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검색 시장의 90%를 장악해온 구글이 미국 법원으로부터 ‘독점기업’이라는 판결을 받은데 이어 검색광고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가 무너질 위기를 맞아 세계 인터넷 검색시장을 지배해온 구글제국의 위상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6일(현지시간) 리서치 기업인 이마케터에 따르면 약 3000억 달러에 달하는 미국 검색광고 시장에서 구글의 점유율이 올해 50.5%로 떨어질 것이라는 예상치를 내놨다.
이는 2018년 59.9%에서 9.4% 포인트 낮아진 수치인데, 특히 내년에는 더 낮아져 48.3%를 차지하며 50%를 밑돌 것으로 예상했다.
구글의 아성에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이 파고들었다. 아마존닷컴에서 제품 검색을 하는 이용자들의 비중이 늘어난 것에 따른 결과다.
2018년 시장 점유율이 10%에 불과했던 아마존은 올해에는 두 배가 넘는 22.3%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에는 약 2%포인트 늘어난 24.2%까지 점유율을 끌어올리며 구글을 추격할 것으로 전망했다.
아마존 이외의 다른 검색광고 엔진인 애플의 점유율은 2018년 2.6%에서 올해는 5.1%, 내년에는 5.2%로 오르고, 마이크로소프트의 빙(bing)은 2018년 6.7%에서 올해는 5%, 내년에는 4.8%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들 경쟁 업체 외에도 인공지능(AI)과 소셜미디어(SNS)의 부상이 구글의 검색 광고 시장 장악에 위협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틱톡의 미국 디지털 광고 시장 점유율은 현재까지는 3.4%에 불과하지만, 이를 토대로 미국 광고 수익은 지난해보다 38.1%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미 구글제국의 아성은 지난 8월 미국 법무부가 제기한 반독점법 위반 혐의에 대해 워싱턴DC 연방법원이 법무부의 손을 들어 “구글은 독점기업이다. 독점기업처럼 행동하며 지배력을 유지하려 했다”고 판결하면서 금이 가기 시작했다.
세계 검색시장의 90% 이상을 장악해온 구글의 시장지배력이 깨지는 신호탄이 된 것이다. 이 소송은 미 법무부와 일부 주(州)들이 2020년 10월 구글이 검색 엔진 시장에서 독점적 지배력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애플과 삼성전자 등에 거액을 지급하며 반독점법을 어겼다고 제소하면서 시작됐다.
구글이 검색 지배력을 유지하고, 이를 통해 막대한 광고 수익을 창출한 데는 애플, 삼성전자와의 광고수익 나눠먹기 식 비즈니스 방식 때문이라고 본 것이다.
구글은 애플, 삼성전자 등과 스마트폰에 구글의 검색 엔진을 제품 출시 때 기본으로 설치하도록 거액을 주고 계약을 맺으면서 두 회사에 거액을 지불한 것이 재판 과정을 통해 밝혀진 것이다.
재판 과정에서 밝혀진 금액은 2022년 애플에 대한 200억 달러, 삼성전자에는 4년에 걸쳐 80억 달러를 지급한 사실이 공개된 것이다.
광고수익을 공유한 대가로 애플은 자사 브라우저(검색 프로그램)인 ‘사파리’와 음성 인공지능(AI) ‘시리’에서 구글을 기본 검색 엔진으로 사용했고, 삼성 역시 갤럭시 스마트폰의 기본 검색을 구글로 설정한 것이다. 이러한 결과 구글은 모바일 검색 시장에서 90% 이상의 시장점유율을 유지했던 것이다.
법원의 구체적인 시정조치가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가장 유력한 조치는 구글에 사업 분할을 주문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많은 전문가들은 검색사업과 온라인 광고사업을 분사해 구글이 검색을 앞세워 광고시장을 장악할 수 없게 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미국의 반독점법인 셔먼법은 법 위반시 형사처벌은 물론 기업분할 같은 규제도 담고 있기 때문에 구글 입장에서는 법원 결정에 따라 사업분할을 따를 수 밖에 없는 형편이라는 것이다.
일반 정보검색 시장에서는 시장점유율이 97%에서 90%로 밀리는 가운데, 반독점법 위반으로 처벌을 앞두고 있고, 검색광고 시장에서는 입지가 쪼그라들면서 대체 검색 엔진들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 구글의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외화내빈 속에 분사를 고민해야 하는 시점에 와있다.
IT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반독점법 규제가 엄격한데, 현재 애플도 미 법무부가 반독점법 위반 혐의로 소송을 진행중인 상황에서 구글이 반독점법 위반 소송에서 패소한 것은 구글에게는 엄청난 악재인데 거기에 더해 검색광고 시장에서의 위축은 구글의 경영실적을 크게 떨어트릴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김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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