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이야기]바보들의 행진, 원형선회(Circular Mill)

수도시민경제 승인 2024.10.18 07:07 의견 0


미국의 과학자 윌리엄 비브 (William Beebe)는 1921년 남미 가이아나(Guyana) 정글에서 놀라운 장면을 보았다.

그 장면은 개미 떼가 400m나 되는 큰 원을 그리며 맴돌고 있는 것이었다.

너무 큰 원이어서 개미가 한 바퀴 도는데 거의 두 시간 반이나 걸렸다고 한다.

개미 떼는 단 한 마리도 이탈하지 않고 쉬지 않고 이틀 동안이나 돌고 또 돌다가 대부분 지쳐서 죽고 말았다는 것이다.

그 이유를 연구해보니 개미들은 앞선 개미가 흘려놓은 화학 물질을 따라 이동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맨 앞에 선 개미가 가면서 화학물질을 흘려놓으면 그 다음 개미가 그 뒤를 따르고,

또 뒤따르는 그 개미가 화학물질을 흘려놓으면 그 뒤를 따르는 개미도 대열을 이탈하지 못하고 그 뒤를 계속 따른다는 것이다.

병정 개미들이 인도하는 앞선 개미를 따라 돌고 돌면서 모두가 죽어가는 이 죽음의 행진을 과학자들은 원형선회(Circular Mill)라고 이름 붙였다.

이 현상은 지도자가 잘못된 길을 가면 따르는 사람들이 파멸의 길로 나갈 수 있음을 보여준다.

아마존의 개미들 가운데 앞에 가는 개미를 따르지 않는 개미가 몇 마리만 있었다면 개미군단 전체가 처참한 최후를 맞이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러시아의 문호 도스토예프스키는 “한 나라가 흥하려면 사회의 여러 분야에 훌륭한 리더들이 있어야 하지만, 나라를 망하게 하는 데에는 리더 자리에 있는 한 두 사람이면 충분하다.”라고 하였다. 반면에 힘있는 사람이다 싶으면 그저 아무런 생각 없이 이리 우르르 저리 우르르 몰려가는 우매한 군중이 진짜 원형선회의 원인일 것이다. 현명한 국민은 절대 바보같은 지도자를 뽑지 않을 테니까. 특히 거짓말쟁이, 사기꾼, 부패의 원흉을 좋다고 따르지 않을 것이니...

코라시아, 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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