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세, 상속세, 양도세가 없는 UAE의 두바이는 올해 부자 순유입 세계 1위에 올랐다. 반면 상속세율 세계 2위인 우리나라는 부자 순유출 세계 4위다.

글로벌 투자이민 자문사 ‘헨리 앤드 파트너스’가 지난달 발표한 ‘2025년 부의 이동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한국을 떠나는 백만장자 순유출 규모가 2400명에 달해 순유출 순서로 세계 4위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는데 그 이유가 뭘까?

부자 순유출 순위는 1위 영국 1만6500명에 이어 중국 7800명, 인도 3500명 등이고 한국이 4위에 올랐다.

여기서 부자유출의 기준은 부동산 외의 투자 유동 금융자산이 100만 달러(약 13억 5000만원)인 부유층이 새로운 국가에서 6개월 이상 거주하는 것을 말한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올해 부자 2400명이 떠나면서 자산 152억달러(20조6000억원)가 해외로 유출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눈여겨볼 대목은 부자 순유출 규모가 2022년 400명에서 올해는 2400명으로 3년 만에 6배로 늘었고 부자 순유출 순위도 9위에서 4위까지 급상승했다.

한국 부자 순유출 증가속도가 이렇게 빠른 원인으로, 한국은 부자를 미워하는 각종 제도와 정책들이 부자들을 외국으로 몰아내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상속세를 비롯한 세금부담이 부자들의 발길을 해외로 돌리게 한다는 것이다. 한국의 상속세는 과세 표준상 상속 재산이 30억원이 넘으면 최대 50%, 여기에 최대주주 할증까지 포함하면 최대 60%까지 물어야 한다.

올해 부자 순유출 세계 1위인 영국은 1년 사이에 7000명이 늘었는데, 지난해 10월 자본이득세와 상속세를 대폭 인상하고, 비영구거주자 제도를 폐지한 것이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반면 부자 순유입 세계 1위로서 올해 9800명 유입이 예상되는 아랍에미리트(UAE)의 두바이는 소득세, 양도세, 상속세가 없다.

결국 세금 부담으로 국가를 옮기는 부담도 서슴지 않는 상황이 생기는 것인데, 부자가 자꾸 빠져나가면 결국 나라가 가난해지기 마련이다. 부자에게 과도한 세금을 부과하는 바탕에는 부자를 미워하는 정서가 깔려있는 것이고, 이러한 험한 눈초리가 부자들의 마음을 뜨게 만드는 것일 것이다.

스페인은 16세기 전 세계에 걸쳐 해양 제국을 건설했다. 스페인의 역사는 1492년 3가지 대사건을 겪는다. 첫째, 이슬람세력을 몰아내고 이베리아 반도를 수복했다. 둘째, 콜럼버스를 통해 신대륙을 발견했다. 셋째, 이베리아의 경제를 쥐고 있던 유대인을 추방했다. 첫째와 둘째는 스페인에 영광을 가져다 주었고, 셋째는 스페인에 몰락과 침체를 가져왔다.

경제를 잘 아는 유대인들이 부자라고 미워한 대가는 지금까지 스페인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스페인 경제는 유대인 추방 이후 회복하지 못했고, 떠나간 유대인들이 새롭게 자리잡은 네덜란드와 영국 등이 새로운 패권국으로 올라섰다.

우리나라는 부자에 대한 존경심은커녕 부자를 미워하고 적대시하는 정서가 깊게 뿌리를 내리고 있다. 여기에 '부자를 경멸하는 다수의 정치'가 자리잡고 있다. 부자 순유출 현상이 확산될 경우 우리나라도 스페인처럼 되지 말란 법은 없을 것이다.

코라시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