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 참패에 이어 계약 참패까지 이어진 대우건설에서 경기도 용인에서 분양에 나선 ‘용인푸르지오원클러스터’ 아파트 분양이 결국 심각한 미계약에 무릎을 꿇고 조직분양에 나섰다.
현재까지 계약률이 20% 안팎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조직분양에 나서면서 기존 계약자들의 불만으로 인해 기존계약자들과 시행사 간의 다툼이 예상되면서 이 프로젝트가 산으로 갈 위기에 놓였다.
조직분양이라는 것은 악성 미분양 아파트 단지에 대해 시행사가 분양대행사에 깜깜이 분양 등의 방식으로 가구 당 거액의 수수료를 물면서 미분양 물량 처리를 위한 응급 처방 중 하나다.
계약 가능성이 낮을수록 수수료 금액이 달라지는데, 적게는 가구당 분양가의 1%에서 많게는 5%까지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분양가가 5억일 경우 적게는 가구당 500만원에서 2500만원까지 수수료로 부담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조직분양에서도 계약실적이 미흡할 경우 본격적인 할인분양에 나서는데, 이럴 경우 기존 계약자들과의 갈등이 시작된다. 일단 정상적으로 분양을 받은 계약자들에 비해 할인부양 분 만큼 싸게 분양을 받는 계약자들 때문에 기존계약자들이 손해를 보는 것이고, 더욱 중요한 것은 이럴 경우 집값이 분양가 이하로 떨어지기 때문에 초기 계약자들의 소송까지 발생하게 된다.
이 단지는 총 3724가구 모집 중 1단계로 분양에 나선 1681가구 청약에서 특별공급에 이어 1순위, 2순위 청약까지 참패를 면치 못하면서 계약 참패가 이미 예고됐었다.
이미 이 단지는 용인시 전직 공무원의 이권 개입 관련 문제점으로 인해 인허가 과정에서도 편법인허가 의혹을 받고 잇는 상황이다.
거기에 시행사가 최소한의 이익을 챙기기 위해 주변 시세 대비 높은 분양가를 내세우면서 흥행 참패는 이미 예고됐었다.
이 단지는 주변 시세에 비해 10% 이상 비싼 3.3㎡에 1900만원대에 분양을 했는데, 이로인해 시공사인 대우건설의 오너인 중흥그룹 정창선 회장이 사업성이 낮다는 판단으로 시공 포기할 것을 지시했지만, 현 백정완 대우건설 사장이 시행사 대표와의 인연으로 강행을 하면서 분양참패의 불똥이 대우건설로도 옮겨붙었다.
시행사 대표는 대우건설 출신으로 대우건설 백정완 사장과는 대우건설에서 주택사업 업무를 함께 한 인연이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백 사장은 정창선 회장의 경고를 피해가기 위해 최소한 분양가 평당 1700만원까지는 시공보증을 서는 대우건설이 모두 가져가고, 1700만원을 넘어서는 부분에 대해서만 시행사 대표가 가져가는 방식으로 계약을 한 것으로 알려젔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계약에 크게 실패하고 이어 조직분양에 나서면서 시행사 대표가 가져갈 부분은 크게 적어졌고, 문제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 이자를 부담하기도 어려운 상황에 놓인 것으로 알려졌다.
만일 조직분양에서도 실패하고 본격적으로 할인분양에 나설 경우 시행사는 물론 대우건설의 손실도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보인다.
용인의 반도체클러스터를 후광효과를 내세우고 나홀로 단지인 것을 무모하게 분양에 나섰다가 된서리를 맞게 된 대표적인 사례다.
비슷한 시기에 반도체클러스터를 앞세워 무리하게 분양에 나섰지만 흥행 참패에 나선 단지들 역시 용인이나 이천지역 반도체 비상에 시름을 겪고 있다.
삼성전자가 지난 9월 평택 반도체클러스터 추진을 셧다운하기로 결정하면서, 용인반도체클러스터와 이천의 SK하이닉스 중심의 반도체 단지 추진이 중단될 위기에 놓였기 때문이다.
지난 9월 초 HL디앤아이한라가 용인에서 공급한 용인둔전역에피트 역시 저조한 청약경쟁률에 더해 기타지역 청약자가 많아 흥행참패가 예고됐다. 용인둔전역에피트 청약경쟁률 역시 전체적으로는 1.6대 1이었지만, 해당지역 이외의 기타지역 청약자 비율이 53%여서 이달 말 진행되는 계약에서 10% 대 이상의 계약률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단지의 해당지역 청약자 기준 실청약경쟁률은 0.74대 1이었다
용인둔전역에피트와 같은 회사인 HL디앤아이한라가 공급하는 이천부발역에피트는 지역 부동산경기 침체 분위기가 청약결과에 그대로 나타났다. 총 630가구를 분양하는 이 단지는 1, 2순위 청약에서 467명 만이 신청해 평균 0.74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더 심각한 것은 이 단지 역시 기타지역 청약자 비중이 44%나 돼, 실제 실수요자라고 할 수 있는 해당지역 신청자 261명 기준으로 보면 실청약경쟁률은 0.4대 1로 뚝 떨어지게 된다. 주변 부동산 업계에서는 이 정도면 아예 청약을 다시 진행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평가했고, 결국 계약실적 역시 10%대 계약률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동산업계에서는 이들 단지들 역시 20% 이하의 계약률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곧 조직분양이나 할인분양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아파트 분양 시장이 한파를 맞기 시작하면서 무리하게 위치가 좋지 않은 곳에 분양가에 욕심을 부린 단지들이 조직분양이나 할인분양에 나서면서 전체 아파트 분양시장에 커다란 악재로 자리잡고 있다.
이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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