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앱 3위 ‘요기요’ 연합군 꾸렸지만, 해법이 될까

-현재 배달앱 이용자수 배달의민족 2218만, 쿠팡이츠 811만, 요기요 551만명
-네이버∙토스와 연대해 무료배달 시작했지만, 치킨게임으로 1등만 남을 수도

김지윤 기자 승인 2024.09.07 14:25 | 최종 수정 2024.09.07 14:56 의견 0
허서홍 GS리테일 부사장 겸 요기요 등기임원

배달앱 시장의 출혈경쟁이 심화하면서 배달 업계 전반적으로 어려움이 가중되는 가운데, 업계 3위인 요기요가 엔데믹 이후의 누적된 적자를 견디지 못하고 희망퇴직에 들어간 뒤 서둘러 네이버, 토스 등 IT 거물들과 엽합군을 꾸렸지만 과연 적자의 늪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배달의민족, 쿠팡이츠에 이어 3위 배달업체인 요기요는 지난 3일부터 토스와 손잡고 토스 고객들에게 ‘요기패스x’ 혜택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요기패스x는 요기요의 무제한 무료배달 제공 멤버십 서비스로 월 2900원의 요금이 발생하는데 토스 이용자들에게는 공짜로 무료배달 서비스를 하는 방식을 택한 것이다.

즉 토스의 월간이용자수 1842만명을 대상으로 영업기반을 조성하겠다는 계산이다. 토스앱에서 요기요 무료배달 혜택을 신청하고 요기요 계정에서 토스 계정을 연결하면 즉시 이용할 수 있는 방식으로 추가요금 없이 요기패스x를 이용할 수 있어 사실상 무료이용 방식을 내놓은 것이다.

토스 월간이용자수 1842만명은 배달앱 업계 1위인 배달의민족 월 이용자수 2218만명에 육박하는 인원이며, 현재 요기요 이용자 수인 551만명의 3배를 훌쩍 넘는 인원수다.

요기요는 지난 1년 간 누적적자 1000억원이 발생했는데, 원인은 이용자 수가 급격히 감소하면서 과거 업계 2위에서 올해 3월 3위로 떨어진 이후 1, 2와의 격차가 점차 벌어지면서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됐기 때문이다.

요기요는 지난해 6월에만 해도 쿠팡이츠 이용자의 2배 수준의 명실상부한 업계 2위였다. 당시 배민은 2152만명, 요기요는 737만명, 쿠팡이츠는 369만명으로 요기요가 쿠팡이츠의 딱 2배 많았다.

그러던 것이 올해 3월 쿠팡이츠가 무료배달서비스를 대대적으로 내걸면서 약진해 월 이용자수가 625만명으로 늘어난 데 비해 요기요는 570만명으로 떨어지면서 쿠팡이츠에게 2위 자리를 내줬다.

올해 8월 현재 월간 이용자 수는 배민 2218명으로 월등히 1위이고 이어서 쿠팡이츠가 811만명, 요기요가 551만명이다.

요기요가 늦었지만 네이버, 토스 등 IT거물들과 연합군을 꾸려 무료배달서비스 시장에 뛰어든 것은 당장 이용자 수를 늘려야 하는 절박함 때문이다.

요기요는 지난 4월 오너라고 할 수 있는 GS그룹 오너 4세인 허서홍 GS리테일 부사장을 사내이사로 등재시킨 바 있고 관리 총괄을 맡고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요기요는 2021년 8월 GS리테일이 사모펀드 어피니에쿼티파트너스, 퍼미라와 공동으로 요기요를 3000억원을 투자해 인수한 바 있다.

요기요가 대형 파트너와 손잡는 것은 크게 2가지 이유에서다. 우선 신규 이용자를 끌어들여 멤버십으로 붙잡아두는 '록인'(lock in)이 절실해서다. 1842만명의 토스 이용자에 더해 800만명가량으로 추정되는 네이버플러스 회원, 카드업계 점유율 1위 신한카드 이용자들에게 요기패스×의 혜택을 맛보게 해주고 다른 배달앱으로부터 떨어뜨려 놓겠다는 의도다.

또하나의 목적은 비용부담 상쇄다. 배달의민족, 쿠팡이츠는 무료배달 부담을 줄이기 위해 멤버십 비용을 받는다. 이들에 비해 자본력이 부족한 요기요는 무료배달을 안할 수도 없고 비용을 들여 출혈경쟁을 할 수도 없다. 이에 무료배달 비용을 파트너사들과 분담해 자사 부담을 줄인다는 전략이다. 요기요의 파트너들도 제휴를 통해 자사 회원들에게 혜택을 주면서 외연을 넓힐 수 있다.

요기요는 최근 중개 수수료까지 낮추는 승부수를 던졌다. 최근 요기요는 지난 14년간 고수해온 중개 수수료(12.5%)를 배민과 쿠팡이츠(9.8%)보다 적은 9.7%로 낮추기도 했다.

요기요 측은 네이버와의 연대 이후 토스와의 연대에 대해 큰 기대를 거는 분위기다. 업계에 따르면 요기요는 최근 네이버의 유료구독 서비스 네이버플러스 멤버십과 제휴를 맺은 후 일주일 만에 신규 구독자 수가 15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업계 전문가들은 무료배달이라고 하지만 어딘가에는 비용이 발생하고 이 비용은 누군가 지불해야 하는 한 지금과 같은 치킨게임은 시장의 건전성을 무너뜨리고 자본력이 강한 1등 이외는 다 죽을 수 있다고 경고한다.

업계 관계자는 “요기요가 자신들은 다른 배달앱들이 무료배달 부담을 점주에게 떠넘기는 것과 달리 제휴처와 윈윈하는 방식으로 이용자 혜택을 늘리는 방식이라고 주장하는데, 과연 연합군 입장에서 공동의 이익이 유지되는 지 그리고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비용의 발생 부분이 새로운 갈등 요소로 리스크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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