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왕도시공사. 2025년 지방공기업 경영평가에서 2년 연속 '다' 등급을 받은 데 대해 의왕시의회 한채훈 시의원이 비난하며 경영진 퇴진을 요구했지만, 의왕도시공사는 원인제공 중 상당부분은 시의회의 지나친 행정사무감사 등 발목잡기가 작용했다고 반박하고 나섰다. 사진=수도시민경제
의왕시의회 한채훈 시의원이 ‘2025년 지방공기업 경영평가’에서 ‘다’ 등급으로 중간 단계에 머문 의왕도시공사에 대해 날선 비판을 내놓은 데 대해 의왕도시공사가 반성과 함께 해명에 나섰다.
2024년 성과를 바탕으로 행정안전부가 전국 281개 지방 공기업을 대상으로 평가해 지난 8월 6일 발표한 ‘2025년 지방공기업 경영평가’는 ‘가’부터 ‘마’까지 5개 등급으로 나뉘어 점수를 매긴다.
의왕도시공사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같은 ‘다’ 등급을 받았다. 281개 지방공기업 가운데 행정안전부 평가 대상은 168개이고, 도(道) 평가 대상은 113개다. 의왕도시공사는 도 평가 대상으로서 여기에서 ‘다’ 등급을 받은 것이다. 113개 중 ‘가’ 등급 9곳, ‘나’ 등급 34곳, ‘다’ 등급 60곳, ‘라’ 등급 9곳, ‘마’ 등급 1곳이다.
의왕도시공사는 경기도에서 파주, 의정부, 광주, 김포, 용인, 과천, 동두천, 군포, 양평, 안성, 가평, 구리, 남양주 등과 함께 ‘다’ 등급을 받은 것이다.
경영진단 대상이 될 수 있는 등급인 ‘라’ 등급에 경기도에서 성남, 여주, 포천, 연천 등이 들어갔다. ‘라’ 등급을 받을 경우 기관장과 임원의 평가급은 제로(0)가 되고 다음해 연봉이 10%~15% 깎이게 된다. 꼴찌인 ‘마’ 등급에는 전국에서 문경이 유일하게 들어갔다.
‘라’ 등급을 3년 간 받으면 경영진단 대상 기관이 될 가능성이 높은데, 올해 광주광역시서구시설관리공단과 문경시상수도 등 7개 기관이 선정됐다.
이번에 의왕도시공사가 받은 ‘다’ 등급의 경우는 기관장 200~100%, 임원은 180~100%, 직원은 50~30%의 평가급을 받게 된다. ‘다’ 등급까지는 별 문제가 없기 때문에 행안부에서도 평가급 지급 대상으로 정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한 시의원은 12일 보도자료를 통해 의왕도시공사의 경영혁신 실패를 비판하면서 경영진의 자진사퇴를 요구했다. 그 이유로 무리한 신사옥 추진과 임원 셀프 명절수당 신설 시도 등을 들었다.
이에 의왕도시공사는 전년과 같은 만족스럽지 못한 경영평가를 받게 된 것에 대해 겸허히 수용한다면서 내년에는 더 좋은 성과로 보답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한편, 한 시의원의 지적에 대한 반박 입장을 내놨다.
의왕도시공사 관계자는 “한 시의원은 이번 경영평가 결과를 두고 무리한 신사옥 건립 추진, 임원 명절수당 신설 시도 등을 원인으로 지적했으나, 해당 사안들은 경영평가 지표에 직접 반영되지 않는 항목이며, 실제 점수에 영향을 미친 사례도 없다”고 반박하고 나섰다.
이 관계자는 “오히려 의왕시의회는 지난해 의왕도시공사에 대해 장기간 행정사무조사를 실시하면서 대규모 자료 제출과 반복 질의 대응에 인력과 시간을 상당 부분 투입해야 했고, 이는 경영평가 준비와 전략 집중에 제약을 주었다”고 입장을 밝혔다.
의왕시의회의 발목잡기로 인해 신사업이 무산되면서 받을 수 있는 점수를 받지 못했던 상황도 지적했다. 지난해 의왕시민의 염원이면서 의왕도시공사의 핵심 신사업으로 관심의 중심이었던 오매기 개발사업이 무산되면서 경영실적 개선과 지역경제 활성화의 기회가 상실된 것이 높은 경영평가 점수를 받지 못한 결정적인 이유가 됐다는 것이다.
이번 2025년 지방공기업 경영평가에서는 어려운 지역경제 상황을 고려해 저출생·지방소멸 및 물가급등 대응 노력 지표 신설 등을 통해 지방공기업의 ‘공공성’ 측면의 평가 중요도 비중을 높였기 때문에 오매기 사업은 지난해 경영평가의 중요한 요소였기 때문이다.
지난해 상반기 시의회의 시 예산에 대한 압박도 의왕도시공사의 정상적인 기능을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해 좋은 평가를 받는 데 한계가 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3개월 단위의 증액 예산 편성을 해주면서 의왕도시공사 산하 체육시설 운영에도 차질이 생기는 등 행정적인 어려움을 겪다 보니 회사 경영 전반에 악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의왕도시공사 관계자는 “공사는 이번 결과를 단순한 성적표로만 보지 않고, 개선 과제를 구체적으로 분석해 내년 평가에서는 한단계 도약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면서 “경영평가 점수라는 숫자보다 의왕시민들의 행복이 훨씬 더 중요하지만, 의왕시의 명성에 맞는 좋은 경영평가 점수를 얻어 시민들의 자존심을 살리는 데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의왕시의 한 시민은 “의왕도시공사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다’ 등급에 머문 것은 아쉽지만, 한편으로는 의왕시의회가 사사건건 시비를 거는 식으로 의왕도시공사의 업무에 관여하면서 정상적으로 업무를 진행하지 못한 것도 이유라고 할 수 있다”면서 “시의회가 그동안 뺨을 때려놓고는 눈물을 흘리니까 달래주기는커녕 눈물 때문에 점수를 못 받았으니 책임 지라는 것은 일종의 적반하장이라고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기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