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정부의 주택보급률은 늘 체감이 안될까

수도시민경제 승인 2024.09.13 09:48 | 최종 수정 2024.09.13 09:59 의견 0


우리나라의 주택보급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정부에서 공식적으로 발표하는 지표로 주택보급률이 있다. 즉 국민 전체 가구수 대비 주택의 수가 어느 정도인가를 알려주는 지표로 정부에서는 매년 주택보급률을 발표하고 있다.

주택보급률을 산정함에 있어서는 인구주택총조사에서 사용하는 '가구' 개념을 사용하고 있다. 가구는 주민등록 여부와 상관없이 함께 취사, 취침, 생계를 같이 하는 경우를 의미하고, 세대는 주민등록상 같은 세대원으로 되어있는 경우를 의미한다.

통계청에서 올해 발표한 자료(2024.3.26)에 의하면 2022년도 전국 주택보급률은 102.1%이고 서울의 주택보급률은 93.7%라고 한다. 이 수치는 최근 몇 년간 크게 변동이 없다.

2015년이후 전국의 주택보급률은 102~104%사이에 있고, 서울은 93~96%정도이다. 숫자로만 보면 전국의 모든 가구가 살 수 있을 정도의 집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 물론 지방의 경우에는 빈집도 있지만 주택보급량에 있어서는 부족할 정도는 아니라는 인식을 갖게 된다.

<1. 정부발표 전국 주택보급률>

<2. 정부발표 서울 주택보급률>

그런데 늘 공급 부족이라고 하고 주변엔 집없는 사람이 왜 이리 많은 지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아무리 지방의 빈집도 있고 다주택자도 문제라고 한다지만 현실에서 느끼는 주택공급 갭차이가 이렇게 까지 크게 와닿는 것은 통계가 보여주는 착시라고 하기에는 과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택보급률의 산식은 주택수 ÷ 가구수이다. 매우 단순한 계산식이고 복잡할 것도 없는 데 왜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고 있지 못할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그러나 비밀은 통계청에서 배포한 '주택보급률 통계정보 보고서(2023.12)'에 숨어 있었다.

'주택보급률 통계 정보 보고서(2023.12)'에 의하면 2005년부터 주택수를 산정함에 있어 당초 다가구 주택은 단독주택으로 분류되어 1호로 계산이 되나 세들어 살고 있는 임차인의 수 만큼을 주택수에 포함하여 계산하게 되어 있어 주택수가 그 만큼 부풀려지게 되어 있다.

또한 한국에는 현재 외국인이 250만명이 거주하고 있는데 외국인이 거주하는 주택은 주택수에 포함되지만 외국인은 가구수에서 제외되고 보육원 등의 가구도 제외하게 되어 있어 분자는 커지고 분모는 줄어들게 되므로 주택보급률이 부풀려지는 문제가 있는 것이다.

통계청이 올려놓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체감가능한 가구별, 세대별 주택보급률을 다시 계산해 보았다

<3.통계청 기반 가구,세대별 전국 체감주택보급률>

<4. 통계청 기반 가구,세대별 서울 체감주택보급률>

1더하기1은 2가 되는 것처2023년말 기준 전국의 가구수대비 주택보급률은 86%이고 세대수 대비 주택보급률은 81.7%이다. 한편 서울은 2023년말 기준 가구수대비 주택보급률은 73.4%이고 세대수 대비 주택보급률은 70.6%이다. 물론 이렇게 계산하는 방식을 정부에서 도입하지 않은 것에는 그 이유가 있을 것이다(그 이유를 알아보려 했지만 찾을 수가 없었다).럼 명백한 답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 통계에는 아무리 오류가 있다고 하더라도 정부에서 발표한 통계수치는 국민들이 체감해야 할 것이다. 주택보급률을 과다 계상해서 투기수요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을 지는 모르겠지만 주택보급률이 100%가 넘는 데도 집이 항상 부족하게 느껴진다면 새로운 주택보급률 지표를 내놓아야 한다.

아무튼 통계청의 자료만 가지고 계산해 보면 전국 뿐만 아니라 서울의 경우도 인구는 줄어들지 몰라도 1~2인 가구나 세대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남에 따라 주택공급물량이 현저히 부족함을 알 수 있다. 1~2인가구라고 해서 방 한칸만 있어도 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주택이 필요한 것이다.

지난 주말 KBS에서 청년들의 결혼과 저출생 극복을 주제로 하는 특강이 있었다. 해당 프로그램을 보다가 결혼을 할 확률이 자가인 경우는 18.9%, 전세인 경우는 14.5%, 월세인 경우는 6.6% 이고 첫자녀를 출산하는 것도 자가인 경우는 35% 전세인 경우는 24.9%, 월세인 경우는 15.5%라는 통계를 볼 수 있었다.

결혼하는 것도 자녀를 출생하는 것도 주거문제가 가장 큰 결정요인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지금부터라도 주택보급률이 100% 넘는다고 국민들에게 희망고문을 하지말고 제대로 된 주택보급률 지표를 만들어주길 바란다.

참고로 2023.12월 기준 전국의 체감 주택보급률은 다음과 같다.

<5. 통계청 기반 가구,세대별 시도 체감주택보급률>

이종선, 경기주택도시공사 기회경제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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