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랠리 시즌을 맞아 미국 뉴욕증권시장은 지난 12월 18일부터 주요 3대 지수가 하루도 빠지지 않고 상승세를 이어오고 있다. 많은 전문가들은 산타랠리가 시작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크리스마스 시즌부터 한해를 마감하고 새해를 맞는 7거래일을 증권시장에서는 산타랠리 기간으로 부른다. 산타가 주가 상승이라는 선물을 주는 시즌인 산타랠리는 크리스마스 전부터 다음해 초 이틀 등 총 7거래일 기준이 올해는 12월 23일부터 2026년 1월 5일까지 7거래일이 해당된다.

1972년 월가의 애널리스트인 예일 허쉬(Yale Hirsch) 박사는 ‘Stock Trader’s Almanac’을 통해 산타랠리 기간 중 주가가 오를 확률이 80%에 이른다는 것을 밝혔다.

실제 1950년부터 2024년까지 기록을 보면 S&P500은 75년 기간 중 76%인 57년간 상승했고, 상승률은 평균 1.3%였다. 나스닥은 80%인 60년간 상승했고 평균 상승률은 1.5%였다.

일본 니께이도 75% 올랐고 상승률은 평균 1.4%였다.

2025년은 과연 산타랠리가 왔을까? 현재까지 흐름을 보면 분명 산타가 큰 선물을 들고 온 것으로 보인다. 현재 뉴욕 증권시장 흐름을 보면 다우, 나스닥, S&P500 모두 상승세가 이미 시작됐다.

세 지수 모두 12월 18일부터 상승엔진을 가동했는데, 다우는 12월 18일부터 24일까지 0.14%, 0.38%, 0.47%, 0.16%, 0.60% 등 하루도 빠지지 않고 상승했다. 나스닥 역시 1.38%, 1.31%, 0.52%, 0.57%, 0.22% 상승을 이어갔고, S&P500지수도 0.79%, 0.88%, 0.64%, 0.46%, 0.32% 등 상승해 세 지수 모두 매일 상승했다.

산타랠리는 한해를 마감하는 데 의미를 두기 보다는 다음해 주식시장을 점쳐보는 의미가 더 크다. 허쉬 박사는 “산타클로스가 선물을 가지고 오지 않으면 곰이 온다”면서 “산타랠리 존재 여부는 이듬해의 뉴욕증시 주가 선행지표로서 우량종목을 미리 발굴하는 바로미터가 된다”고 강조했다.

즉 산타랠리 기간에 산타가 나타나지 않고 주가가 떨어지면, 다음해에는 약세장인 베어마켓이 펼져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지난 75년간 통계에서 강세장이 76% 있었던 것과 반대로 24%는 약세장이 있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런데 연말에는 왜 산타가 주가상승이라는 선물을 가지고 오는 것일까?

가장 큰 이유는 연말연시가 되면 각 직장에서 보너스가 나오면서 주머니가 두둑해지고, 크리스마스 등 관련 선물구매로 인해 소비가 늘어나면서 경기가 활기를 띠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다음으로는 개인 투자자들의 절세 전략 차원에서 양도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손실을 본 종목들을 처분해 전체 이익 부분에 대한 물타기를 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기 때문이다. 양도세는 연간 이익에 대해 부과되는데, 손실 본 주식을 처분해 연간 수익규모를 줄이면서, 처분한 돈으로는 미래의 우량 주식을 사모으는 경향이 있어, 우량주 중심으로 매수세가 들어와 주가가 오르게 된다는 논리다.

다음으로는 윈도 드레싱 효과를 들 수 있다. 윈도 드레싱은 매장을 예쁘게 꾸며서 손님들을 끌어들이게 하는 것을 말하는데, 기업들이나 투자회사들이 연말 재무제표를 작성하는 중요한 기간인 만큼 재무제표 상 수치를 좋게 하기 위해 절세자들과 마찬가지로 전망이 어두운 주식을 정리하고 앞으로 상승할 주식을 사놓는 행동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즉 대주주나 투자자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 주식 포트폴리오를 우량주 중심으로 재편하는 과정에서 주식거래가 이뤄지는데, 연말 휴가시즌 동안 전체 거래량이 줄어드는 가운데 조금만 매수를 해도 주가에 미치는 영향이 커 평균 수익률은 올라간다는 것이다.

허쉬는 이 산타랠리 기간동안 현재의 수익률에 만족할 것이 아니라 이 시즌 동안 시장 전문가들이 어떤 행동 패턴을 보이는지를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고 강조한다. 즉 털어내는 부실주가 어느 것이고 바스켓에 담는 주식은 어느 종목인지를 주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시장의 순수 매수세가 얼마나 남아있는지, 새해를 앞두고 심리는 살아 있는지, 새해 자금이 어느 쪽으로 흘러갈지를 미리 가늠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런 측면에서 투자은행들이 발표하는 시장 분석 자료나 추천 종목, 종목별 목표가 변동 등을 주의 깊게 살펴보고 그들이 추천하는 종목들을 담는 기간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즉 산타랠리는 평균적으로 76%의 상승확률 가운데 평균 1.3%의 수익률로 만족하고 선물에 감사하는 것이 아니라, 내년에 어떤 종목에 투자할지를 알 수 있는 기회가 되는 만큼 미래를 알려주는 더 큰 의미의 선물이라는 것이다.

이미 뉴욕을 비롯해 많은 나라에서 산타랠리는 시작됐다. 미국뿐 아니라 한국, 일본 등 내년 증권시장 분위기는 그동안 통계상으로 볼 때 좋을 것으로 보인다.

어떤 종목을 담을지 판단은 지금부터 글로벌 전문가들이 바구니에 담는 주식이 무엇인지를 살펴 정하면 되지 않을까?

이주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