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청년이 70대 이상 노인 인구보다 적은 시대가 됐다. 청년에 대한 절대적인 국가 지원 정책이 절실하다. 사진=연합뉴스

우리나라가 드디어 70대 이상 인구가 20대 인구를 추월해, 말 그대로 노인국이 되면서 사회적으로 생산보다는 소비가 중심이 되는 나라가 됐다.

노인이 벌어서 젊은이를 먹여 살려야 한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노인들의 취업률이 청년 취업률을 앞서고 있다. 그런 가운데 우리나라의 미래인 20대의 처지가 참으로 암담하고 우리 사회의 가장 큰 시한폭탄이 된 듯 해 마음이 무겁다.

최근 국가데이터처(옛 통계청) 인구주택총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20대 인구는 전년보다 19만3000명 줄어든 630만2000명이고, 70대 이상 654만3천명보다 적어졌다. 20대 인구가 70대 이상 인구보다 적어진 것은 1925년 통계 집계 이후 처음 일어난 일이라고 한다.

현재 20대는 밀레니엄 세대의 후반기로서 대한민국에서 초저출산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기 시작한 때에 태어났다.

특히 IMF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우리나라가 경제식민지가 된 시기로서 출산율이 1.0% 이하로 떨어지기 시작한 시기에 태아난 세대이기도 하다.

한 번 떨어지기 시작한 출산율은 0.7%까지 지속적으로 떨어지기 시작하면서 우리나라 인구가 마이너스로 돌아서기 시작한 시기와 맞물린다. 즉 현재의 20대는 부모가 IMF 외환위기를 겪을 때 태어난 세대라고 할 수 있다.

당시 30대 그룹 가운데 대우그룹을 비롯해 11개 그룹이 해체됐고, 8개 그룹이 30위 권 밖으로 밀려났다. 은행들도 공적자금이 투입되면서 이합집산을 통해 재탄생 하면서 엄청난 실업자가 발생한 시기였다.

현재 20대는 태생적으로 우리나라 산업 역사에서 가장 흑역사 속에 태어난 어려움을 딛고 태어나고 자란 세대라고 할 수 있다.

이들 세대는 2008년에 또 미국 리만브라더스 발 금융위기도 겪었다. 1997년에 태어난 현재 28살 청년은 2008년 초등학교 때 금융위기를 맞아 부모들이 또 수난을 겪는 것을 경험한 세대이다. IMF 외환위기 회복기인 2000년에 태어난 현재 25세 청년은 2008년 초등학교 입학을 하면서 금융위기를 맞이한 셈이다.

이래저래 현재 우리나라 20대는 대한민국 산업 역사에서 가장 힘든 IMF 금융위기 시즌에 태어나, 두번째 위기인 2008년 금융위기 시즌에 학교를 다녔다.

여기에 대학에 들어가 공부 좀 하려는 시기인 2019년 말부터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면서 학교에도 가지 못하고 원격지 수업을 하면서 공부는 고사하고 캠퍼스의 낭만도 제대로 경험하지 못하는 시기를 겪었다.

2022년 코로나19 팬데믹이 풀리고 엔데믹으로 전환돼 사회적 격리가 풀렸지만, 이제는 팬데믹 여파로 사람을 뽑지 않는 산업구조가 되면서 취업전선에도 문제가 생겼다.

팬데믹 기간 동안 비대면 근무를 하면서 상당부분 사람이 절대적으로 필요하지 않는 부분은 자동화나 ICT를 활용하다 보니 사람이 많이 필요하지 않은 시대가 된 것이다.

그렇다 보니 신입사원 공개채용이 거의 사라지고 필요한 인원만 핀셋으로 뽑는 경력직 채용 방식이 대세로 자리잡아 결국 3포세대란 별명이 붙었다. 직장을 잡을 수 없으니 수입원이 없어져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한 세대를 3포세대라고 부른다,

대학도 취직이 될 때가지 무한정 휴학을 하는 직업이 휴학생이란 웃픈 표현의 꼬리표도 달렸고,부모에게 매달려 산다고 해서 헬리콥터 세대라는 별명도 붙었다.

코로나로 인해 정부가 있는 대로 돈을 풀다보니 시중에 돈이 넘쳐나 돈값이 똥값이 되는 바람에 집값이 천정부지로 올라 아무리 벌어도 집장만은 커녕 전세금 마련도 어려운 처지가 됐다. 이를 극복해보려고 코인에 발을 담갔지만 코인 ETF의 변동성에 하루아침에 종자돈을 날리는 벼락거지가 된 경우도 다반사다.

지금 우리의 20대는 숫자적으로도 70대 이상보다 적은 소수 세력으로 사회적 관심에서 멀어지는세대로 전락했다. 부모세대가 IMF 외환위기와 미국 발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어렵게 출산하고 양육했지만, 이들 역시 어려운 어린 시절을 보내고 코로나19와 취업 절벽을 통해 3포와 영끌 빚투 속에 멍들어있다.

최근 우리 청년들이 캄보디아에 취업하겠다는 꼬임에 빠져 처참함을 겪는 사태를 보면서 우리의 20대 청년들이 갖고 있는 처지의 현주소를 보는 것 같아서 너무나 안타깝고 우리 사회가 이렇게 허술한 지에 다시 한번 놀란다. 취업이 막히다보니 무리해서 돈을 빌려서 투자를 하려다보니 20대 대출연체도 사회적 부담이 되고 있다. 최근 발표자료를 보면 시중은행 20대 연체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인당 GDP가 4만달러를 바라보고 있고 글로벌 10대 무역강국이고 경제적으로 개발도상국으로서 유일하게 선진국 대열에 올라선 나라라고 자화자찬 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다.

앞으로가 더 문제다. 20대 인구야 600만명 대로서 우리나라 총 인구의 약 12%를 유지하고 있지만, 10대로 넘어가면 400만명 대로 총 인구의 8% 수준으로 급격히 줄어든다. 말 그대로 황금 모시듯이 해야 할 세대다.

이제는 노인을 위한 나라가 아니라 청년을 위한 나라를 만드는 데 국가의 정책이 모아져야 할 때다. 나라가 노인복지를 위해 힘쓰다가 청년들 설 자리가 없어져서야 되겠나 싶다.

물론 우리나라가 OECD 노인 빈곤국 1위에 올라있을 정도로 노인 삶이 심각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그보다 청년이 우선이다. 그들이 우리나라의 미래고 그 다음 세대를 이어주는 소중한 이 사회의 주인이기 때문이다.

민주국가에서 사람 숫자는 표로 계산된다. 65세 이상 인구가 1000만명을 넘어섰으니 정부의 정책이 이들 표를 계산해 노인 복지에 힘을 쏟고 있다. 이제는 노인들도 청년 정책을 제대로 펴고 있는 지를 따져서 투표를 할 필요가 있다.

100세 시대에 노인의 미래를 열어주는 것은 바로 청년이다.

이기영, 편집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