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대선, 기호1번 이재명 후보와 기호2번 김문수 후보
오늘부터 21대 대통령 선거를 위한 선거운동이 시작되면서 대선후보들의 공약이 쏟아져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선거 준비기간이 촉박한 상황이어서 과거 대선 때처럼 후보들의 공약집이 책으로까지 나오기는 어려워 보이고, 어떻게 보면 즉흥적인 표심 잡기 선심성 공약들이 돌발적으로 튀어나올 가능성이 높아 가뜩이나 백척간두에 서있는 한국 경제에 대한 걱정이 앞선다.
표심을 잡기에 가장 빠르게 효과를 보는 것은 바로 돈을 뿌리는 정책일 것이다.
벌써부터 근로소득세 감세, 연금 등 국가 지원 수당 인상, 청년 주거지원 등 금전 지원책이 등장했고, GTX 등 전국의 교통체계 확대 등 SOC 투자가 거의 모든 후보들 정책의 공통분모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이번 21대 대선에서 당선되는 대통령 앞에는 현실적으로 그렇게 퍼줄 돈이 없어서 그런 공약들은 공수표가 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한국의 경제상황이 심상치 않게 돌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들 역시 이러한 상황을 잘 판단해 표를 던져야 하는 현명함을 보일 때가 바로 지금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 가장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21대 대통령의 자질 조사에서 ‘경제성장 견인능력’이 월등히 높게 나왔을 정도로 우리나라 경제상황이 위험수위에 도달해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달 21일부터 25일까지 종소기업과 소상공인 604개사를 대상으로 ‘제21대 대통령에게 바란다 중소기업계 의견조사’ 결과 응답자의 75.7%가 차기 대통령의 자질 조건으로 ‘경제성장 견인능력’을 꼽았다.
그 외에도 ‘내수활성화 민생 안정’, ‘노동개혁과 일자리 창출’, ‘저출생·고령화 등 인구위기 극복’, ‘기업혁신과 규제완화’, 수도권과 지역 불균형 완화’ 등 여러가지 자질을 요구했지만 50%를 넘긴 것은 ‘경제성장 견인능력’이 유일하다.
그만큼 우리나라 경제 사정이 어렵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할 수 있다.
이미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은 지난해 2분기 이후 3분기 만에 마이너스 성장으로 다시 돌아갔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우리나라 올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전분기 대비 -0.246%로 역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연간 0%대에 머물 것이라는 전망치가 이미 대세로 굳어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올해 1분기 19개국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의 성장률을 기록해 글로벌 경쟁력에서도 크게 밀리고 있는 모습을 보였다. 19개국 가운데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한 나라는 한국을 비롯해 미국 -0.069%, 헝가리 0.152% 등 단 3개국 뿐이다. 곧 발표할 일본도 마이너스 성장률이 예상되지만 우리보다는 양호한 -0.1%로 전망된다.
국제 금융기관들의 한국 연간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줄줄이 하향조정하고 있는 상황이다. 3월 말 평균은 1.4%였지만, 4월 말 기준으로 0.8%로 한달 사이에 0.6%p 내려잡았다.
대표적으로 바클리 1.4%->0.9%, BOA 1.5%->0.8%, 씨티 1.2%->0.6%, 골드만삭스 1.5%->0.7%, JP모건 0.9%->0.5% 등이다.
앞으로 트럼프 상호관세가 실제 적용될 경우 이 수치는 더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 연간으로 역성장 가능성도 대비해야 할 상황이다.
더 심각한 것은 한국의 부채비율 증가세다. 11일 발표한 IMF의 ‘4월 재정점검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GDP 대비 일반정부 부채비율은 올해 54.5%로 IMF가 선진국으로 분류한 비기축통화국 11개국 평균치 54.3%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부채비율이 이들 나라들의 평균치를 넘은 것은 처음이다.
문제는 우리나라는 올해부터 2030년까지 부채비율이 꾸준히 늘어 2030년에는 59.2%까지 늘어나는 데 반해 11개국 평균치는 오히려 줄어들어 2030년에는 53.9%까지 떨어진다는 것이다.
물론 부채비율이 높은 일본 231.7%, 미국 128.2%, 영국 106.1% 등 100%를 넘는 나라들이 여럿 있지만, 이들 나라들은 기축통화국들이기 때문에 필요에 따라 화폐를 찍어 부채를 해결할 수 있어서 우리나라와는 처지가 완전히 다르다.
21대 대통령이 결정되는 6월 3일쯤이면 트럼프 관세폭탄이 본격화되는 시점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에 당선되는 대통령은 역대 대통령 가운데 가장 힘든 대통령이 될 수 있는 상황이다. 중소상공인들이 대통령 자질 첫번째 조건으로 ‘경제성장 견인능력’을 꼽은 것은 바로 이런 우리의 처지를 감안한 것일 것이다.
그러나 어느 누구도 우리나라 앞에 놓여있는 역성장이나 심각한 수준의 국가부채에 대해 걱정하고 대안을 내놓는 후보는 보이지 않는다. 아마 대선 공약으로 내놓지도 않을 것이고, 오히려 퍼주기 공약들이 난무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들도 이제는 마냥 퍼주기 공약에 휩쓸리지 말아야 할 것이다. 최근 한 방송사에서 유권자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패널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후보 선택 기준에서 후보의 능력이 36.0%로 가장 높았고, 이어서 공약 20.4%, 도덕성 19.7%, 정당 18.5%로 나타났다.
이 조사결과만 놓고보면 후보의 능력(요즘 같으면 경제정책 능력), 공약 등을 합해 51% 정도가 경제정책 능력이나 공약을 보고 선택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과거 선거 후 조사한 사례들을 보면 70~80%가 정당을 보고 투표를 한 것으로 나타나 아직도 우리나라 국민들이 정치적 노선에 매몰돼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이번 대선은 글로벌 경제위기와 특히 국난 수준의 경제적 과제를 안고 있는 대한민국을 맡아 운영할 인물을 뽑아야 하는 만큼, 퍼주기 식 정책에 휩쓸리지 말고 묻지마 정당 찍기도 자제해 우리 앞에 놓여있는 과제를 해결해줄 ‘경제성장 견인능력’이 있는 후보에게 표를 던져줘야 할 것이다.
이기영, 편집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