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스케이프 호텔 사업 실패, 부츠(H&B)와 삐에로쇼핑 론칭 3년만에 철수, G마켓·SSG닷컴 등 이커머스 업체 구조조정에 이어 제주소주 매각과 스쿠디킹 사업철수로 계속 뒷걸음질 치고 있는 정용진 회장이 드디어 그룹 내에서 가장 큰 손실을 안기고 있는 신세계건설을 상장폐지하기로 방향을 정했다.
정 회장은 올해 3월 8일 회장에 취임한 이후 지금까지 취임 딱 200일 동안 그룹의 구조조정과 매각작업에 전념해왔고, 신세계건설에 대해서는 지난 4월 회장 취임 한 달만에 CEO를 교체한 데 이어 지난 27일 모회사인 이마트로 하여금 신세계건설 주식 전량을 매입하기로 하고 공개매수에 나선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가 신세계건설 주식 95%를 확보한 이후 상장폐지를 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이마트가 가지고 있는 신세계건설 지분은 70.46%이고 공개매수가가 공개매수 발표시점 대비 14% 높기 때문에 나머지 지분 확보에 별 어려움은 없어보인다.
문제는 신세계건설이 이마트 100% 자회사로 상장폐지가 된다고 해서 현재의 어려움과 리스크가 사라질 수 있냐는 것이다.
신세계건설은 2022년과 2023년 대규모 영업손실과 순손실로 모회사인 이마트 경영을 악화시킨 주범이고, 올 들어서도 영업이익은 1분기 -314억원, 2분기 -330억원 등 개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더구나 주요 사업장이 미분양의 무덤이라고 할 수 있는 대구에 몰려있어서 관련 PF우발채무가 심각한 상황이다.
한국기업평가(한기평)는 최근 건설사 기업보고서를 통해 신세계건설의 재무적 위험성을 경고하고 나섰다.
한기평에 따르면, 2024년 6월말 기준 신세계건설이 최근 신종자본증권 발행 등으로 자본을 확충하여 책임준공 규모가 300%를 하회하고 있지만, 신종자본증권 발행 전의 300%를 초과하는 수준을 나타내 리스크가 큰 기업으로 분류했다.
특히 전국 최악의 분양시장인 대구지역 사업에 대한 책임준공 약정으로 상당기간 발목을 잡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2023년 말 기준 106.6%의 높은 매출원가율도 누적적자 증가요인으로 봤다.
한기평은 신세계건설의 이러한 실적 부진을 이유로 2024년 3월 신용등급을 A(부정적)에서 A-(안정적)으로 강등시킨 바 있다.
그러면서 신세계건설이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통해 1조원의 자금조달에도 불구하고, 대구본동3주상복합, 연신내복합개발사업, 부산 명지지구 아파텔 신축공사 등 수주잔고 내 도급액 비중이 높은 공사들에 대해 책임준공을 제공하는 등이 경영악재의 불씨가 되고 있다고 밝혔다.
건설업계 전문가들은 이런 경영위기를 겪고 있는 신세계건설을 상장폐지를 통해 어떤 방식으로 정상화를 시킬 수 있을 것인가를 궁금해하고 있다.
현재도 이마트가 70% 이상의 지분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모든 경영상 의사결정을 정용진 회장 마음대로 할 수 있는데 굳이 돈을 들여서 주식을 매수하고 상장폐지 시킬 이유가 과연 있는 가다.
그래서 상장사에 대한 시장의 감시기능을 피해가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의혹도 나오고 있다. 상장사의 경우 지분이나 경영상 모든 상황을 공시를 통해 주주에게 알려야 하고, 거래소의 관리하에 각종 보고의무를 이행해야 하며, 금융감독원의 철저한 조사와 감시를 받기 때문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과거 두산중공업(현재 두산에너빌리티)에서 분사해 사모펀드에 매각된 두산건설이 상장폐지되면서 공시의무 등 상당한 주주에 대한 의무에서 해방된 것처럼 신세계건설 역시 일반 주주들과 금융당국으로부터 자유로운 길을 택한 것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정용진 회장은 올해 3월 회장 취임 이후 본인이 의욕적으로 시작한 제주소주를 OB맥주에 매각했고, 본인이 매입한 스무디킹의 한국판권을 반납한데 이어 그룹 내 두개의 이커머스인 G마켙과 SSG닷컴은 CJ그룹의 CJ대한통운에 일부 또는 전부의 배송체계를 넘기는 등 대대적인 구조조정으로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다.
손대는 사업마다 손해를 보고 처분하는 정용진 회장에 대해 마이다스의 손이 아닌 마이너스의 손이란 지적 속에 대부분 본인이 시작한 사업들을 본인 손으로 정리하고 있어, 누구의 책임으로도 돌릴 수 없는 상황이다. 그룹 내의 가장 아픈 손가락인 신세계 건설에 대한 구조조정 결과에 대한 관심이 어느때보다 쏠리고 있다.
김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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