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경기실사지수, 29개월 연속 ‘부정적’…반도체 웃고 건설 울고

-종합경기 전망 BSI(97.1), ’22.4월(99.1) 이후 29개월 연속 부진
-반도체 포함된 전자․통신장비(116.7)는 23개월만에 최대치
-“기업심리 개선 위해 세제지원 강화와 노사갈등 지양 필요” 지적

김지윤 기자 승인 2024.07.24 08:12 의견 0
8월 기업경기실사지수가 97.1을 기록해 29개월 연속 '부정적'으로 조사됐다. 자료=한경협

기업들이 느끼는 향후 기업 경영 환경에 대한 심리를 나타내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Business Survey Index)가 29개월 연속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나 코로나19 팬데믹 때부서 시작된 기업 경영 어려움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제인협회(이하 한경협)가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BSI 전망치를 조사한 결과, 올해 8월 BSI 전망치는 97.1를 기록하며 기준선 100을 하회했다. BSI 전망치는 2022년 4월(99.1)부터 기준선 100을 29개월 연속 하회하고 있다.

BSI가 100보다 높으면 전월 대비 긍정적 경기 전망, 100보다 낮으면 전월 대비 부정적 경기 전망을 나타낸다.

7월 BSI 실적치는 93.6으로 조사돼 8월 BSI가 다소 개선됐지만, 기준치인 100을 여전히 밑돌았다. 2022년 2월(91.5)부터 30개월 연속 부진으로 나타나 기업들의 실적 악화가 장기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8월 BSI는 제조업(94.8)과 비제조업(99.5)이 동반 부진했다. 제조업은 반도체 호조에 힘입어 지난달(88.5)에 비해 6.3포인트 반등했지만, 내수부진 우려가 지속되면서 역시 기준선인 100에는 못 미쳤다. 제조업은 올해 4월(98.4)부터 5개월 연속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 비제조업은 지난 7월 105.5로 올해 들어 처음 기준선 100을 초과했으나 한 달 만에 다시 기준선을 밑돌았다.

세부적으로 반도체가 포함된 전자·통신장비 BSI 전망치는 116.7로 7월 94.1 대비 크게 개선됐다

8월 제조업 전망은 세부 업종(총 10개) 별로 전망이 크게 엇갈렸다. 세부 산업 중 ▸의약품(125.0) ▸전자 및 통신장비(116.7) ▸목재․가구 및 종이(111.1) ▸식음료 및 담배(105.6) ▸일반·정밀기계 및 장비(105.0) ▸석유정제 및 화학(103.3) 등 6개 업종은 호조 전망을 보였다. 반면, 이를 제외한 나머지 4개 업종은 90 이하의 낮은 전망치를 보이며 제조업 경기심리 부진을 주도했다.

4개 업종은 ▸비금속 소재 및 제품(64.7) ▸섬유·의복 및 가죽·신발(70.0) ▸금속 및 금속가공 제품(82.1) ▸자동차 및 기타운송장비(89.2) 등이다

한경협은 최근 반도체 수출의 호황에 힘입어 전자 및 통신장비(116.7) 중심으로 제조업 심리가 일부 개선되었지만, 고금리 장기화 등에 따른 내수 위축 우려도 상존해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풀이했다.

비제조업 세부 업종(총 7개) 중에서는 휴가철 특수가 예상되는 ▸여가․숙박 및 외식(135.7) ▸운수 및 창고(104.0)의 업황 개선이 전망된다. 그러나 소비 부진이 지속되고 있는 도․소매(98.1), 수주 실적이 불안한 건설(95.3) 등 나머지 5개 업종은 기준선(100.0)을 하회하며 업황 부진이 예상된다.

특히 부동산시장 침체를 반영한 건설수주는 2024년 5월 기준 전월 대비 35.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 전체적으로는 전년 대비 18.5% 감소했다.

8월 조사부문별 BSI는 모든 부문에서 업황 부진(▸수출99.2 ▸고용97.6 ▸채산성 96.3 ▸자금사정 94.7 ▸내수94.2 ▸투자91.5 ▸재고107.2)이 전망 된다. 모든 부문에서 부정적 전망이 나타난 것은 수출이 101.0에서 98.1로 부정 전환된 올해 7월 전망 이후 2개월 연속이다.

한경협은 특히, “제조업 재고(112.0)가 지난 2020년 7월(112.9) 이후 약 4년 1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어, 하반기 미국과 중국의 성장 둔화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투자·생산의 연쇄적인 위축도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최근 수출 중심의 경기회복 흐름이 나타나고 있으나, 반도체, 조선 등 일부 업종에 국한되어 있고, 나머지 상당수 기업들은 고금리, 고환율로 인한 재무부담과 실적부진 압박감이 여전한 상황이다"라며, “기업 심리 안정을 위해 법인세제를 개선하고, 노조법 개정 등 노사갈등을 악화시킬 수 있는 입법을 지양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지난 7월 4일부터 11일까지 한경협이 금융업을 제외한 매출 상위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대상 기업의 62.8%인 377개사가 응답했다.

조사방법은 응답기업의 자기기술 및 조사원의 질의를 병행했다.

김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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