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대통령으로서는 이례적으로 정치적인 광폭행보를 보이고 있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 지난 4일 경기도 김동연 지사를 방문해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다음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선고를 앞두고 친문 집결지인 경기도를 문재인 전 대통령이 방문한 것이어서 정치권의 이목이 모아지고 있다.
5일 경기도 대변인에 따르면 문 전 대통령이 부인 김정숙 여사와 함께 ‘10.4 남북정상선언 17주년 기념식’ 참석차 수원을 방문해 행사 시작 두시간 전인 오후 4시쯤 청사를 찾아 김 지사와 만남이 이뤄졌다.
경기도에 따르면 전직 대통령이 경기도를 찾은 것은 민선도지사 이후에는 처음 있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 날 문 전대통령 부부의 경기도청 방문에 경기도 직원 400여명이 뜨겁게 환영하면서 환영 피켓을 들고 문 부부의 건강을 기원하는 등 응원의 목소리가 나왔다.
문 전 대통령의 경기도청 방문 일정은 이번 주 결정되었지만, 경기도는 전직 대통령에 대한 경호 목적상 보안을 유지하면서 조용히 환영행사를 준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동연 지사는 문 전 대통령 부부를 5층 집무실로 안내한 뒤 환담을 나눴고, 이 자리에는 경기도 3부지사(행정 1·2 및 경제), 정무수석, 비서실장, 대변인 등이 배석했다
문 전 대통령과 김 지사 간에는 경기북도 추진 관련 대화를 시작으로, 주 4.5일제 등 경기도 간판일자리, 김 지사의 문 정부 시절 ‘비전2030’ 관련 등 40분 간 환담이 이뤄졌다.
김 지사는 문 전 대통령에게 세가지 기념품(‘DMZ꽃차’, ‘대성마을 햅쌀’, ‘장단 백목(콩)종자’)을 전했다.
청사를 나서면서 문 전 대통령은 방명록에 “행복한 경기도가/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듭니다/경기도 파이팅”이라고 적었다.
이어 문 전 대통령 부부와 김 지사 부부는 약 한 시간 정도 호수공원 주변을 거닌 후, 문 전 대통령과 김 지사는 도보로 기념식장인 수원컨벤션센터로 이동했다.
이번 문 전 대통령의 김동연 경기지사 방문은, 현재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다음달 분수령을 맞게 되면서 주변의 눈길이 쏠리고 있는 상황이다.
다음달 이재명 대표 사법리스크 두 개가 선고될 예정인데, 여기에서 유죄가 나올 경우 더불어민주당 힘의 중심축은 급속도로 흔들리게 된다.
현재 이 대표는 11월 15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11월 25일에는 위증교사혐의 등 두 건의 선고를 기다리고 있다. 만일 선거법 위반에서 100만원 이상의 벌금이나, 위증교사 혐의에서 금고형 이상의 선고를 받을 경우 즉시 의원직을 상실하고, 5년 간 피선거권이 박탈된다.
그런 상황에서 문 전 대통령의 김동연 지사 방문은 여러가지 의혹을 낳게 하고 있다.
현재 경기도는 친문 집결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상황이다. 친문을 넘어서 비명 세력까지 규모가 확대되고 있다.
문 정부에서의 강민석 대변인이 경기도 대변인에, 전해철 전 의원이 경기도 도정자문위원회 위원장, 주형철 청와대 경제보좌관이 경기연구원장, 강성천 청와대 산업통상비서관이 경기도 경제과학진흥원장, 김혜예 청와대 기후환경비서관이 경기환경에너지진흥원장, 안정곤 청와대 의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이 김 지사 최측근인 정무수석, 박민제 청와대 선임행정관이 경기아트센터 경영기획실장, 김명원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이 사무처장에 자리를 잡고 있다.
이 외에도 경기도 산하 기관 및 공기업에 문 정부 인사들이 대거 영입돼있는 상황이다. 대표적으로 경기도 산하기관 중 가장 큰 경기주택도시공사(GH)의 김세용 사장은 문 정부에서 3년 간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을 지낸 바 있다.
한 정치권 인사는 “더불어민주당의 현재 정치구도가 이재명 대표의 다음달 선고에 따라 요동칠 가능성이 있고, 그럴 경우 당 내 파벌 간 당권경쟁이 가동될 가능성이 높은데, 비명계 중에서는 친 문 세력이 가장 힘이 있고 구심점이 있기 때문에 김 지사도 친문 끌어안기에 적극적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한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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