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평택 셧다운에 국내 반도체클러스터 차질…부동산시장은 초토화

-삼성전자, 평택 ‘셧다운’…용인 반도체클러스터, 이천 반도체단지 차질
-‘용인푸르지오원클러스터’ 등 아파트 분양단지들 계약률 저조 등 참패
-‘용인둔전역에피트’ ‘이천부발역에피트’ 등도 계약률 10%대 기록

이기영 승인 2024.09.30 10:46 | 최종 수정 2024.09.30 12:18 의견 0
청약경쟁률 1.6대 1(해당지역 실청약경쟁률 0.74대 1)의 청약참패에 이어 10%대 계약률로 분양참패를 기록한 용인둔전역에피트 단지 조감도 사진=HL디앤아이한라

삼성전자가 평택캠퍼스의 파운드리(위탁생산) 생산라인 중 일부 선단 공정 설비를 아예 꺼버리는 ‘셧다운’을 단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TSMC와의 파운드리 경쟁에서 완전히 밀려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대두되고 있다.

삼성전자가 TSMC를 따라잡기 위해 제조 시설을 먼저 지은 뒤 주문을 받는 ‘셀 퍼스트’ 전략이 성과가 나타나지 않는 바람에, 과잉 투자로 이어졌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건설을 추진 중이던 평택캠퍼스 P4, P5 공장도 그동안 떠돌던 소문대로 파운드리 발주가 보류되거나 취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가 야심차게 준비해온 평택 파운드리 공장이 셧다운되면서, 경기도 용인에서 추진하고 있는 원클러스터 추진에도 큰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더불어 평택 부동산 시장은 이미 초토화가 됐고, 용인에서도 원클러스터에 대한 기대감으로 관심을 모았던 용인부동산 시장도 혹독한 겨울을 맞이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평택 파운드리 공장 셧다운은 현재 추진하고 있는 용인시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반도체공장 사업 추진에도 불똥이 떨어졌다.

용인시에 따르면, 용인시 처인구 이동‧남사읍 226만평에는 삼성전자가 360조원을 투자해 첨단시스템반도체 생산라인 6개를 건설하는 국가산업단지가 조성될 계획이다. 반도체 단일 생산라인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로 이곳에 150여 개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설계기업도 입주해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가진 반도체 생태계를 만든다는 것이다.

여기에 SK하이닉스가 122조를 투자하는 원삼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삼성전자가 20조원을 투자하는 ‘기흥미래연구단지’ 등의 프로젝트도 진행해 세계적 반도체 중심도시로 만들겠다는 구상인데 평택 악재로 이들 사업도 원점으로 돌아갈 전망이다.

평택과 용인은 반도체연구 및 생산단지 등 반도체클러스터 호재로 부동산 시장이 움직였던 대표적인 시장이다. 이미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호재로 공급이 지나치게 몰린 평택 부동산시장은 이미 아파트 공급포화로 미분양의 무덤이 된 상태이다.

여기에 용인 부동산 시장 역시 초토화가 돼가고 있다. 안그래도 기대와는 달리 반도체 관련 공장들은 사람을 많이 안쓰는 대표적인 자동화 및 로봇 생산공장이어서 고용유발효과가 떨어지는데다, 사업 추진마저 중단될 위기에 처하면서 용인 아파트 분양시장이 된서리를 맞데 됐다.

대표적으로 올 하반기 대우건설이 분양한 ‘용인푸르지오원클러스터’는 8월 말 청약 결과 1259가구 모집에 1552명이 신청해 평균 1.2대 1의 청약경쟁률을 보였지만, 실수요자 개념인 해당지역 청약자만을 놓고보면 0.5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결국 정당계약 결과 10%대의 계약률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서 HL디앤아이한라가 분양을 진행한 용인둔전역에피트 역시 저조한 청약경쟁률에 더해 기타지역 청약자가 많아 분양 참패로 이어졌다. 이 단지는 1009가구 모집에 1637명이 청약신청해 청약경쟁률 1.6대 1이었지만, 해당지역 이외의 기타지역 청약자 비율이 53%여서 실수요 기준 청약쟁률은 0.74대 1에 불과하다. 지난주 말 진행된 정당계약에서 결국 10%대의 계약률을 기록해 장기 미분양주택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국내 반도체산업에 찬바람이 불면서 SK하이닉스 공장을 비롯해 이천시가 대월2일반상업단지 등을 조성해 이 있는 이천 용인·평택·안성 등 반도체 메가클러스터 도시와의 협력벨트를 구성하겠다는 구상이 흔들리면서 이천 분양시장도 비상이 걸렸다.

지난 8월 21일까지 HL디앤아이한라가 청약을 받은 ‘이천부발역에피트’ 역시 청약참패에 이어 계약 참패 결과를 안았다.

총 630가구를 분양하는 이 단지는 1, 2순위 청약에서 467명 만이 신청해 평균 0.74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더 심각한 것은 이 단지 역시 기타지역 청약자 비중이 44%나 돼, 실제 실수요자라고 할 수 있는 해당지역 신청자 261명 기준으로 보면 실청약경쟁률은 0.4대 1로 뚝 떨어지게 된다. 실제 9월 초 진행한 정당계약에서 역시 10%대의 계약률을 보여 재분양 필요성이 제기됐다.

그동안 평택을 비롯해서 용인, 안성, 이천, 청주 등이 반도체 산업 확장에 대한 기대로 부동산시장이 관심을 끌었는데, 반도체 산업 위축으로 상당기간 이들 지역의 부동산 시장에 찬바람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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