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대권 행보 김동연

이기영 승인 2024.10.20 07:00 의견 0
야당 대권 후보로 급부상하고 있는 김동연 경기도지사. 현재 미국 출장중이며 유력 정치인들을 만나고 있다. 현재 경기도에는 상당수의 문재인 전 대통령 사람들이 몰려와있다.

김동연 경기지사는 현재 미국을 방문 중이다. 지난 10월 15일부터 오는 21일까지 5박 7일 일정으로 미국에 머물고 있는데, 미국 방문은 경기도지사 취임 이후 이번이 세 번째다.

미국은 우리나라와는 가장 가까운 맹방으로서 보수냐 진보냐를 떠나서 중요한 협력관계를 구축해야 하는 첫 번째로 꼽는 나라다.

이번 미국 방문 목적을 투자유치라고 밝혔지만, 만나는 인물들을 보면 비단 투자유치 이외의 정치적인 입지를 세우는 이면적인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첫날 미국 워싱턴에 있는 미주개발은행(IDB) 본사를 찾아 일랑 고우드파잉 총재를 만났고, 이어서 공화당 소속인 글렌 영킨 버지니아 주지사, 민주당 소속의 캐시 호컬 뉴욕주 주지사 등을 연이어 만났다. 이들은 미국 양 당의 유력 정치인들이다.

물론 이번 김 지사와 함께 동행한 경기도 대표단에는 도 내 22개 스타트업 관계자 31명이 동행했고, UFK(United Korean Founders, 한인창업자연합)와의 스타트업 상호진출을 위한 협약식도 예정돼있다.

또 이들과 함께 UKF가 주최하는 ‘2024 NYC 스타트업 서밋’에도 참가하는 일정이 있기도 하다.

그러나 그동안 김 지사의 행보를 보면, 투자유치와 경제협력이라는 표면적인 목적보다 대권 행보다지기로 보일 수 밖에 없다.

현재 경기도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의 측근들 대부분이 몰려와있다. 대표적인 인물이 전해철 전 국회의원인데, 현재 경기도 도정자문위원장을 맡고 있다.

지난 9월 27일 출범한 제2기 도정자문위원회에서 전해철 전 의원을 위원장으로 위촉한 뒤 김 지사는 정치개혁과 중장기비전 관련 작심 발언을 내놨다.

김 지사는 “나라를 한번 바꿔보고 싶다. 대한민국이 이대로 가서는 안된다. 정치는 혼탁하고 민생은 도탄에 빠져있고, 우리 경제 틀이 이대로 가서 되겠나 생각한다. 교육 시스템 자체를 바꿨으면 좋겠다. 사회를 통합과 화합의 구조로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정치적 발언을 한 것이다.

이어 김 지사는 “너무 답답하고 이대로 가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지사로서 오랜 공직자로서, 정치인으로서, 국민으로서 대한민국을 바꿔보고 싶다”고 강조했다.

누가 들어도 대권 도전에 대한 이유를 설명하는 출사표 발언이다.

현재 김 지사가 영입한 문 전대통령 사람들은 전해철 외에도 수없이 많다. 친문 세력이 모두 집결해 있는 모습이다.

문 정부에서의 강민석 대변인이 경기도 대변인에, 주형철 청와대 경제보좌관이 경기연구원장, 강성천 청와대 산업통상비서관이 경기도 경제과학진흥원장, 김혜예 청와대 기후환경비서관이 경기환경에너지진흥원장, 안정곤 청와대 의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이 김 지사 최측근인 정무수석, 박민제 청와대 선임행정관이 경기아트센터 경영기획실장, 김명원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이 사무처장에 자리를 잡고 있다.

지난 10월 4일 문 전 대통령이 김동연 지사를 전격적으로 방문한 것도 유심히 살펴볼 대목이다. 친문의 집결지인 경기도를 방문했다는 것은 김 지사가 친문 세력을 모아 결집시키는 것을 문 전 대통령이 동의했다는 어쩌면 한 배를 탔다는 의미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문 전 대통령과 김 지사의 환담 자리에는 3명의 경기도 부지사 외에 정무수석, 비서실장, 대변인 등 3명의 친문 인사가 배석했다. 의미 있는 장면이다.

지난번 문 전 대통령의 김동연 경기지사 방문은, 현재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다음달 분수령을 맞게 되면서 주변의 눈길이 더욱 쏠리고 있는 상황이다.

만약에 이 대표가 두개의 공판 중 하나라도 실형이나 벌금형이 나오면, 의원직을 상실하게 되면서 더불어민주당 힘의 축은 흔들릴 수 밖에 없고, 대안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친문이 뭉친다면 민주당의 주력이 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이미 김 지사는 대권용 경제정책 방향도 내놨다. 기회경제, 돌봄경제, 기후경제, 평화경제 등이다. 경기도를 대상으로 한 것이지만 전국구로 사용해도 무방한 내용들이다.

기회경제 개념에 대해서는 미국 미시간대 포드 스쿨의 루크 셰퍼 석좌교수의 검증까지 마쳤다.

앞으로 21대 대선인 2027년 3월 3일까지는 2년 5개월여 남았다. 대통령 임기 반환점을 돌았다. 서서히 대권 잠룡들이 모습을 드러내고 목소리를 알리기 시작할 시기가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김 지사의 행보는 좀 빨라 보이지만, 여든 야든 대권을 노리는 주자들의 움직임이 곧 빨라질 것이다.

여권이든 야권이든 충분히 준비한 주자가 당선됐으면 하는 바램이다. 그래고 당선 되고 나서도 국민의 뜻을 존중할 줄 알고, 시행착오 없는 대통령이 나오길 바랄 뿐이다.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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