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건설사 시공능력 평가에서 지난해 4위였던 현대엔지니어링이 6위로 내려가고, DL이앤씨와 GS건설이 4위와 5위로 각각 한 계단씩 올라선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서울 강남 아파트 단지들 전경. 사진=수도시민경제
2025년 건설사 시공능력 평가 발표 하루 앞서 본 지가 건설업계로부터 입수한 10대 건설사 평가자료(예상치)에 따르면, 삼성물산이 12년째 1위 자리를 고수한 가운데, 현대건설, 대우건설 등 3위까지는 전년과 동일한 것으로 나타났고, 지난해 4위였던 현대엔지니어링이 6위로 두 계단 내려간 대신에 DL이앤씨와 GS건설이 지난해 5위와 6위에서 4위와 5위로 각각 상승했다.
나머지 7위 포스코E&C, 8위 롯데건설, 9위 SK에코플랜트, 10위 HDC현대산업개발은 전년과 순위가 같은 것으로 나타났다.
1위 삼성물산의 시공능력평가액(시평액)은 총 33조6932억원으로 지난해 31조8536억원보다 1조8396억원 늘었다. 경영평가액은 7583억원 기술능력평가액 43억원 각각 하락했지만, 신인도평가액이 1조3459억원 늘어나면서 전체 시평액이 증가했다.
2위인 현대건설의 시평액은 17조723억원으로 전년 17조9436억원보다 8713억원 줄어들었는데, 경영평가액이 2조387억원, 기술능력평가액이 461억원 줄어든 반면 신인도평가액은 460억원 늘어나는데 그쳐 전체적으로 평가액이 크게 줄었다.
3위인 대우건설의 시평액은 11조8960억원으로 전년 11조7087억원 대비 1873억원 늘어나는데 그쳤다. 경영평가에서 5857억원, 기술능력평가에서 643억원 줄어든 데 반해 신인도평가에서 3255억원 늘어났다.
지난해 5위와 6위였던 DL이앤씨와 GS건설의 시평액은 크게 늘어, 3위인 대우건설의 자리를 위협하는 수준이 됐다.
4위로 한 계단 올라선 DL이앤씨의 시평액은 10조8841억원으로 전년 9조4921억원보다 1조3893억원 늘어났는데, 3위인 대우건설과 약 1조원 차이로 따라붙었다. DL이앤씨는 특히 경영평가액에서 1조2008억원 증가해 전체 시평액을 끌어올렸다.
지난해에 비해 역시 한계단 올라선 5위 GS건설의 시평액은 10조 8343억원으로 전년 9조1556억원 대비 1조6787억원 늘어났다. DL이앤씨와 마찬가지로 경영평가액에서 1조3082억원 늘어난 것이 상승 배경이다. 4위 DL이앤씨와 시평액 차이는 471억원에 불과해 향후 순위 변동 가능성이 예상된다.
6위는 지난해보다 두 계단 내려간 현대엔지니어링으로 시평액은 9조8951억원으로 지난해 9조9809억원보다 858억원 줄어들었다. 10대 건설사 가운데 시평액이 전년보다 줄어든 건설사는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 등 현대차그룹 계열 건설형제 둘 뿐이었다.
현대엔지니어링의 시평액이 크게 줄어든 이유는 경영평가에서 2조3736억원 줄어들었는데, 지난해 인도네시아 발릭파판 정유공장과 사우디아라비아 자푸라 가스전 사업장 등에서 발생한 손실이 실적에 반영되면서 발생한 1조2401억원의 영업손실 때문으로 해석된다.
경영평가액 산정은 실질자본금x경영평점x80%로 계산하는데, 여기서 경영평점은 차입금의존도, 이자보상비율, 자기자본, 매출순이익율, 총자본회전율을 더한 것을 5로 나눈 수치를 말한다.
그 외 7위 포스코E&C의 시평액은 9조7517억원으로 전년 대비 6392억원 늘어났으며, 경영평가는 줄어들었지만, 신인도평가에서 3717억원 늘어났다
8위 롯데건설의 시평액은 7조3239억원으로 전년 대비 8540억원 늘었고, 9위 Sk에코플랜트의 시평액은 6조7486억원으로 전년 대비 1조3775억원 늘어났다. 10위 HDC현대산업개발의 시평액은 5조6920억원으로 전년 대비 5648억원 늘어났다.
2025년 건설사 시공능력평가 순위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10대 건설사는 그대로인 채, 현대엔지니어링의 영업손실로 인한 순위 하락에 따른 DL이앤씨와 GS건설의 순위가 한 계단씩 올라간 것 말고는 변화가 없는 것이 특징이다.
지난해에는 검단 지하주차장 붕괴사고로 경영실적 부담을 안은 GS건설이 5위에서 6위로 한 계단 내려앉았었는데, 올해는 지난해 조 단위 영업손실을 반영한 현대엔지니어링이 두 계단 내려앉았다.
국토부가 매년 산정하는 시공능력평가는 발주자가 적정한 건설업체를 선정할 수 있도록 건설공사실적·경영상태·기술능력 및 신인도를 종합 평가해 7월 31일 발표하며 8월 1일부터 적용된다.
발주자는 평가액을 기준으로 입찰제한을 할 수 있고, 조달청의 유자격자명부제, 도급하한제 등의 근거로 활용된다.
다만 현재의 도급순위의 기준이 되는 시평액 산정을 두고 실제 건설사의 시공능력을 제대로 반영하고 있는지를 두고 말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몇몇 건설사는 건설과 관계없는 분야의 자본금 비중을 크게 적용해 순위결정에 왜곡이 발생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근래 주택사업 비중이 늘어나면서 주택전문 건설사들의 순위가 높게 평가 받는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실제 공공 및 민간 발주처들의 공사 발주시 도급순위를 10대, 30대, 50대, 100대 건설사 기준으로 제한하는 경우가 많은데, 공종별 평가가 있음에도 실제 공사발주에서는 공종과 관계없이 전체 도급순위를 기준으로 시공사를 선정하고 있어서 도급순위가 건설사의 공사능력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시공능력평가 무용론 같은 반대 여론을 잠재우기 위해서는 지금과 같은 평가기준을 대폭 손질하던지 아니면 도급순위 제도 자체를 없앨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주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