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시중은행 중 가장 실적이 나쁜 우리은행이 지난 12일에 이어 오는 24일 가계대출 금리를 추가 인상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정부의 대출규제 정책을 배경삼아 이익 챙기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24일부터 아파트 담보대출 중 5년 변동금리 상품의 대출 금리를 0.20%포인트(p) 상향 조정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영업점에 송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파트 외 주택담보대출 중 5년 변동금리 상품의 대출 금리는 0.15%p 인상한다.
우리은행은 또 전세자금대출인 우리전세론 2년 고정금리 상품의 대출 금리도 0.15%p 높이기로 했다.
앞서 우리은행은 지난 12일에도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 금리를 각각 소폭 인상한 바 있다. 불과 2주일도 지나지 않아 다시 금리 조정에 나서는 등 시중은행 중에서 가장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지난 1일에는 하나은행이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최대 0.2%p 인상했고, KB국민은행도 3일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0.13%p, 11일 전세자금대출 금리를 최대 0.2%p 높였고, 신한은행 역시 15일 금융채 5년물 금리를 기준으로 하는 모든 대출 상품 금리를 0.05%p 인상했다.
이는 금융당국이 집값 상승과 맞물린 가계대출 증가세를 우려하며 은행권에 적극적인 관리를 압박하는 상황에서 이뤄진 금리 조정이다.
현재 우리은행이 타 은행에 비해 대출금리 인상에 속도를 내는 것을 두고, 업계에서는 국재 주요 은행 중 가장 실적이 나쁜 우리은행이 예대마진을 통해 이익규모를 늘리려는 속셈이 담겨있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특히 우리은행은 임종룡 회장이 취임한 2023년부터 타 은행에 비해 유독 영업이익이 크게 감소했다.
우리금융지주의 2023년 실적을 보면 매출은 41조9863억원으로 전년 42조3727억원 대비 3864억원 줄어들었고, 영업이익은 2022년 4조4305억원에서 3조4990억원으로 9315억원 줄었다. 1년 사이에 영업익이 21%나 줄어든 것이다.
같은기간 신한지주의 영업이익은 3.3%, KB금융 영업이익은 21.7%, 하나금융지주 역시 소폭이나마 늘었다..
오로지 우리금융지주만 매출과 영업익 모두 줄었고, 특히 영업익은 대폭 줄어들어, 가장 경쟁력 없는 금융기관으로도 이름을 올렸다.
조만간 은행들의 올 2분기 실적이 발표 예정이지만, 역시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 분위기다.
여기에 우리은행은 직원들의 횡령사고 1위라는 오명을 가지고 있는 은행이다.
지난 1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2014~2023년 국내 은행별 횡령 사건 내역'에 따르면, 해당 기간 외국계은행과 국책은행을 포함한 17개 국내 은행 중 횡령액이 가장 큰 은행은 우리은행으로 총 772억7780만 원의 횡령이 발생했다. 지난해 595억 원에 달하는 횡령사고가 발생한 경남은행(10년 합계 총 611억8120만 원)이 뒤를 이었다.
우리은행은 횡령액만 많은 것이 아니었다. 횡령에 가담한 직원 수도 31명으로 전체 은행권에서 가장 많았다. 횡령액 2위인 경남은행에서 10년간 적발된 인원수는 5명에 불과했다. 5대 은행과 비교하더라도 우리은행 횡령 직원은 하나은행(29명)이나 NH농협·KB국민은행(각 23명)보다 많았다.
횡령액 환수율도 압도적 '꼴찌'였다. 10년 횡령액에 대한 우리은행 환수율은 1.7%(13억1370만 원)에 그쳤다.
금융투자업계 한 전문가는 “우리은행은 횡령사고 절대적 1위라는 오명을 가지고 있고, 실적도 타 은행에 비해 밀리고 있는데, 금리 올리는 데는 1등을 달리는 모습이 좋지않아 보인다”면서 “임종룡 회장 같은 정부 관료 출신 특히 모피아가 대선 과정에서 역할을 했다는 이유로 최고경영자가 되는 관행이 있다보니 은행 실적이나 도덕성이 망가지는 모습을 보이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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