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의 수출을 위한 선적 대기 장면. 5월 수출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3% 감소해 4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사진=현대차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폭탄이 결국 한국의 5월 수출 감소로 이어져 앞으로 상호관세 적용 여부에 따라 수출 전선에 비상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트럼프 관세폭탄은 품목별 관세로서 자동차, 철강, 알루미늄 등에 대해서 지난 4월 3일부터 25% 관세가 적용되고 있고, 상호관세는 7월까지 협상을 이유로 유예돼있기 때문에 협상 결과에 따라 상호관세가 적용될 경우 수출감소는 불가피해지기 때문이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지난 5월 수출입동향을 보면, 수출은 572억7000만 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3%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월간 수출실적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감소한 것은 지난 1월 이후 4개월 만으로서 4월부터 적용된 트럼프 품목별 관세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수출 감소의 원인 제공은 트럼프 품목별 관세 대상인 자동차를 비롯해서 석유화학 제품이 주도했다. 자동차 수출은 62억달러로 4.4% 감소했는데 유럽연합(EU)으로의 전기차 수출이 증가했지만 미국으로의 수출이 30% 이상 급감했다.

석유제품과 석유화학 수출은 각각 36억달러, 32억달러로 각각 20.9%, 20.8% 감소했다. 산업부는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이어진 저유가 기조에 따라 품목 가격이 급락한 데 따른 결과로 분석했다.

주요 국가별 수출을 보면, '트럼프 관세'의 직접 영향을 받는 대미 수출이 100억달러로 8.1% 감소했고, 대중 수출도 104억달러로 8.4% 줄었다.

대미국 수출은 무선통신기기·석유제품·이차전지 수출 호실적에도 최대 수출 품목인 자동차 수출 급감이 전체 수출 감소로 이어졌다.

대중국 수출의 경우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와 석유화학 수출 감소가 곧바로 전체 수출 감소로 이어졌다

반면, 최대 수출품인 반도체 수출은 138억달러로 작년보다 21.2% 증가해 역대 5월 중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월간 반도체 수출액은 지난 2월 소폭 감소(-3%)했지만 3월부터 고대역폭 메모리(HBM) 등 고부가 제품의 견조한 수요와 고정가격 상승 흐름에 힘입어 3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는 중이고, 무선통신기기 수출은 스마트폰 수출이 30.0% 증가하는 등 호실적을 보인 가운데 전체적으로 3.9% 증가한 13억달러를 기록했다.

그 외 컴퓨터 품목 수출은 2.3% 증가한 11억달러를 기록했고, 바이오헬스 수출액도 14억달러로 4.5% 늘어났다. 선박 수출도 4.3% 증가한 22억달러를 나타냈다.

5월 수입액은 503억3000만달러로 작년 대비 5.3% 감소했다. 이로써 5월 무역수지는 69억4000만달러 흑자를 나타냈다.

무역수지는 올해 1월 잠시 적자를 기록한 것을 제외하면 2023년 6월 이후 계속 흑자를 나타내고 있다.

산업계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트럼프 상호관세가 가시화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산업 전반의 수출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어서 일부 수출이 감소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지만, 올 하반기까지 미국과의 무역협상에서 성과가 없을 경우 상호관세로 인한 수출 타격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여기에 더해 트럼프가 요구하는 비관세장벽 즉 환율인하가 실현될 경우 수출전선 비상상황은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주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