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이야기]스토리텔링은 혁명이고 색다르게 실천하는 것

수도시민경제 승인 2024.10.22 13:40 의견 0


스토리텔링, 아오모리의 합격사과

1991년 일본 사과산지로 유명한 아오모리 지역에 갑자기 불어닥친 태풍으로 마을이 초토화됐다. 지붕이 날아가고 담이 허물어졌다. 무엇보다도 일년 공들인 사과밭이 엉망이 됐다. 수확을 앞둔 사과의 90%가 사라진 것이다.

사람들은 한숨과 한탄을 거듭했다. "우리는 망했다. 굶어 죽지나 않으면 다행이지."

한 농민이 입을 열었다.

"지금 우리에게 닥친 문제는 무엇인가? 남은 사과를 파는 것 아니겠어? 우리가 '떨어지지 않는 사과로 만들어 팔면 어때? 시험에 절대 떨어지지 않는 '합격 사과'같은 거 말이야."

'지붕마저 날려버린 태풍에도 떨어지지 않고 살아남은 사과, 이 사과의 기운이 당신을 응원합니다. 합격사과!'

일반 사과의 10배에 달하는 가격으로 판매된 이 사과는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소득이 전년대비 30%나 늘었을 정도다. 1991년 일본의 대표적인 히트 상품이었다. 사과는 단순한 먹거리가 아니라 '행운의 부적'이 됐다.

혁명이란 경중의 차이를 떠나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꾸는 작업이다.

뉴턴의 사과, 스티브 잡스의 사과, 아오모리의 사과는 모두 혁명이었다.

엄청난 발명이나 혁신은 거창한 것에서 오는 것보다 일상적이지만 관점을 달리하면서 새로운 생명력으로 태어나는 경우가 많다.

특히 마케팅에서는 스토리텔링이라는 것이 큰 변화를 가져다 준다. 근래 넷플릭스를 뜨겁게 달군 흑백요리사의 마지막 최종 두 사람을 대상으로 낸 과제는 자신의 인생을 표현하는 인생요리 메뉴를 내놓으라는 것이었다.

최종 결승전에서 에드워드 리의 본명은 이 균이고, 나폴리 맛피아 본명은 권성준이라는 것이 밝혀지면서 요리와 얽힌 인생 이야기를 꺼냈다.

요리의 맛에 멋이 곁들여 지면서 숙성의 과정이 덧칠해졌다.

그러면서 요리는 요리 이상의 예술이고 감성이 됐다. 보는 이들의 심금을 울리고 탄성을 자아냈다.

스토리텔링의 힘은 바로 그런 것이다.

스토리 그것은 쉬워보이지만 일종의 혁명이다.

코라시아, 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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