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 가계 비상’…집중관리 '7대 생필품' 가격 일제히 올라

-사과는 OECD 중에서 가장 비싸고, 돼지고기는 2번째로 비싸
-한국소비자원, 6월 다소비 가공식품 가격 공개…국수는 14.8% 폭등

김지윤 기자 승인 2024.07.05 09:27 의견 0
시내 대형 마트의 사과 판매 코너, 현재 우리나라 사과값은 OECD 중 가장 비싸다. 사진=수도시민경제

한국소비자원이 집중적으로 관리하는 계란·식용유·화장지·라면·우유·밀가루·설탕 등 7대 생필품 가격이 지난달 일제히 올랐다. 7대 생필품 외에도 생활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국수·간장·고추장 등 필수 생필품은 한달 만에 8~15% 상승해 물가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소비자원은 매달 7대 생필품과 다소비 가공식품 27개 품목 판매 가격을 조사해 가격정보 종합포털 '참가격'을 통해 공개한다. 조사 대상은 유통업체의 할인 등이 반영된 실제 판매 가격이다.

5일 소비자원에 따르면 계란 한개는 638원에서 660원으로 3.4% 올랐다. 식용유 판매가격은 100㎖에 1천44원으로 2.0%, 화장지는 1롤에 935원으로 1.5% 각각 상승했다.

라면은 1개에 791원으로 0.9%, 우유는 100㎖에 419원으로 0.4% 각각 상승했다. 밀가루는 100g에 235원으로 0.3%, 설탕은 100g에 372원으로 0.2% 각각 올랐다.

이 중 계란과 설탕, 식용유, 밀가루, 화장지 등 5개 품목 가격은 두 달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지난달 7대 품목 가격은 3월과 비교하면 우유(10.7%), 계란(5.7%), 밀가루(4.0%), 식용유(3.0%), 화장지(2.9%), 설탕(1.3%) 등 6개 품목이 올랐고, 라면만 2.4% 내렸다.

소비자원이 매달 조사하는 다소비 가공식품 27종의 6월 판매가격을 보면 국수(14.8%)와 간장(8.3%), 고추장(7.9%) 등 14개 품목 가격이 전달보다 상승했으나 햄(-5.5%)과 콜라(-5.5%), 컵밥(-5.1%) 등 13개 품목 가격은 내렸다.

국내 간장 시장 1위 업체인 샘표식품은 지난달 중순 간장 제품 가격을 평균 7.8% 올렸다.

이달에는 제조사가 납품가를 순차로 올린 김과 식용유·장류·초콜릿이 포함된 제품 등 수 십여개 품목의 소비자 가격이 편의점과 대형마트에서 오른다.

생필품 가격 상승으로 인한 정부의 부담은 지난달 이창용 한은 총재의 입을 통해서 이미 이슈가 됐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달 18일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기자 간담회’에서 “한은의 목표는 물가안정이며, 물가 수준이 높은 상황에서 통화정책만으로 할 수 있는 것에는 여러 제약이 있기 때문에 구조적인 문제를 정부에서 중장기적으로 해결해줬으면 좋겠다”면서 농산물 수입 확대 등을 대안으로 거론한 바 있다.

한은은 ‘우리나라 물가 수준의 특징과 시사점’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한국의 전체 물가 수준은 주요 선진국의 평균 수준이지만 필수 소비재인 의식주 물가는 OECD 평균인 100보다 55% 높다는 분석을 내놨다. 특히 의식주 가운데 식료품과 의류·신발은 OECD 평균보다 약 1.6배, 주거비는 약 1.3배 높다고 지적했다.

한은은 농산물 가격이 높아지는 이유로 낮은 생산성과 개방도, 비효율적인 유통구조를 지목했다. 임웅지 한은 조사국 물가동향팀 차장은 “국내 농업은 농경지 부족, 영농 규모 영세성 등으로 생산성이 낮아 생산 단가가 높고, 일부 과일·채소의 경우 수입을 통한 공급이 주요국에 비해 제한적인 데다 농산물의 유통비용도 상승하고 있다는 데 기인한다”고 평가했다.

한은의 농축산물 가격의 세부 품목 수준을 보면 사과가 OECD 평균보다 2.8배 비싼 것을 비롯해 감자(2.1배) 돼지고기(2.1배) 등으로 OECD 평균의 2배를 넘었다. 사과는 OECD 국가 중 가장 비쌌고, 돼지고기는 두 번째로 비쌌다.

김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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