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가 47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세계 시장은 벌써부터 걱정과 혼란에 빠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가장 큰 우려는 관세 부과 정책과 법인세 인하 정책이라고 할 수 있다. 이들 두 정책으로 인해 글로벌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올해 9월부터 추진하기 시작한 미국 금리인하 정책에 제동이 걸리고 세계 경제는 미국발 유동성 과잉으로 인한 고금리 시대를 다시 맞이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 두가지 정책을 포함해 트럼프 시대의 고금리를 예상해볼 수 있는 트럼프 정책은 여러가지가 있다.
우선 관세에 대해 보편관세를 10~20% 부과하고 중국에 대해서는 60%, 멕시코와 중국에서 생산하는 자동차에 대해서는 100~20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했다.
미국이 없던 관세를 부과하거나 있는 관세를 올릴 경우 미국 입장에서는 수입물가가 올라가게 되면서 미국 내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수 밖에 없다. 수출국들 입장에서는 관세 부과부분 만큼 비용이 발생하면서 수익성이 나빠지게 된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현재 한미FTA 협정에 따라 자동차를 비롯한 대부분의 품목은 무관세 적용을 받고 있는데 자동차 부문이 가장 큰 피해를 보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 자동차의 대미 수출의존도는 8월 현재 52.2%이다. 지난 2021년 37%에서 크게 늘어났는데, 팬데믹 때의 수출증가에 힘입은 것이다.
만일 트럼프 공약대로 보편관세를 부과할 경우 현대기아차가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최저한도의 보편관세 10%만 부과해도 현대차는 1년에 2조7000억원, 기아차는 1조8000억원 영업손실이 발생한다는 메리츠증권의 보고서도 나왔다.
만약에 관세를 20% 적용한다면 현대기아차는 1년에 9조원의 손실을 보게 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다음으로 법인세 감세인데, 트럼프는 현재의 법인세 21%를 15%로 6%p 낮추겠다고 공언했다. 법인세가 줄어들면 미국 정부는 세수부족으로 부족분에 대한 국채를 발행해야 하는데, 이는 재정팽창으로 인한 시중 유동성 확대를 일으키는 요인이 된다. 유동성은 곧 인플레이션으로 연결된다.
미국에서 생산하는 반도체나 첨단 산업에 대한 보조금(IRA, 칩스법)을 없애는 대신 미국에서 생산하는 기업에 대해 법인세를 줄인다는 것인데, 보조금을 바라고 진출한 기업들이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역시 윌나라 현대기아차를 비롯해 삼성전자, SK온, LG에너지솔루션 등 반도체와 이차전지 기업들이 주로 해당된다.
트럼프가 입만 열면 강조한 이민억제 정책 역시 인플레이션 유발요인이다. 이민 차단으로 인건비가 상승하면서 미국 내에서의 생산단가가 올라가면서 결국 물가 인상 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이미 미국의 연준은 트럼프 시대의 물가상승으로 인한 고금리 우려에 대한 대비에 나선 모습이다. 지난 7일(현지시간)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은 11월 FOMC(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0.25%p 인하해 연 5.0% 기준금리를 4.75%로 낮췄다.
지난 9월 빅컷(0.50%p)이 미국의 경기호조와 고용안정에 비해 과도했다는 지적을 받으면서 경제정책적인 요인보다는 해리스를 도와주려는 정치적인 배경의 결정이라는 의심을 받았기 때문에 이번에는 인하를 쉬어갈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었다.
이번 금리인하 배경에 대해 파월 의장은 “고용시장 상황이 전반적으로 완화됐고 실업률이 여전히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있다”면서 “물가수준은 목표치 2.0%를 향해 전진하고 있지만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고 말했다.
지난 9월 빅컷을 단행했을 때의 경기침체 우려 입장과는 다른 배경 설명의 내놨다.
연준 입장에서는 앞으로 트럼프 시대를 맞이해 인플레이션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미리 금리를 인하해 완충효과를 노리는 것으로도 보인다.
벌써부터 강 달러, 수출 비상, 물가 불안 등등 세계 경제는 불확실성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트럼프가 준비했다고 하는 300여 개의 행정명령의 내용이 앞으로 하나하나 밝혀지면서 미국을 비롯한 세계 경제는 요동을 치게 될 것이다.
백악관과 함께 상하원 모두를 장악했고, 대법원까지 보수진형이 장악한 트럼프를 막을 안전장치가 전혀 보이지 않아 더욱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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