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셔 케이의 시장분석]구글과 테슬라가 끌고 내려가는 미국 주가

수도시민경제 승인 2024.07.26 16:35 | 최종 수정 2024.07.26 16:36 의견 0
미국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

미국 증시가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불과 이틀 전에 나스닥은 3% 이상 내려가는 등 근래 최고의 하락폭을 보여주었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이어지고 있는데, 이전보다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시장에서는, 일시적인 조정이라는 이야기도 있고, 순환매의 시작이라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펀드스트랫의 톰리 설립자는 빅테크에서 소형주로 대규모 순환매가 시작되었다고 지속적으로 주장하고 있습니다. 8월 동안에 빅테크는 부진할 것이며, 소형주 같은 경우에는 대략 15% 가량 상승할 것이라고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 12일의 데이터를 살펴보니 하루 빼고는 러셀2000(소형주 위주) 지수의 수익률이 나스닥 지수의 수익률보다는 좋은 것으로 확인이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정말 시장의 분위기는 이제 소형주로 가는 것일까요?

저는 소형주로의 순환매 가능성 보다는, 이번 'AI 붐'이 만들어낸 한 사이클이 종료가 되는 흐름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AI'에 대한 기대치가 생각보다 높다는 것을 시장이 알게 될 것이고, 미국 경제 상황이 생각보다 침체에 가깝기 때문에, 결국 이런 부분이 시장에 반영이 될 수 밖에 없다고 얘기한 바 있습니다.

이미 이전 분기(1분기) 실적 발표를 할 때, 여러 클라우드 컴퓨팅 기업들을 포함해서, AI 관련 기업들이 실적이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여왔었습니다. 결국 이번에 구글의 실적 발표를 통해서,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 역시 AI 효과를 보기에는 아직 '시기상조' 였음이 드러난 것입니다.

구글의 이야기를 잠시 드리자면, 구글 실적 발표는 간신히 월가의 기대 수준은 맞추었습니다. 그렇지만, 환호할 수준은 아니었습니다. 지금 AI 붐에 걸맞게, 실적 발표가 나면 "서프라이즈!"하는 실적을 시장에서는 기대했었는데, 예상치보다 불과 0.5% 정도 상회하는 매출 실적을 발표하였습니다.

그럼에도 구글은 미래를 보고 투자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AI가 단기적으로 고점인지 아닌지는 몰라도, 확실한 것은 앞으로 우리가 나아가야하는 방향이라는 것입니다. 구글은 2분기에 무려 130억 달러를 자본 지출로 사용했습니다. 전년 동기에는 69억 달러였으니, 거의 2배를 넘는 수준의 자본 지출을 한 것입니다.

그렇다면, 시장에서는 이것을 어떻게 받아들일 수 밖에 없을까요? '매출은 부진하는 흐름이 나오는데, AI에 대한 투자는 전년 동기 대비 2배씩을 올린다면? AI에 대한 매출은 어느정도 나오겠지?" 해서 구글의 재무제표를 봤을 것입니다.

구글의 사업부 중에서 AI와 직접 관련되어 매출이 나오는 곳은 클라우드 부문입니다. 클라우드 부문은 실적은 예상치보다 2.4% 정도 밖에 상회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왔습니다. 물론 전년 동기 대비로 놓고 보면, 28.8% 상승하긴 했지만, 이정도로 최근 AI 붐을 설명하기는 어렵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매출은 부진한데, 미래를 위해서 AI에 대한 투자는 줄일 수 없고, 실제로 AI에서 나오는 매출은 폭발적으로 성장하지 못한다면, 기업의 EPS는 어떻게 될까요? 단기적으로는 감소할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물론 투자자들이 장기적인 AI에 대한 관점을 믿고, 무슨 일이 있든지 구글이라는 기업과 빅테크를 믿고 가주면 되겠지만, 투자 시장은 그렇게 녹록지 않습니다. 다른 경제 지표나 상황 등 많은 변수가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거기다가 구글은 현지 시각으로 7월 25일 오후 2시 또 한번 당황스러운 상황을 맞이하였습니다. 오픈AI가 자체 검색 엔진 '서치GPT(SearchGPT)'를 전격 발표한 것입니다. 샘 알트만 CEO는 X(구 트위터)에서 "우리는 현재보다 훨씬 더 나은 검색을 만들 여지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올렸습니다.

가뜩이나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 발표로 하락세에 있던 구글 주가는 회복을 하지 못하고 다시 곤두박질 쳤습니다. "현재보다 훨씬 더 나은 검색" 여기서 현재는 구글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닐까요? 구글은 세계 검색 시장의 90% 정도를 장악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오픈AI의 플랫폼이 구글을 대체할 수 있을까요? 향후 진행 상황이 기대됩니다.

여기에 빅테크 중심의 주가 하락을 만들어낸 장본인이 또 한명 있습니다. 바로 테슬라 입니다. 테슬라는 올해 초부터 급격한 주가 급락으로 시장에 많은 관심을 받기도 했습니다. 그러던 중, 최근 들어 로보택시나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 등으로 주가가 상승하는 흐름을 보이기도 했지만 결국 다시 주가가 급락하는 모습입니다.

테슬라가 당초 8월에 내놓겠다던 로보택시를 10월로 연기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시장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요소로 작용하게 됐습니다. 실제 테슬라는 국내 투자자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자율주행 기술과 관련해 미국 내에서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자율주행 기술과 관련한 1위와 2위를 다투는 기업은 안타깝게도 테슬라가 아닙니다. 인텔의 모빌아이와 구글의 웨이모가 1등을 다투고 있습니다. 테슬라는 자율주행 기술과 관련하여 순위권 밖에 포진하고 있습니다.

물론 테슬라가 숨겨놓은 엄청난 기술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종합 기술 순위가 순위권 밖인 테슬라가 갑자기 로보택시를 올해 내로 공개해서 세상을 바꾸어 놓는다고 생각하기는 어렵지 않을까요?

'테슬라는 전기차 이상의 AI 기업이다' 라고 시장에서는 이야기합니다. 물론입니다. 그것이 테슬라가 나아가야할 지향점이기도 한 것은 분명한 듯 보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현재의 하락한 주가 수준 역시 시장에서는 고평가 된 것으로 볼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참고로 테슬라의 주가수익비율(PER)는 여전히 62 수준에 머물러 있으며, 선행주가수익비율 역시 68.96으로 상당히 높은 수준입니다.

이런 구글과 테슬라 등 빅테크를 중심으로 한 실적 부진과 그에 따른 'AI 붐'에 대한 우려로 빅테크를 중심으로 한 나스닥 지수의 하락을 가져온 것입니다. 그렇다면 앞으로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이미 AI에 대한 기대감이 가져온 모멘텀은 다소 약해졌습니다.

이제는 그동안 눈가리고 보지 않았던 경제 지표들이 눈에 들어올 것입니다. 그렇다면 기준금리 인하를 기대한다고 하더라도, 앞으로는 순환매가 아니라 경기 침체를 걱정을 해야할지도 모릅니다. 여기서 가장 큰 변수는 바로 '대선' 입니다.

또 대선을 위한 온갖 돈풀기 정책으로 잠시 경제 흐름이 보이지 않게 막을 수는 있겠지만, 이미 침체 국면으로 향하고 있는 경제 상황을 되돌리기는 쉽지 않아보입니다. 방향성을 보지 않고 단기적으로 대응하는 투자법은 흔들리는 시장에서 견디기 힘들 것입니다.

참고로 트럼프는 현재 진행중인 '비트코인 컨퍼런스 2024'에 마지막날인 7월 27일에 참석하여 기조연설을 할 예정입니다. '비트코인 전략 보유고'에 대한 발표가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많은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피셔 케이, 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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