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겨울’ 시작도 전에 어닝쇼크 맞은 삼성전자

-3분기, 2분기 대비 매출 7% 증가에 영업익 13% 감소. 시장예상치 크게 못미쳐
-HBM개발 차질, 3나노 반초체 저조한 수율, 파운드리 셧다운, 엑시노스 외면 등 악재 산적
-모건스탠리 지적한 겨울에 한 발 앞서 겨울 시작돼, 삼성전자 비상사태

수도시민경제 승인 2024.10.08 16:45 | 최종 수정 2024.10.08 16:46 의견 0
삼성전자 3분기 어닝쇼크 실적을 내놓으면서 모건스탠리의 경고가 가시화 되고 있다.

최근 모건스탠리의 ‘반도체 겨울이 어른거린다’는 보고서를 통해 삼성전자의 4분기 이후 실적악화를 경고한 바 있는데, 오늘 나온 삼성전자의 3분기 잠정실적을 보면 벌써 겨울이 시작된 분위기다.

8일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잠정실적이 매출 79조원에 영업이익 9조1000억원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 매출 67조4000억원, 영업이익 2조4300억원에 비해 어닝서프라이즈라고 할 수 있지만, 지난해는 삼성전자 역사에 최악의 실적을 보인 해이기 때문에 비교 자체가 의미가 없다.

전 분기 대비로 따지면 매출은 7% 늘어났지만, 영업이익은 13% 줄어들었고, 특히 시장전망치보다 크게 떨어져 시장에서는 어닝쇼크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동안 수차례 하향 조정하며 하루 전에 내놓은 시장전망치는 매출 80조7849억원에 영업이익 10조9570억원이었다.

반도체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의 메모리 부문 세계 1위 자리까지 위협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삼성전자의 메모리 부문 올 3분기 실적에 대해 에프앤가이드는 매출 약 23조원에 영업이익은 5조2000억원에서 6조3000억원 사이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메모리 시장점유율 세계 2위인 SK하이닉스의 3분기 메모리 예상 실적은 매출 18조1262억원에 영업이익 6조7679억원이다.

매출보다도 영업이익에서 처음으로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를 꺾을 수 있는 상황이 됐다. 8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3분기 SK하이닉스의 매출은 18조1262억원에 영업이익은 6조7679억원으로 삼성전자 3분기 메모리 부분 영업이익 5조원대를 훨씬 앞지를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의 실적 쇼크에 대해서는 이미 모건스탠리나 메쿼리의 경고가 있었다. 모건스탠리는 지난 9월 18일 ‘반도체 겨울이 어른거린다’라는 보고서를 통해 범용 D램 PC, 스마트폰 수요 등 IT 기기 수요가 부진하다는 점을 들어 범용 D램 시장이 올 4분기 고점을 찍고 내년부터 2026년까지 하향 곡선을 그릴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부진을 보일 대표 선수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꼽으면서 목표주가를 대폭 낮춘 바 있다.

그러나 이번 삼성전자의 3분기 잠정실적 발표 내용을 보면, 모건스탠리의 보고서보다 겨울이 훨씬 더 빨리 왔다. 모건트탠리는 올해 4분기 정점을 찍은 후 내년부터 실적이 꺾일 것이라고 했는데, 삼성전자의 실적은 벌써 3분기부터 꺾이기 시작한 것이다.

반도체 업계 전문가들은 지금 삼성전자가 처한 입장은 그야말로 진퇴양난인 비상사태에 들어가는 것으로 보는 입장이다.

거론되는 삼성전자 위기의 몇가지 원인으로 뒤쳐지는 HBM개발, 3나노 반초체 의 저조한 수율, 파운드리 셧다운, 엑시노스 차질 등 4가지를 든다.

이 중 가장 큰 위협요인으로 떨어지는 3나노 수율 문제가 거론된다. 3나노 반도체는 삼성전자가 처음 개발에 성공했지만, 수율이 떨어지면서 수익성이 떨어져, 주문이 이탈하면서 현재 애물단지가 돼있다. 오히려 3나노 개발에 후발로 뛰어든 TSMC가 수율 측면에서 뛰어난 결과를 내놓으면서 현재는 수요자들이 TSMC쪽으로 몰려가면서 TSMC가 3나노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형편이다.

여기에 스마트폰인 갤럭시 AP(스마트폰용 반도체 CPU)에 대해서도 대만의 미디어텍에게 완전히 밀리면서 갤럭시 S25에 자사의 AP인 엑시노스를 탑재하지 못하고 경쟁사인 미디어텍 반도체를 적용하는 등 자체 개발 반도체 분야에서 펑크가 난 것이 삼성전자의 수익성을 크게 떨어트리고 있다. 현재 AP시장은 퀄컴과 미디어텍이 양분하고 있는데, 최근에는 미디어텍이 시장점유율 40%로 1위에 올라섰다.

여기에 TSMC에게 시장을 완전히 뺏긴 파운드리 반도체 사업에서 TSMC와의 격차가 더욱 벌어지면서 평택 반도체 클러스터 사업을 셧다운 하는 결단을 내릴 수 밖에 없는 상황도 악재로 대두됐다.

올 2분기 기준 세계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TSMC가 62%인데 반해 삼성전자는 11%로 TSMC의 6분의 1 수준이다.

삼성의 파운드리 사업은 지난해 2조 넘는 적자를 기록했고, 현재는 주문마저 뚝 끊어져 평택 사업장 운영과 건설을 중단하는 셧다운을 결정하게 된 것이다.

이러한 삼성전자의 위기에 대해 최근 매쿼리는 투자보고서를 통해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12만5000원에서 6만4000원으로 낮췄고,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변경했다. 그 이유로 D램 등 메모리 과잉공급으로 평균 판매가가 하락 전환해 전방 산업의 수요위축이 실적 둔화로 이어질 것으로서, 향후 D램 공급업체 타이틀을 상실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이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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