훨훨 나는 ‘화웨이’ 앞에 숨 죽인 삼성폰

-2022년 폴더블폰 세계 83% 점유한 삼성전자, 올 1분기 23%로 급감
-9일 애플의 ‘AI 아이폰16’ 발표와 같은날 화웨이 폴더블폰 신제품 발표

김지윤 기자 승인 2024.09.09 06:00 | 최종 수정 2024.09.09 06:05 의견 0
세계 폴더블폰 시장 점유율 1위 화웨이가 9일 애플고 동시에 신제품을 발표한다

올해 1분기 고가 스마트폰인 폴더블폰 세계 시장점유율 1위로 올라선 화웨이가 이제 삼성을 제치고 세계 1위 스마트폰 자리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오랜기간 삼성 베끼기에서 벗어나 애플과 한판 붙자는 공개 대결에 나선 모양새다.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는 이번 주 9일(현지시간) 예정된 애플의 신제품 공개 행사 직후에 자사의 신제품 발표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애플의 신형 아이폰 공개와 같은 날 화웨이의 신제품을 내놓으면서 공개적인 시장 뺏기 싸움이 시작된 것이다.

이번에 공개되는 애플의 스마트폰인 아이폰16은 최초의 AI기능이 탑재된 아이폰으로 벌써부터 세계적인 관심을 끌고있는 제품이다. 여기에 기본 용량이 256GB(기가바이트)로 상향됐고 빛이 4번 꺾이는 잠망경 렌즈가 장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최신 고성능 아이폰과 대항하겠다고 화웨이가 같은 날 신제품을 발표하기로 해 그동안 중저가 이미지를 벗고 고가폰 시장을 점령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번 발표하는 화웨이는 2번 접히는 3단 폴더블폰으로 알려져있는데, 지난 8월 중국 소셜미디어를 통해 리처드 유 화웨이 소비자사업 부문 최고경영자가 비행기에서 들고 있는 사진이 공개돼 화재를 모은 바 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이 폰은 이미 200만 대 이상의 사전 예약이 들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때 미국의 제재로 스마트폰 시장에서 철수하기까지 했던 화웨이가 이제 세계 스마트폰 시장을주름잡으면서 지난해 4분기까지 폴더블폰 시장 점유율 1위인 삼성전자를 크게 압박하고 이젠 애플을 향해 도전장을 내고 있는 것이다.

화웨이의 올 상반기 매출은 지난해와 비교해 34.3% 증가한 4천175억위안(약 78조5천억원), 순이익은 18% 늘어난 551억위안(약 10조3천600억원)에 달했고, 2분기 폴더블폰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229% 증가해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삼성전자를 제치고 세계 폴더블폰 1위를 차지했다.

고급형 스마트폰인 폴더블폰 시장은 2022년까지만 해도 삼성전자의 독무대였다. 2022년 4분기 삼성전자의 세계 폴더블폰 시장 점유율은 83%였다. 그러던 것이 2023년 1분기 58%로 떨어졌고, 올해 1분기에는 23%로 크게 밀렸다. 그 사이 화웨이는 판매량을 늘려 올 1분기 시장점유율 35%로 삼성을 앞질렀다. 삼성전자가 폴더블폰 시장에서 1위자리를 내 준 것은 올해 1분기가 처음이다. 2분기 화웨이는 폴더블폰 출하량에서 229% 증가해 2위 삼성전자와의 격차를 더 벌렸다.

반면 삼성전자는 지난 7월 내놓은 신제품이 외면을 받으면서 신제품 기술 경쟁에서 일단 밀리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7월 삼성전자가 내놓은 신제품인 갤럭시Z폴드6와 플립6 등은 누적 판매량이 예상치를 밑돌면서 삼성전자도 올해 판매량 목표치를 하향 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인으로는 제품의 성능에 비해 가격이 비싸게 책정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갤럭시Z6 시리즈 국내 출고가는 전작 대비 최대 24만4200원 비싸게 출시됐다. 그런 이유로 사전 판매 역시 저조해 전작 102만대에 못미친 91만대에 머물렀다.

실제 언팩 현장에서는 갤럭시Z6 시리즈 가격이 오픈되자 청중들이 반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특히 유럽권 국가 소비자들은 미국 보다 더 비싼 가격이 책정된 것에 대해 온라인 등에 불만을 표하기도 했고, 영국 등 현지 매체서도 '성능 개선 대비 과도한 가격 인상'이라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폴드6가 매직V2보다 두껍고 무겁고 폴드5와 동일한 사양의 카메라와 배터리를 탑재하는 등 큰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AI 신기능을 담은 신제품의 매력도가 반감됐다는 분석도 나왔다. 삼성전자의 첫 ‘AI폰’ 이라는 갤럭시S24 시리즈에서 별로 업그레이드 된 것이 없다는 평가를 받았다.

즉 제품 업그레이드는 별로 안됐는데 가격만 올렸다는 비난의 화살이 결국 흥행실패로 이어졌고, 시장 점유율 하락으로 이어졌다.

삼성전자가 현재 스마트폰 시장 전체를 놓고 보면 시장 점유율 20%로 세계 1위지만, 고가 폴더블폰 시장을 연간 기준으로 뺏길 경우 스마트폰 시장 1위 자리도 내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번 주 발표하는 애플과 화웨이의 신제품 시장 반응 결과는 삼성 스마트폰의 시장 지배력을 가르는 변곡점이 될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산업계 관계자는 “중국 화웨이를 비롯한 스마트폰 업체들이 이제는 고가폰에 눈을 돌렸고, 중국 내에서와 서유럽에서의 점유율이 크게 늘어나면서 세계 스마트폰 시장을 점령하는 상황이 연출되면서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위기가 시작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김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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