우 연간 영업손실 규모는 4천억원을 상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더 큰 문제는 국내의 안전사고로 인한 비용과 미분양으로 인한 손실보다 해외 중심의 플랜트사업과 국내외 인프라에서의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어, 향후 해결책 마련이 쉽지 않아 보인다.

올해 9월까지의 영업이익을 보면 인프라 부문이 –2565억원이고 플랜트 부문이 –879억원으로 이 두 부문에서의 영업손실이 3444억원에 달한다. 주택 이외의 부문에서 발생한 영업손실인데, 주택에서의 손실을 정확히 반영할 경우 연말 기준 영업손실은 5천억원을 훌쩍 넘을 가능성도 열려있다.

한신평이 매우 심각하게 바라보는 부분은 순차입금의 급격한 증가다. 연결기준 2024년 말 순차입금은 –287억원이었는데 올해 9월 말 기준 1조2504억원으로 지나치게 늘어났고, 당분간 신안산선 등 현안 사업장 관련 자금소요를 감안할 때 차입규모는 지속될 것으로 보여 재무 건전성에 빨간 불이 켜졌다.

한신평 전지훈 연구위원은 “포스코이앤씨의 반복되는 안전사고로 주택브랜드의 신인도에까지 부정적인 인식이 계속되고 수주활동에도 차질이 생길 경우 사업경쟁력이 약화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지방 분양경기 부진이 공사미수금, 대여금 등 영업자산 회수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안전사고와 미분양 리스크가 재무안정성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주시해 신용등급에 반영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한편 포스코이앤씨는 올해 들어 1월부터 사망사고가 발행해 지난 12월 18일까지 6건의 대형 안전사고를 통해 5명의 근로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7월 29일에는 이재명 대통령이 전날 경남 의령군 고속도로 현장에서 60대 근로자가 천공기에 끼어 사망한 사건을 두고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이라고 질타한 바 있고, 이어서 영업정지나 건설면허 반납을 검토하라는 지시도 한 바 있다.

대통령의 질타에도 불구하고 5일 만인 8월 4일 광명시 옥길동 광명-서울고속도로 연장공사 현장에서 전기 스위치를 내리지 않은 상태에서 전기안전점검을 하던 미얀마 국적 30대 남성 근로자가 감전으로 의식불명 상태에 빠지기도 했다. 다행히 이 근로자는 사고 며칠만에 의식을 되찾았다.

이 사고가 발생하자 장인화 회장은 취임한 지 8개월 된 정희민 사장을 해고하고 그 자리에 그룹 안전 전문가인 송치영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켜 앉혔지만, 지난 12월 18일 송 사장 취임 4개월만에 지하터널 붕괴로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포스코이앤씨가 올해 유난히 안전사고가 많이 발생했고, 거기다 실적까지 심각한 상황이 됐는데, 전반적인 안전의식 불감증에 더해 경영자의 리더십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송치영 사장이 안전 전문가란 타이틀을 달고 왔지만 대형사고를 일으켰고, 경영자의 기본 자질인 기술, 영업, 재무 등 분야에서는 경영능력이 검증이 안된 상황이어서 자칫 회사가 안전과 실적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잃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기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