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달 18일 FOMC(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 통화정책회의가 예정된 가운데, 과연 미국이 기준금리 인상행진을 멈춘 지난해 7월 26일 이후 1년 2개월 만에 금리인하를 단행할 지 그리고 내린다면 얼마나 내릴 지에 세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미 지난달 열린 잭슨홀 미팅에서 제롬 파월 미 연준(fed) 의장이 금리인하 시점으로 9월을 강하게 거론했고, 인플레이션도 2%대로 진정 추세에 접어들면서 이번 9월 인하가 확실시 되는 가운데, 몇가지 인하에 힘이 실리는 지표들이 나왔다.
통상 FOMC가 열리기 2주 전에 연준이 내놓는 8월 베이지북(경기동향 보고서)이 나왔다. 이전 보고서 보다 경기침체 우려 지역 수가 늘어난 것이다.
베이지북은 미국 12개 연방준비은행(연은)이 관할 지역별로 은행과 기업, 전문가 등에 접촉해 최근 경제 동향을 수집한 경제 동향 관련 보고서다.
이 보고서에서 12개 지역 중 9개 지역에서 경제활동이 정체 또는 감소했다는 보고서를 냈고, 좋다고 보고서를 낸 곳은 3곳에 불과했다. 이 전의 7월 보고서는 좋다가 7곳에 나쁘다는 곳은 5곳이었는데, 이번에 나쁘다고 본 지역이 4곳 더 늘어난 것이다.
연준은 “고용주들이 수요에 대한 우려와 불확실한 경제 전망을 이유로 고용에 더 신중했고 인력을 확대할 가능성을 낮게 봤다”고 전했다.
여기에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가 7월 구인건수 통계인 JOLTs(구인·이직 보고서)를 발표했는데 2021년 1월 이후 최저치를 내놨다.
지난 7월 미국 기업들의 구인 건수가 3년 반 만에 최저치로 감소하면서 고용시장이 둔화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JOLTs를 보면 7월 구인 건수가 한 달 전보다 23만7000건 감소한 767만3000건으로 나타났다. 6월 수치는 818만4000건에서 791만 건으로 하향 조정됐다. 앞서 경제 전문가들은 7월 구인 건수가 810만 건을 기록했을 것으로 전망했다.
구인 건수는 지난 2022년 3월 1218만2000건을 기록한 이후 꾸준히 감소해 왔다. 미국의 고용시장은 연방준비제도(Fed)의 고금리 정책 속에서 최근 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편 7월 고용은 한 달 전보다 27만3000건 증가한 552만1000건이었으며 해고 건수는 176만2000건으로 6월보다 20만2000건 늘었지만, 여전히 낮은 수준을 유지해 고용 건수가 해고 건수를 앞지르고 있는 상황으로 현재까지는 고용시장이 심각한 정도는 아닌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경제전문가들은 오는 6일(현지시간) 공개되는 8월 고용 보고서의 실업률에 시선을 고정하고 있다. 지난 8월 5일 발표된 미국의 7월 실업률이 4.3%로 나타나면서 세계 증권시장은 블랙먼데이를 맞기도 했다. 경제전문가들은 8월 비농업 부문의 신규 고용이 16만1000건, 실업률이 4.2%를 기록해 7월보다 개선됐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여기에 캐나다 중앙은행이 4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0.25% 내려 4.24%로 낮췄다. 6월부터 3회 연속 금리인하를 단행하면서 금리인하 분위기에 힘을 싣고 있다.
캐나다 중앙은행은 인플레이션 둔화 추세와 경기 하방 우려 등을 고려해 금리를 낮춘 것이라고 설명했다. 캐나다 중앙은행은 지난 6월 G7(7국) 중 처음으로 금리를 내린 바 있다.
티프 매클럼 캐나다 중앙은행(BOC) 총재는 이날 “인플레이션 우려에 대한 증거가 거의 없고 수치가 지속적으로 낮아져 목표치(2%)에 가까워지고 있다”면서 “경제가 지나치게 위축될 우려에 대해서도 대응해야 한다”고 했다. 지난달 캐나다 통계청에 따르면 캐나다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대비 2.5% 상승해 2021년 3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캐나다 중앙은행이 세 차례 연속으로 금리를 인하한 것은 금융 위기로 세계 경제가 침체에 빠졌던 2009년 이후 처음이다.
캐나다의 지난 2분기 연간 성장률은 예상보다 높은 연 2.1%였다. 시장 예상치(1.6%)와 캐나다 중앙은행 전망치(1.5%)를 모두 웃도는 수준이었다.
결국 캐나다의 경우도 경기침체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에 인플레이션이 어느정도 진정되면서 금리인하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비슷한 상황인 미국의 금리인하 시점이 임박했음을 알 수 있다.
이번 주 말인 6일에 발표하는 미국 실업률 지수에서 이변의 수치가 나오지만 않는다면, 미국은 9월 18일 0.25%의 금리인하에 나설 것이 확실시 되고 있다.
금융계 관계자는 “미국은 인플레이션 진정과 고용 부진 우려 등 여러 지표상 9월 금리인하가 확실시 되고 있는데, 인하폭을 두고 고용지표 불안과 경기침체 우려를 보이는 그룹들이 빅컷(50bp 인하)을 주장하지만, 미국 경기침체의 징후가 뚜렷하기 전에는 빅컷 보다는 베이비컷(25bp 인하)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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