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고용시장은 오히려 과열, FOMC 다음 행보는

-미국 5대 고용지표 중 신규실업수당 청구 건수 외 4개모두 양호해
-미국 연말까지 남은 두 번의 FOMC에서 금리 얼마나 내릴 지 고민
-당장 11일 열리는 우리나라 금통위 금리인하 결정 두고 이창용도 고민

이주연 기자 승인 2024.10.05 13:56 | 최종 수정 2024.10.05 15:26 의견 0
미국 FOMC(공개시장위원회)

지난 9월 미국 연방준비위원회(연준)이 시장의 예상과 달리 빅컷(0.50%p 금리인하)을 단행한 것을두고 미국 연준이 경기침체에 대한 사전 대응 아니냐는 시각이 있는 가운데, 이번달 초에 잇따라 발표되는 미국 고용시장 지표들에 관심이 쏠리고 있지만, 현재까지 경기침체 징후보다는 오히려 고용시장이 과열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경기 침체냐 과열이냐의 판단 기준에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지표는 인플레이션과 고용지표 두가지인데, 현재 인플레이션은 연준이 콘트롤 할 수 있는 2.0%대에 진입해 서서히 내려가고 있는 반면, 고용은 8월 첫주 블랙먼데이 공포분위기를 조성하는 등 불안한 흐름을 이어갔기 때문에 10월 첫 주에 잇따라 발표되는 고용지표를 세계 금융시장이 숨죽이고 바라보고 있는 모양새다.

미국 고용 관련 중요한 5가지 고용보고서가 있는데, 노동부가 발표하는 JOLTS(구인·이직)보고서, ADT민간고용 증가 지표, 주간 실업수당 청구건수, 월간 감원 건수, 월간 실업률 등이다.

우선 이번달 1일 발표한 8월 JOLTS 구인 보고서에 따르면, 804만 건으로 전월 771만건보다 33만 건이 증가했다. 시장예상치 764만건과 비교해서도 약 40만 건을 웃돌았다. 아직 구직자들이 갈 일자리가 넉넉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미국의 구인 건수는 지난 2022년 1천200만명대를 기록하고, 작년 말부터 1천만건을 밑돌고 있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에는 통산 700만 건대 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평균 이상의 구인 건수임을 알 수 있다.

다음으로 2일 미국 고용정보업체 오토매틱데이터프로세싱(ADT)가 발표한 9월 ADT 민간고용 증가는 전월 대비 14만3000명 늘어 8월 10만3000명 증가한 것에 비해 4만명이 더 늘어나면서 견고한 고용시장의 흐름을 보여줬다. 이는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 12만8000명을 크게 웃돈 결과치다.

반면, 미국 고용 상황을 볼 수 있는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몇 주만에 소폭 올랐다. 지난 28일로 끝난 주간 신규 실업보험 청구자수는 계절조정 기준 22만5000명으로 직전 주 대비 6000명 늘어났다. 시장 예상치인 22만1000명을 웃도는 수치다

9월 감원계획은 전월 대비 소폭 감소해, 생각보다 기업들이 생산을 축소하지 않을 것으로 나타났다. 챌린저 그레이 앤드 크리스마스(CG&C)가 3일 발표한 미국 기업들의 9월 감원계획에 따른 해고대상자 수는 7만2821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의 7만5891명보다 4% 줄어든 수치다.

가장 중요한 고용지표인 노동부 고용상황 지표가 지난 밤에 발표됐는데, 생각보다 좋게 나와 당분간 미국 증권시장은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지난 밤 9시 30분(한국시간)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9월 실업률은 4.1%로, 8월보다 소폭 떨어졌다. 시장 전망(4.2%)도 밑돌았다. 실업자수는 28만1000개 감소했다. 시간당 평균 임금은 전월보다 0.4% 증가한 35.36달러를 기록했다. 4개월 만에 가장 큰폭의 상승률이다. 전년동월 대비로는 4.0% 늘었다. 예상치(0.3%, 3.8%)보다 빠른 속도를 보였다.

지난 밤의 고용지표 발표로 인해 뉴욕 증권시장은 일제히 상승장으로 마감했다.

4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41.16포인트(0.81%) 오른 4만2352.75에 거래를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 대비 51.13포인트(0.90%) 뛴 5751.07,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전장보다 219.37포인트(1.22%) 상승한 1만8137.85에 장을 마쳤다.

현재까지 나타난 미국 고용시장 상황은 주요 5개 지표 중 주간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전 주 대비 6000명 늘어난 것 외에는 모두 양호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실업률이 4.1%로 점차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지난달 연준의 빅컷 당시에 우려됐던 경기침체론 보다는 연착륙 가능성을 높게 보는 의견이 힘을 얻게 됐다.

지난 밤 미국의 전 재무장관인 래리 서머스는 소셜미디어 X(엑스)를 통해 “명목 임금 상승률은 여전히 팬데믹 이전 수준을 훨씬 웃돌고 있고, 감속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면서 “오늘 발표된 고용보고서는 우리가 높은 중립금리 환경에 있다는 의구심을 확인시켜 줬다”면서 지난 빅컷에 대해 신중하지 못했음을 지적하고 나섰다.

현재 미국 고용시장의 흐름으로 볼 때 연준은 연말까지 두 번 남은 FOMC(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 통화정책회의에서 금리인하 폭을 얼마로 가져가야 할 지를 두고 고민에 빠지게 됐다.

당장 11일 열리는 우리나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인하를 단행해야 할 지, 한다면 얼마나 할 지를 두고 이창용 총재가 큰 고민에 빠지게 됐다.

이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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