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대출규제 중 가장 강력한 스트레스DSR 2단계가 시행된 지 2 주일이 지난 현재 수도권 부동산 시장은 진정기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서울 외 경기지역의 부동산 시장은 일부 꺾이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향후 수도권 전반에 조정장세가 나타날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실제 지난주 서울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 지수는 서울은 전 주 대비 0.02% 올라 전 주의 0.03% 대비 상승폭이 다소 줄어들었고, 수도권 신도시는 전 주와 동일하게 0.01%, 경기·인천도 0.01%로 동일했다. 전국적으로는 0.02% 올라 전 주 0.01% 대비 상승폭이 커졌다.
수도권 분양시장에서도 지역별 차이는 있지만, 청약이나 계약성적이 저조한 곳이 늘어나면서 서울 이외의 수도권 부동산 시장에는 서서히 찬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특히 위치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분양가가 높은 수도권 분양시장은 처참한 청약결과를 받아들었다. 경기도 용인지역과 이천지역 분양시장이 수도권에서 크게 나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달 말 청약을 받은 경기도 용인푸르지오원클러스터는 특별공급에서 미달이 난 데 이어, 1, 2순위 총 1259가구 모집에 1552명이 신청해 평균 청약경쟁률 1.2대 1을 보여 실제 청약 미달됐다.
일반적으로 청약에서 최소 5대 1은 넘겨야 초기 계약률 50%를 기대할 수 있는데, 청약경쟁률 1.2대 1은 초기 계약률 10%대 이상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이 단지는 청약 신청자 중 65%가 해당지역 이외의 기타지역 주민들이어서 실수요자들이라고 볼 수 없어, 향후 미분양 기간은 언제까지 이어질 지 알 수 없는 상황이 됐다. 기타지역 청약자를 제외한 실수요 청약경쟁률은 0.5대1이 안된다.
통상 해당지역 청약자는 실수요자가 많고, 기타지역 청약자는 투자나 투기 수요자들이라고 볼 수 있는데, 용인에서도 변두리에 해당되는 이 단지에 투자개념으로 계약을 하는 수요는 별로 없을 것이라는 것이 부동산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실제 용인푸르지오원클러스터는 이번달 초 계약을 진행했지만, 예상대로 10%대의 계약률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져, 재분양에 나서야 할 처지라는 것이 주변 부동산 업체들의 전언이다.
용인푸르지오원클라스터에 더해 9월 초 청약을 받은 용인둔전역에피트 역시 저조한 청약경쟁률에 더해 기타지역 청약자가 많아 흥행참패가 예고됐다. 용인둔전역에피트 청약경쟁률 역시 전체적으로는 1.6대 1이었지만, 해당지역 이외의 기타지역 청약자 비율이 53%여서 이달 말 진행되는 계약에서 10% 대 이상의 계약률이 어렵게 됐다. 이 단지의 해당지역 청약자 기준 실청약경쟁률은 0.74대 1이다
용인둔전역에피트와 같은 회사인 HL디앤아이한라가 공급하는 이천부발역에피트는 지역 부동산경기 침체 분위기가 청약결과에 그대로 나타났다. 총 630가구를 분양하는 이 단지는 1, 2순위 청약에서 467명 만이 신청해 평균 0.74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더 심각한 것은 이 단지 역시 기타지역 청약자 비중이 44%나 돼, 실제 실수요자라고 할 수 있는 해당지역 신청자 261명 기준으로 보면 실청약경쟁률은 0.4대 1로 뚝 떨어지게 된다. 주변 부동산 업계에서는 이 정도면 아예 청약을 다시 진행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평가한다.
실제 이천 지역은 현재 수도권에서 집값이 가장 많이 떨어지는 지역으로 분류된다. 지난 주 부동산R114의 수도권 매매가지수 통계를 보면 이천시가 가장 많이 떨어졌다. 전 주 대비 0.03% 떨어져 수도권에서 가장 큰 폭으로 아파트값이 떨어졌다.
경기지역 부동산 업계 관계자들은 “용인둔전역에피트나 이천부발역에피트 모두 위치와 주변 환경 측면에서 볼 때 결코 싸지 않은 분양가까지 겹쳐 초기 계약률 10%대를 넘기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고, 준공후 미분양인 악성미분양 가능성이 크다”면서 “스트레스DSR 2단계가 9월 시행됐고 정부가 부동산대출 규제를 추가로 강화하는 데 이어, 내년에 스트레스DSR 3단계까지 시행될 경우 애물단지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한식 기자
저작권자 ⓒ 수도시민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