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아파트 단지 전경. 이달 31일 발표예정인 건설사 시공능력평가에를 두고, 주택 비중이 높은 건설사가 유리하다는 지적이 매년 이어지고 있지만 개선점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사진=수도시민경제

이번달 31일 국토교통부가 발표 예정인 건설사 시공능력평가 순위에서 10대 건설사의 순위가 지난해와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29일 본지가 입수한 2024년 건설사 시공능력평가 추정치에 따르면, 올해 시공능력평가 1위부터 4위까지는 지난해와 동일한 것으로 밝혀졌다.

1위에는 11년 째 1위를 지키고 있는 삼성물산이, 2위에는 현대건설이, 3위에는 지난해 3계단 올라섰던 대우건설이, 4위에는 역시 지난해 3계단 올라선 현대엔지니어링이 차지했다.

5위와 6위는 DL이앤씨와 GS건설이 자리바꿈을 했다. 지난해 6위였던 DL이앤씨가 5위에 올라선 반면, 검단 지하주차장 붕괴사고로 경영실적 부담을 안은 GS건설은 6위로 한계단 내려앉았다.

7위부터 9위 역시 지난해 순위와 동일했다. 7위에는 포스코이앤씨, 8위에는 롯데건설, 9위에는 SK에코플랜트가 차지했다.

관심의 10위에는 지난해 11위로 밀려났던 HDC현대산업개발이 다시 10위로 복귀해 10대 건설사 반열에 이름을 올렸다. 10위였던 호반건설은 10대 건설사 밖으로 다시 밀려난 것으로 알려졌다.

시공능력평가액에서도 4대 건설사의 규모가 크게 확대됐다. 1위 삼성물산이 전년 대비 11조2572억원 늘어난 31조9868억원, 현대건설은 2조3306억원 늘어난 17조3097억원, 대우건설은 1조8372억원 늘어난 11조6055억원, 현대엔지니어링은 2722억원 늘어난 10조82억원으로 추정됐다.

4대 건설사 모두 시공능력평가액 10조원을 넘어선 것이다.

특히 올해 10대 건설사에 복귀한 HDC현대산업개발은 1조1874억원이 늘어난 4조8887억원의 시공능력평가액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토부가 매년 산정하는 시공능력평가는 발주자가 적정한 건설업체를 선정할 수 있도록 건설공사실적·경영상태·기술능력 및 신인도를 종합 평가해 7월 31일 발표하며 8월 1일부터 적용된다.

발주자는 평가액을 기준으로 입찰제한을 할 수 있고, 조달청의 유자격자명부제, 도급하한제 등의 근거로 활용된다.

다만 현재의 도급순위의 기준이 되는 시평액 산정을 두고 실제 건설사의 시공능력을 제대로 반영하고 있는지를 두고 말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몇몇 건설사는 건설과 관계없는 분야의 자본금 비중을 크게 적용해 순위결정에 왜곡이 발생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근래 주택사업 비중이 늘어나면서 주택전문 건설사들의 순위가 높게 평가받는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한 건설사 영업담당자는 “실제 공공 및 민간 발주처들의 공사 발주시 도급순위를 10대, 30대, 50대, 100대 건설사 기준으로 제한하는 경우가 많은데, 공종별 평가가 있음에도 실제 공사발주에서는 공종과 관계없이 전체 도급순위를 기준으로 시공사를 선정하고 있어서 도급순위가 건설사의 공사능력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지금과 같은 평가기준을 대폭 손질하던지 아니면 도급순위 제도 자체를 없앨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주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