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시장에 당선된 조란 맘다니, 그는 당선되자마자 주요 참모 모두를 급진 여성들을 선정했다.

4일(현지 시간) 시작된 미국 뉴욕 시장 선거에서 인도계 무슬림 출신 조란 맘다니(34) 민주당 후보가 당선됐다. 민주당 내 급진 좌파 성향으로 분류된 그는 스스로를 ‘민주적 사회주의자’로 지칭했다.

맘다니 후보가 당선되면서 뉴욕시는 처음으로 무슬림 시장을 배출하는 동시에, ‘세계 자본주의의 수도’에서 ‘사회주의자 시장’이 탄생하는 진기록을 쓰게 됐다. 같은 날 버지니아 부지사에는 무슬림 출신인 민주당 가잘라 하시미 후보가 당선됐다.

특히 이번 뉴욕시장 선거 투표한 유권자 수가 1993년 이후 최고치로 집계됐다.

정치 신인 맘다니는 앞서 뉴욕시장을 뽑는 민주당 후보 경선에서도 뉴욕주지사를 3번 지낸 앤드루 쿠오모 후보(67)를 꺾는 파란을 일으켰다. 쿠오모 후보는 이후 민주당에서 탈당해 무소속으로 선거에 뛰어들었다.

7살에 미국 뉴욕시로 이민을 온 맘다니는 정치경력 5년 차인 정치신인이다. 시민권을 획득한 지도 7년밖에 되지 않는다. 그는 자신을 ‘민주사회주의자’로 칭하며 파격적인 공약을 내세워 미국 정치계에서 ‘열풍’을 불러일으켰다.

그의 핵심 공약은 ‘뉴욕 시민의 생활고 해결’이다. 임대료 동결, 공영버스 무료화, 보편적 영유아 돌봄 서비스 등이다. 특히 높은 물가로 악명 높은 뉴욕시의 임대료를 동결하겠다는 공약으로 유권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임대료 동결하면 주택공급은 잘 될까? 기존 세입자가 기득권자가 될 것이다. 임대료 동결은 도시재생의 인센티브를 없애므로 대부분의 도시를 슬럼가로 만드는데...사회주의 국가들의 도시가 모두 그러하듯. 공영버스 무료화는 결국 효율성을 떨어뜨리고 납세자에게 세금만 더 전가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명령으로 생활고 해결할 수 있다면 뉴욕시장이 아니라 미국 대통령이 돼야 할 텐데...

뉴욕은 세계 최대 도시로 인구만 840만 명, 시민 1인당 평균 소득은 2억5000만 원이다. 뉴욕시의 국내총생산(GDP)은 1조2000억 달러 이상으로 사우디아라비아와 맞먹는 수준이다.

세계 최대 도시의 시장은 그만큼 미국 정치계에서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뉴욕은 전통적인 민주당의 ‘텃밭’으로 전임 쿠오모 후보도 민주당 소속이다. 이런 정치적 배경 탓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맘다니를 공개 저격하며 쿠오모를 지지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트루스소셜을 통해 “맘다니는 공산주의자다. 그가 당선되면 연방정부 기금을 보낼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했다.

이번 선거에서 뉴욕 시민들의 투표 열기도 뜨거웠다. 뉴욕시 선거관리위원회는 4일(현지시간) 오후 6시 기준 175만 명 가까운 뉴욕 유권자들이 투표장에 들어섰다고 밝혔다. 사전·우편 투표자를 모두 합치면 200만 명이 넘는 유권자가 투표에 참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맘다니의 당선은 자본주의가 낳은 해악인 양극화를 비판하는 좌파 사회주의자들의 선전 선동이 미국사회에서 크게 먹혔다는 의미를 갖는다. 미국 젊은이들은 사회주의라는 단어에서 ‘스탈린의 소련이나 카스트로의 쿠바가 아니라, 북유럽 복지국가나 멋쟁이 진보 지식인’을 떠올린다고 한다.

체 게바라 셔츠를 입고 다니면 괜히 있어 보인다고 하는데, 그는 시장경제 쿠바를 '사회주의 지옥, 쿠바'로 만들어 지금까지 지긋지긋한 쿠바의 가난과 비참을 만든 장본인이다. 쿠바를 떠난 사람은 많아도, 쿠바에 살겠다고 돌아가는 사람은 없었다. 마치 탈북자는 많아도, 한국 내 좌파인사 가운데 아무도 북한에 가서 살지 않으려고 하는 것처럼...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의 대표 국가인 미국에서 자본주의가 저평가를 당하고 친(親)자본주의이지만 사회주의를 굳건히 지키려는 중국에서 사회주의가 배척받는 현상. 자유민주주의와 자유시장경제로 번영을 이룬 대한민국에서도 ‘평등과 분배를 강조하는 사회주의 성향이 뭐가 나쁜가’라고 말하는 사람이 많다.

그들은 ‘사회주의도 나쁘지 않다’는 자신에 대해 ‘나는 세상을 더 아름답게 만들려고 노력하는 진보주의자’라고 생각한다. 사회주의의 장밋빛 환상만 보면서 착각하고 사는 사람들은 다음 문장을 금과옥조로 삼았으면 좋겠다.

“책으로 공산주의를 배우면 공산주의자가 되고, 몸으로 공산주의를 배우면 반공주의자가 된다.” (스메틀라나 알릴루예바, 스탈린의 딸) 그녀는 자신도 아버지가 잘하는 줄 알고 침묵했다며, 아버지의 모든 과오를 안고 여생을 속죄하며 살겠다고 말했다.

김상민, ‘좌파는 무슨 생각으로 사는가’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