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부터 12일까지 진행된 의왕시의회의 의왕도시공사 업무감사장. 사진=수도시민경제

지난 11일부터 12일까지 이틀동안 열린 의왕시의회의 의왕도시공사 업무감사는 아침 10시에 시작해서 밤 12시가 돼서야 끝났다. 체력전이란 생각이 우선 들었다

12일 이틀째 업무감사의 시작은 더불어민주당 소속 한채훈 의원의 방청석 인원들의 자리배치 조정 요구부터 시비가 시작됐다. 전날 방청인들이 증인 선서를 하지 않은 상황에서 증인들의 답변 보조 역할을 한 것에 대한 시민들의 민원이 있어서 이를 조정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국민의힘 소속 노선희 의원은 방청석에서의 업무 보조 상황이 오늘도 지속될 경우에 해당 사실에 대해 경고를 주거나 퇴장명령을 내릴 수도 있는데 처음부터 방청석 인사들 자리배치를 바꾸는 처사는 무리한 조치라고 반박했다.

결국 두번의 정회 끝에 위원장의 직권으로 방청인들의 자리배치를 바꾸면서 업무감사는 시작 40분이 지나서야 시작됐다.

시작부터 기싸움을 벌이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방청인들의 자리배치를 바꿀 수도 있고, 그대로 둔 상황에서 증인들의 보조역할을 할 경우에 강력한 경고를 줄 수도 있는 것 모두 납득할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 그걸 결정하는데 40분 이상을 소요했다. 아쉬운 모습이었다.

이러한 여와 야 간의 다툼은 밤 12시까지도 지속됐다. 그나마 여의도 국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고성과 묻지마 반대 현상은 벌어지고 있지 않아서 중앙정치보다는 지방정치가 좀 더 성숙한 모습을 보였다.

문제는 백운밸리 사업과 관련해서 지나치리만큼 집요하고 반복적인 의원들의 질의가 이어지면서 많은 시간이 소요됐다. 업무감사지만 상생 할 수 있는 대안을 찾는데 힘을 모으는 모습이었다면 더 좋았을 것이었다.

현재 백운밸리 사업 관련 의왕시민들의 염원이라고 할 수 있는 공공기여사업 추진 관련 의왕도시공사와 해당 사업을 주관하고 있는 주체의 애로사항에 대해 여당의원들과 야당의원들의 분위기가 명확하게 갈렸다.

수년째 추진이 중단된 공공기여 사업에 대해 국토부가 결론을 내주지 않는 데 대해 의왕시민의 염원사업인 만큼 여와 야가 모두 힘을 합해야 하는데, 여당 의원들의 사업 추진 재촉 요구에 대해 야당의원들은 백운밸리 사업에 대한 문제점 여부에 대한 질의와 공공기여 사업에서 일어날 수 있는 문제점 중심의 질의로 모아졌다.

수년째 사업추진이 진행되지 않은 공공기여사업에 대한 문제점 지적에 더해 해결방안과 의회 차원의 지원이 무엇인지도 비중있게 물었다면 좀 더 건설적이었을 것이다.

오죽하면 사업 추진사 대표가 의원들을 향해 "꼭 좀 도와주세요"라고 호소를 했을까.

의왕백운밸리 사업 관련해서 일부 세력의 고발과 무마를 전제로 한 불법적인 대가 요구 문제제기 등에 대해서도 실체를 밝히는 것에 집중하기 보다는 사업 자체의 이익구조와 공사발주와 관련된 문제점 중심의 질의에 편중됐다.

백운 프로젝트에 대한 고소 고발 관련해서도 이미 여러 차례 감사원 조사와 검찰 수사를 통해 무혐의 받은 것을 두고도 재차 문제제기를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2년 전에 공모를 통해 취임한 의왕도시공사의 본부장 인선 과정에 대해 공정하지 않았다는 의혹을 제기했는데, 그동안 많은 의혹 제기와 여러 차례 감사와 조사를 통해 문제 없다는 것이 입증된 사항이라는 해명이 있었다. 이 부분에 대한 공방으로도 귀중한 1시간 이상을 썼다.

의왕도시공사 사옥 건립과 관련해서는, 현재와같이 월세를 살 경우 연 1억원의 임대료를 50년 물어봐야 이자비용까지 합해서 70억원 들어가는데 사옥 건립비로 270억원이 들어가는 건 사업성 측면에서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질의도 나왔다. 경제성 중심의 사업성검토를 지적한 것이었다.

삼성그룹이나 현대차그룹이 강남 핵심지역에 사옥을 지을 때는 임직원의 복리와 경제성 이상의 가치를 생각한 것 아니겠는가 하는 생각도 들게 했다.

이번 업무감사를 보고 느낀 대표적인 감상은 의원들의 분석이 좀 더 깊이가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을 남겼다. 사전에 깊이 있는 조사를 통해 증거를 확보한 상황에서 문제제기를 하고 답변을 듣는 수준으로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했다.

국회의원과는 달리 별도의 보좌관이 없는 상황에서 모든 것을 혼자 해결해야 하는 입장을 감안하면, 시의원들의 노고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고 최소한의 보조인력이 필요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의원들의 반복적인 지적이 이어지다 보니 답변에 나선 증인들의 태도도 변명 중심으로 흐를 수 밖에 없었다. 질문이 좋아야 답이 좋다는 말이 있듯이 피감기관으로부터 원하는 답을 얻기위해서는 좀 더 정확하고 세심한 질문에 더해 좀 더 깊이있는 전문성이 필요하다는 것을 경청하는 입장에서 느꼈다.

옛날 고사성어에 '선악 개오사(善惡皆吾師)'란 말이 있다. 선과 악 모든 근원은 내가 하기 나름이라는 것이다. 가는말이 고와야 오는말도 곱다는 의미다.

앞으로는 좀 더 서로가 생산적으로 그리고 시민의 시간을 너무 많이 뺏지 않기 위한 노력을 해줬으면 하는 바램이다.

이기영, 편집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