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셔 케이의 시장분석]돈 세기 전에 정치 상황과 금융시장 변화를 살펴야

수도시민경제 승인 2024.07.03 10:43 | 최종 수정 2024.07.03 16:50 의견 0
올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유리한 지지율을 보이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1. ‘정치적 상황 변화’ 이야기.

통상 주식이든 채권이든 부동산이든 '투자'를 성공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세 가지 요소가 충족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첫 번째는 '좋은 자산을 사는 것'이며, 두 번째는 '좋은 타이밍에 사는 것'이며, 마지막은 '충분한 금액을 투자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좋은 타이밍인지에 대한 판단이 명확히 서야지, '충분한 금액'을 투자할 것입니다. '지정학적 상황' 역시 좋은 타이밍을 찾는 좋은 요소지만, '정치적 상황' 역시 좋은 타이밍을 판단하는데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올해는 특히나 정치적 상황 변화가 정말 중요합니다. 그 이유는 올해는 전세계 60개국 이상에서 선거가 실시되는데, 이들 나라의 인구를 더하면 세계 인구의 절반에 해당하기 때문입니다. 그만큼 올해는 정치적 이슈가 시끄러울 수 밖에 없습니다.

그 중에서도 으뜸은 단연 '미국 대선'일 것입니다. 미국 대선이 점점 흥미를 더해가고 있습니다. 알다시피 이번 대선의 두 경쟁자는 과거에 한번 치열하게 합을 주고 받았던 '바이든과 트럼프'입니다. 바이든과 트럼프가 이번 대선을 통해서 2차 대전을 치루는 것이지요.

원래도 트럼프 대통령 후보자가 유리하다는 이야기가 있었지만, 최근 미국 대선 토론회를 거치면서, 분위기는 더더욱 트럼프 쪽으로 쏠린 상황입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토론회에 나와서, 토론 내용은 둘째 문제고, 말 자체를 하는 것을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참모진들은 바이든을 변호하기 위해서 '대통령이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는 안정적이다'라는 발언을 하였는데, 이 발언이 유권자들에게는 더 큰 의구심을 키웠습니다. 대통령이라는 자리가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만 잘해서 정상적인 역할 수행이 가능하냐는 것이지요.

거기다가, 트럼프는 이제 지난 2020년 대선 결과 뒤집기 협의를 걱정하지 않아도 되게 됐습니다. 이 부분은 트럼프 대통령의 아킬레스 건이었습니다. 여기서 혐의가 인정되면 미국 내부 여론만 놓고 보더라도 상당히 부정적인 상황이었기 때문에 트럼프 입장에서는 이 혐의를 벗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했습니다.

트럼프는 관련 혐의에 대해서, 대통령 시절의 행위는 퇴임 이후에도 면책 특권 대상이라고 법원에 유권해석을 의뢰했었습니다. 1심과 2심에서는 이 주장을 기각했지만,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져서 그런가요? 대법원에서는 결국 이 주장을 받아들여준 것입니다. 이로서 트럼프의 재선에 최대 걸림돌이 거의 사라졌습니다.

트럼프는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우리 헌법과 민주주의의 큰 승리'라고 자축하기도 했습니다.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한다면, 가장 큰 변화는 '관세 인상'과 '이민자 억제'일 것입니다. 트럼프는 중국을 대상으로 60%의 관세, 그리고 모든 수입품에 대해서 1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했습니다. 참고로 현재 바이든 정부에는 중국을 대상으로 분야별로 상이하긴 하지만 관세를 많이 부과한 경우 40% 정도 부과하고 있습니다.

지금 월가에서는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한다면 결국 재정 확대에 따른 재정 적자 문제가 심화되고, 관세 인상에 따라서 결국 이는 미국에 들어오는 수입품의 물가를 상승시킬 것이고, 대략적으로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를 1.1% 가량 올리게 되는 효과를 가져올 것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최근에 소비자물가지수의 흐름이 다소 하향 안정되는 느낌은 있지만, 명확하게 '물가가 잡혔다'라고 보기에는 아직 시기상조인 상황에서 트럼프가 이러한 조치를 취한다면 이는 물가 안정에는 보탬이 되지 않을 것이고, 그러면 재정 적자 우려와 함께 당연히 채권 금리가 장기채 중심으로 상승하게되는 '베어 스티프닝(장기 금리가 단기 금리보다 더 빠르게 상승하는 현상)'에 대한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게 되는 것이지요.

제 개인적으로는 두가지 우려를 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는 우리나라와 관련된 부분입니다. 트럼프가 대통령이 될 경우, 여러가지 변화가 우리나라에도 있겠지만 그 중에 가장 큰 갈등을 불러일으킬 부분이 한국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의 성격에 대한 부분이 될 것입니다.

지정학적 상황을 고려할 때 트럼프가 대통령이 된다고 그가 말하는 것처럼 당장 주한 미군을 철수시키는 것은 어렵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주한미군의 성격을 방위군에서 '전략기동군'으로 전환하는 것은 충분히 검토하고 실시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한마디로 한반도 붙박이 군대가 아니라 다른 필요가 있다면 타 지역으로 파견될 수 있는 군대로 전환이 되는 것이지요.결국 이런 부분은 우리 정치권과 국민들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서 큰 위협이 될지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두 번째 부분은, 과거의 역사를 놓고 봤을 때 이미 한 차례 미국이 전세계를 대상으로 고율의 관세를 매기게 되면서, 그 결과는 결국 전세계적인 경제 공황으로 몰고간 역사가 있습니다. 지금 트럼프가 이야기하는 내용을 들어보면 그 때를 생각나게 합니다.

이처럼 정치적 상황 변화가 올해 특히 심상치 않습니다. 투자를 하시는 것은 좋습니다. 그렇지만 최소한 이런 변화는 알고 계시는 것이 훨씬 더 좋을 것입니다.

2. ‘금융 시장 이야기’

주식과 채권 시장을 포함한 금융 시장은 최근 혼조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트럼프와 바이든의 TV 토론회에서 트럼프가 사실상 압승을 하면서, 금융 시장이 요동치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오히려 미국의 주가지수 상황은 나쁘지 않은 상황입니다. 오히려 채권 시장은 갑작스러운 급격한 금리 상승이 발생하였습니다. 다행히 어제 제롬 파월 미 중앙은행 의장이 "우리는 디스인플레이션 경로에 복귀했다"라고 발언하면서 이 같은 급격한 금리 상승을 억제하여 주었습니다.

오히려 채권의 경우에는 월가에서 '지금 또 한번 채권의 가격이 매력적인 시기가 찾아왔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경제 상황은 오히려 채권 금리 하방 압력이 큰 상황에서, 외부적인 다른 이슈들로 일시적으로 장기 금리가 크게 뛰어올라온 것이라는 것입니다.

실제로, 미국 경제는 지속적으로 침체의 흐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둔화가 되고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적정 수준에 비해서는 높은 상황이며, 그동안 이미 장기간 지속적으로 이어져온 고물가 여파로, 이미 절대적인 물가지수 수준이 높습니다. 최근 미국에는 고가의 식당이 아닌 일반적인 음식점에 가서, 음식 몇 개 시켜먹으면 팁까지 포함해서, 1인 기준 5만원을 훌쩍 넘는 상황입니다.

그렇다 보니, 최근에 개인소비지출 데이터부터 시작해서 소비 관련 데이터가 정체되는 등 좋지 않은 흐름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지요.. 소비가 냉각이 되는 것이 가장 우려할 부분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소비가 냉각되는 상황에서는 당연히 기업들은 재고가 늘어날 수 밖에 없고, 생산은 감소하고 기업들의 수익성은 좋지 않아지겠죠? 이런 부분은 여실히 최근 발표된 ISM-제조업 PMI 데이터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미국 공급관리협회(ISM)에서 발표한 6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8.5를 기록해서 월가 예상치인 49.1을 현저히 하회하였습니다. 참고로 이 지수는 지난 20개월 중에 1개월을 제외한 19개월 내내 위축 국면(수치가 50 이하)인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세부 항목들을 살펴보아도 대부분의 하위 지수는 하락세를 나타낸 것이지요.

이 외에도 경제 지표들을 살펴보면, 미국의 경제는 분명히 둔화되고 냉각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는 채권이 선호될 수 있는데, 외적 변수(대선 이슈 등)에 의해서 채권 가격이 지나치게 떨어지고 있으니 채권 투자에 기회라는 것이지요.

반면에 주식 시장은 좋은 가격 흐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역대급으로 실물 경제와 주식 시장의 가격이 괴리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경제 상황은 무시하고 주식 시장만 좋은 흐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주변을 살펴보면 그렇다고 지금 같이 좋은 주식 시장에서 크게 좋은 수익률을 낸 투자자들이 많지는 않은 것으로 확인이 됩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S&P500 기준으로 테슬라를 제외하더라도 상위 6개 7개 기업들, 주로 AI와 관련성이 큰 기업들의 주가 흐름만 좋고 나머지 기업들의 주가 흐름은 그렇게 좋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대세 상승장이 아닌 '선택적 상승장'이 발생하고 있는 것입니다.

주식 시장 전반에 대한 투자자들의 믿음이 있는 것이 아니라, 경제 지표나 상황 등을 고려했을 때 미국의 경제 상황은 불안정한 상황이므로 투자자들이 예민할 수 밖에 없고, 확실하게 성과를 보여줄 분야가 아니면 투자를 하지 않는 다는 것이지요.

그렇지만 결국 주식 시장의 흐름은 실물 경제 시장과 그 호흡을 맞출 수 밖에 없습니다. 개인투자자들은 이제 경제 상황이나 다른 요소들은 모두 무시한 채로 '가격이 오른다'는 사실만을 보고 엔비디아나 기타 AI 관련 주식으로 몰려가고 있습니다.

이런 현상을 확실히 알 수 있는 것이, 최근 다른 자산군의 가격 흐름입니다. 금, 비트코인, 채권 등 주식을 제외한 다른 자산군은 최근 횡보하거나 좋지 않은 가격 흐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다르게 말하면 이런 빅테크 기업들로 자금이 빨려들어가고 있다는 것을 시사합니다.

하지만 결국 돈은 돌고 돕니다. 고평가된 곳에서 저평가된 곳으로 흐르는 것이 투자 자금의 흐름입니다.

그리고 그 흐름을 경제 지표 등을 고려해서 미리 파악하고 준비하는 사람이 큰 수익을 얻게 됩니다.

피셔 케이, 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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