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포’ 대졸자 400만 시대 “맞춤형 교육이나 스타트업으로 해결해야”

-전체 비경제활동인구 감소세에도 고학력자만 늘어…고임금과 AI가 주범
-고교 교육과정부터 획기적 변화 필요, 스타트업 지원 확산 필요 목소리

김한식 기자 승인 2024.07.21 09:23 의견 0
일자리 창출 대안으로 스타트업 활성화가 중요하다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사진=창업진흥원 홈페이지

21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5월 경제활동인구 청년층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구직 활동을 하지 않는 속칭 ‘일포(일을 포기하는 사람)’ 대졸자가 올해 상반기 400만명을 넘어서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뜩이나 최저임금 상승으로 고용을 꺼리는 사회 풍조에 더해 AI화가 급속하게 진행되면서 일자리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청년·고학력자 중심으로 구직 활동을 중단한 사람들이 가파르게 늘고 있어 노동시장 침체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21일 현재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월평균 대졸 이상(전문대 포함)의 학력을 가진 비경제활동인구는 405만8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만2천명 늘었다. 1999년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이후로 상반기 기준 가장 많다.

구직시장을 떠난 사유로는 육아·가사·연로·심신장애 등 다양하다. 조건에 맞는 일자리를 찾지 못해 취업을 포기한 구직 단념자나 고용 조사에서 '그냥 쉰다'고 답한 사람도 상당수 포함됐다.

최근 전체 비경활의 감소세에도 대졸 이상 비경활은 증가세가 뚜렷하다. 대졸 이상 비경활은 코로나 팬데믹 당시인 2021년 상반기(404만8000명) 처음 400만명을 넘어선 뒤 이듬해 큰 폭(-13만6000명)으로 줄었지만 다시 2년째 늘고 있다. 전체 비경활 인구는 상반기 기준으로 2022년 이후 3년째 줄고 있다.

고학력자를 중심으로 비경활 인구가 가파르게 늘면서 전체 비경활에서 대졸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올해 상반기 25.1%를 기록, 처음 25%를 넘어섰다. 특히 대졸 이상 청년층(15~29세) 비경활 인구는 59만1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000명 늘었다.

구직시장을 떠나기 직전 직업은 도소매·사업시설 관리 등 업종에서 일한 사람이 많았고 직업군 기준으로는 사무직·단순노무직·임시직 비중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전문가나 기술이 있는 고학력자는 일자리를 잃어도 비경활로 빠지지 않고 구직시장에 남아 '실업자'가 되는 경우가 많았다.

이와 같은 고학력 비경활 인구 증가현상에 대해 노무 관련 한 전문가는 “기본적으로 산업 발전 속도가 느려진데다가 최저임금 상승속도가 빨라져서 중소기업을 포함해 소상공인들이 종업원을 뽑지 않는 풍토가 형성돼있다. 웬만한 기업이나 공장에서 로보트를 이용하는 자동화가 늘고있고, 사무직의 경우 AI기능을 도입하면서 일자리 자체가 대폭 줄어들고있다”면서 “앞으로가 더 문제인데, 한국은행 자료를 봐도 앞으로 10년 이내에 341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진다고 할 만큼 향후 전통적인 개념의 일자리 감소추세는 지속될 것이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미래 일자리 변화에 대해 대학교는 물론 고등학교부터 미래 일자리 맞춤형 교육이 진행될 필요가 있다. 변화에 따라 생겨나는 일자리와 그에 필요한 기능이나 지식을 갖추는 교육을 통해 장기적인 문제 해결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면서 “특히 다양한 아이디어를 반영하는 스타트업 장려 문화를 확산시킬 필요가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김한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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