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비롯한 중국 최고 지도부가 26일 중국 경제가 새로운 문제에 직면해있음을 인정하면서 그동안 중국 경기침체 우려가 현실화 됐다. 미·중 패권전쟁에서 중국이 한발 물러서면서 미국과의 관계도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이 지난 26일 시 총서기 겸 국가주석 주재로 현재 경제 상황을 분석·연구하는 회의를 개최했다고 보도했다.
중앙정치국 회의는 일반적으로 4월, 7월, 12월에만 경제 현안을 의제로 다뤄왔다는 점에서 9월 경제 회의는 이례적인 것으로, 그만큼 중국 경제 상황이 심각하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회의에서 중앙정치국은 "우리나라(중국) 경제의 펀더멘털에는 결코 변화가 없지만, 현재 경제 운영에는 일부 새로운 상황과 문제가 나타났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재 경제 상황을 객관적이고 냉정하게 바라보면서 어려움을 직시하고 자신감을 다지며 경제 사업을 잘해 나간다는 책임감과 긴박감을 높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중앙정치국은 특히 5% 안팎이라는 올해 경제 성장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재정 지출을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2021년 1분기 18.7%를 기록한 이후 같은 해 3분기부터는 2023년 2분기 까지 5~4% 사이를 오가다가, 2023년 3분기 6.3%를 기록한 이후 점차 하락추세를 보이다가 올 2분기 4.7%를 기록해 5% 이하로 내려가면서 중국 정부가 최소한 유지하려고 하는 연간 성장률 5%가 위협을 받게됐다.
시 주석이 중국 경제의 위기를 인정한 것은 사실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7월 31일 중국 인민일보는 시 주석이 7월 26일 열린 당외인사 좌담회에서 "현재 중국의 경제발전이 일련의 어려움과 문제에 봉착했다"면서 다만 "노력하면 완전히 극복할 수 있다. 발전에 대한 믿음을 굳건히 하고, 전략적 집중을 유지하면서 실질적인 고품질 발전이 효과적이라는 중국 경제광명론을 노래하라"고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회의에서 중앙정치국은 현 경제 상황의 심각성을 인정하면서 "국내 유효 수요의 부족이 드러났으며, 중점 분야에서 위험과 숨겨진 위험요인이 비교적 많고, 신구 발전동력이 바뀌는 과정에서 진통이 존재한다"고 진단했다.
이런 진단을 바탕으로 중앙정치국은 하반기에 "소비를 진작하고, 높은 수준의 대외 개방을 추진하며, 신흥산업에서 업종별로 내부의 과도한 악성 경쟁을 방지하라"고 지시했다.
경제전문가들은 결국 중국 경기침체는 수요 감소로부터 생산동력이 떨어지고 부동산 시장이 망가지명서 대외 경쟁력이 떨어졌다고 진단하고 있다.
특히 부동산 과잉투자로 인한 부채 9396조원과 청년 실업문제가 중국 실물경제를 휘청거리게 만들고 있다. 지난 6월 기준 16~24살 실업률이 13%였으나 7월에 17%로 뛰었다.
문제는 중국 경제의 부진이 앞으로도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데 있다. 해관총서는 현재 중국의 수출이 부진하고 내수 소비가 위축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글로벌 경기침체와 지정학적 리스크를 들면서 단기간에 해소될 성질의 문제가 아니라고 강조하고 있다..
결국 미국과의 경제 패권경쟁을 무리하게 벌이다 중국 내부 경쟁력을 크게 후퇴시킨 결과를 가져온 것으로 보인다.
미국 역시 경기침체론이 고개를 들고 있지만, 빅컷(0.5% 금리인하) 이후 경기 연착륙론이 힘을 얻고있어 중국과 다른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다.
드디어 강경일변도였던 중국이 미국에 손을 내밀기 시작했다. 미중 고위급 회담 재개를 비롯해 경제 위기 돌파구 마련에 나서고 있다.
이에 따라 그동안 악화일로를 걸었던 미·중 관계 개선이 될 경우 한중관계 개선도 준비를 해야 하는 상황이다
중국과 소원한 관계를 유지해왔던 윤석열 정부도 이러한 중국의 태도 변화를 십분 활용해 중국과의 무역적자 상황을 극복하는 계기로 삼아야 필요가 있다.
산업계 관계자는 “대중 무역적자 해결이 급선무이고, 중국 경기부양에 따른 원자재가 상승에 따른 국내 산업에의 악영향을 비롯해서 정치적으로도 그동안 소원해졌던 관계를 회복할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다”고 지적했다.
김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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