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가는 해리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기술주에게 호재로 작용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11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 8월 헤드라인CPI(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 대비 2.5% 상승으로 나타나면서 시장의 불안감을 잠재웠다. 이는 2021년 2월 이래 가장 낮은 상승률이며 전문가들의 예상치보다 0.1%포인트 낮은 수치다.

그러나 변동성이 큰 식품 및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근원CPI는 전년 대비 3.2% 상승해 직전 달과 같았지만 전월 대비로는 0.3% 상승해 시장의 예상치 0.2%를 웃돌아 물가 잡히기까지는 아직 고비가 남았다는 것을 나타냈다.

근원 CPI는 연준이 가장 중시하는 인플레이션 지표다. 그런데 근원 CPI가 전월 대비 상승한 것으로 이는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전반적으로는 둔화했으나 여전히 압력이 지속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예상치에 부합한 결과에 따라 인플레이션의 진정기미가 확인되면서 뉴욕 증시는 안정적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장 초반 기대에 부응하는 CPI 발표로 인해 이달 18일 FOMC(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가 발표하는 기준금리가 당초 기대치인 빅컷(0.5%p 인하)보다 베이비컷(0.25%p 인하) 가능성이 높아지자, 실망감에 따른 하락장으로 시작했지만, 결국 경기침체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공감대가 매수세를 키워 장 중 상승세로 전환시켰다.

이날 다우지수는 0.31% 상승한 4만861.71, 나스닥은 2.17% 상승한 1만7395.53, S&P500.은 1.07% 상승한 5554.13을 기록했다.

특히 기술주인 M7 주식들이 일제히 올랐다. 엔비디아 8.15%, 알파벳 1.68%, 아마존 2.77%, 테슬라 0.87%, 애플 1.16%, 마이크로소프트 2.13%, 메타 1.39% 각각 상승했다. AI 대표주인 엔비디아가 전체 기술주를 이끈 모양새다.

9월 금리인하 폭을 결정하는 하나의 관문인 CPI가 시장 전망치에 부합한 데 이어 12일(현지시간)발표하는 마지막 관문인 PPI(생산자물가지수)까지 이변이 없다면 오는 18일 발표하는 미국 기준금리는 베이비컷이 될 것이 확실시된다.

현재 PPI 시장전망치는 전년 대비 1.8~2.9% 상승이고 전월 대비로는 0.2% 상승이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나스닥에 포진돼있는 기술주 중심의 상승세 배경에는 미국 대선 TV토론 결과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토론 결과 해리스 민주당 후보의 우호여론이 트럼프보다 월등히 앞서면서, 전통적인 민주당 텃밭인 실리콘밸리 중심의 캘리포니아 지역에 호재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이날 TV토론에 대해 CNN이 여론조사기관 SSRS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시청자의 63%가 해리스가 잘했다고 답변했고, 트럼프가 잘했다는 37%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6울 27일 바이든과 트럼프의 TV토론 결과와 완전히 반대 결과가 나온 것이다. 당시는트럼프가 잘했다는 여론이 67%였다. 결국 33%를 받은 바이든이 대선가도를 포기하는 원인이 됐었다.

토론 이후 해리스에 대한 우호여론도 토론 전 39%에서 45%로 6%p 상승했다. 반면 트럼프는 우호적 여론 39%, 비우호적 51%로 토론 전과 별 차이가 없었다.

이번 TV토론 이후 해리스의 다음 토론 요구에 대해 트럼프가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 역시 해리스에게 우호적인 여론 조성으로 보인다. 결국 현재 상황으로 볼 때 해리스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뉴욕증시도 기술주 중심의 상승세로 이어진 것으로 해석된다.

이날 토론 이후 대표적인 트럼프 주인 트럼프미디어&테크놀러지 그룹은 10.47% 하락했다. 장중에는 12% 이상 하락했었다.

뉴욕 증시는 양대 변수인 경기침체 가능성과 대선결과에 따라 요동을 치고 있는데, 일단 첫 단추인 9월 금리인하 방향은 잡혀가면서 경기 연착륙 가능성을 높이고 있고, 여전히 안개 속인 대선 결과에 따라 미국과 세계 경제 흐름이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주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