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복<담론>의 허구23 – 부패의 원인은 경쟁이 아니라 ‘권력 독점’

수도시민경제 승인 2024.07.02 07:22 | 최종 수정 2024.07.02 12:23 의견 0

마르크스적 계급주의 역사관과 사회주의 이념에 사로잡힌 신영복은 대한민국에 저주의 말을 쏟아붓습니다. <담론>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 사회가 약자에게 얼마나 포악한지에 대해서 모르지 않을 것입니다. 사회 구조 자체가 근본적으로 왕따 구조입니다....(중략) 부패의 근본 원인은 경쟁입니다. 사활이 걸린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정직한 방법만으로는 불가능합니다....(중략)”

신영복의 생각이 맞았다면 대한민국은 이미 망했습니다. 미국도 곧 망합니다. 그렇지만 현시점에서 ‘완전히 망한 국가’는 신영복이 젊은 시절부터 죽을 때까지 동경했던 ‘독재국가 북한’입니다. 미국을 넘어서리라던 중국, 신영복과 문재인 그리고 민주당 사람들이 좋아하는 중국은 ‘황제 시진핑’의 일인 치하에서 한계를 드러내며 비틀거리고 있습니다.

신영복은 ‘경쟁’을 부패의 원인이라고 주장합니다. 그렇지만 신영복은 근본적으로 정반대로 알고 있습니다. 부패의 근본 원인은 경쟁이 아니라 ‘권력 독점’입니다. 왜 그럴까요?

야노쉬 코르나이(János Kornai, 1928~2021)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오랜 기간 사회주의국가였던 헝가리의 경제학자로 소련과 동유럽의 중앙계획경제에서 만성 질환이었던 상품 부족을 설명하기 위해 ‘결핍 경제’라는 용어를 만들었습니다. 그는 자신의 책 <사회주의 체제의 정치경제학>에서 사회주의 체제를 해부하면서 첫 주제로 ‘권력’을 언급했습니다. ‘권력, 즉 공산당의 일당 지배’가 모든 것을 설명하는 게 사회주의라는 게 ‘사회주의 전문가’인 그의 시각입니다. ‘사회주의(공산주의) 문제들의 근본 원인은 정치에서 비롯된다. 정치가 경제를 흔들게 되는 것이다.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는 정치권력과 경제권력의 견제와 균형을 통해 발전하는데, 사회주의는 그런 게 없다. 그저 전제정이나 왕정처럼 움직인다.’

코르나이는 공산당 당원의 숫자에 주목했습니다. “옛소련과 동유럽 사회주의국가들이 무너지기 직전인 1986년 수치를 보면 중국은 4400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4.2%, 소련은 1850만 명으로 6.6%, 베트남은 170만명으로 2.7%, 북한은 250만명으로 12.2%, 루마니아는 355.7만명으로 15.6% 등입니다. 소련 중국 몽골 쿠바 베트남 북한과 동유럽 8개국의 통계를 보면 전체 인구에서 공산당원이 차지하는 비율이 최소 2.7%(베트남)부터 루마니아(15.6%)까지 존재합니다. 너무 적으면 통제할 힘이 약해지고 너무 많으면 나눠 먹을 파이가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현재 중국의 공산당원은 9000만 명 정도인데, 14억 명 인구의 6.4% 정도입니다)

공산당이 모든 것을 독식하는 사회주의 국가에서 모든 것의 핵심은 공산당이며, 핵심 원칙은 민주집중제입니다. 당은 상명하복 구조입니다. 지구당 위원회(당 비서) - 지역 당위원회(당 비서) - 중앙위원회 – 연방중앙위원회(소련 중국 유고)가 있으며, 그 위에 연방중앙위원회를 통제할 정치위원회(소련은 정치국)이 있습니다. 중앙위원회는 당 지도자(총비서)와 그의 최측근들인 국가 혹은 연방 비서들도 선출합니다.

사회주의 국가의 외견상 공식 규칙은 모든 수준의 당 지도부와 당 비서진이 당원에 의해 선출된다는 것. 이는 미리 선출되어 있는 당 지도자들에 의한 선거 위임 혹은 선거 행위를 통해 직접적 혹은 간접적으로 이뤄집니다. 이러한 선거 절차는 당의 결정이 오로지 선거로 선출된 기구들에 의해서만 가결될 수 있다는 규칙과 함께, 민주집중제 원칙의 민주적 측면을 구성한다. ‘민주’의 가면을 쓰는 겁니다.

공산당의 진짜 다른 측면은 집중제입니다. 상위 당 기구의 결정은 하위 당 기구에게 의무가 되며 궁극적으로는 모든 당원들에게 강제됩니다. 당의 문제는 결정 되기 전까지는 논쟁에 부쳐질 수 있지만 결정된 이후에는 논쟁이나 저항없이 수행되어야 합니다. 수정 과정이 없고, 저항하면 반동분자가 되어 숙청 대상이 됩니다.

실제 생활에서 집중제는 대단히 강력합니다. 집중제의 공식적 규칙에 따르면 조직은 아래로부터 건설되지만, 실제로 조직은 엄청난 정도로 위로부터 작동합니다. (이런 사회에서 결국 최종 결정 권한은 1인에게 집중됩니다. 그런데 만약 일이 잘못된다면 어떻게 될까요? 최고권력자를 비판할 수는 없는 권력구조에서 공산당은 반드시 희생양을 찾았습니다. 공산당 사회주의 독재에서 숙청이 빈번한 것은 이 때문입니다. 시진핑은 권력을 잡는 과정에서 경쟁자인 보시라이(薄熙来)를 제거(무기징역)했고, 김정은의 아버지인 김정일은 2009년 화폐개혁이 실패로 돌아가자 로동당 재정경제부장인 박남기를 처형했습니다)

공산당이 지배하는 사회주의 국가에서 보면 많은 기업은 당연히 독점 구조입니다. 그런 사회에서는 지위와 돈이 권력에 의해 좌우되므로, 권력 쟁취를 위해 수단을 가리지 않습니다. ‘목적 달성을 위해 어떤 수단도 괜찮다’는 기준이 적용되므로 부패가 판을 칩니다. 중국, 북한, 러시아 등이 대표적입니다. 권력 독점이 이뤄지는 독재국가도 부패의 극치를 달립니다.

좌파 지식인들은 ‘무상(無償)’이란 단어를 참 좋아합니다. 무상급식, 무상보육, 무상교육, 무상보건 등등. ‘세상에 공짜는 없다’라는 진실을 알면서도 일부러 외면하고 무상(無償)이란 단어로 사람들을 홀립니다. 그렇지만 무상에 부패가 따른다는 것을 다음 사례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첫째, 20층짜리 아파트를 무상 혹은 같은 가격으로 임대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사람들은 대체로 아래층보다는 소위 로열층을 좋아합니다. 로열층(예컨대 10~15층)에 살고 싶으면 간단한 방법이 있습니다. 임대를 결정하는 사람들(공산당 권력자)에게 뇌물(돈이나 물건)을 주면 됩니다. 층마다 뇌물의 액수나 규모가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결국 무상이 아니라 뇌물이 진짜 가격이 되는 겁니다.

둘째, 사회주의 경제는 늘 ‘생필품 부족’에 시달리는데, 이때 물건을 가진 사람이 뒷돈을 준 사람에게 물건을 빼돌려 배분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당연히 부패가 만연하게 됩니다.

이처럼 부패와 뇌물의 촘촘한 네트워크가 바로 사회주의 체제입니다. 부패와 뇌물은 당연히 거짓말과 속임수를 유발하고 나중에 엉터리 통계, 가짜 통계가 판을 치는 세상이 됩니다. 공자가 말하기를 무신불립(無信不立)이라고 했는데, 무신불립의 대표적인 표본이 사회주의 국가였고 거짓과 허위 속에서 망해버린 겁니다.

반면에 신영복이 싫어하는 경쟁은 부패를 줄입니다. 민주주의 사회는 ‘권력의 분산을 통한 권력 간의 경쟁’이라는 토대 위에서 작동합니다. 시장경제는 ‘경쟁’을 통해 나쁜 상품을 생산하는 기업, 나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을 쫓아냅니다. 경쟁이 부패를 없애고, 오히려 소비자의 만족을 돕는 기업이나 사람을 우대합니다. 정직하지 않으면 처음에는 성공할 수 있으나 나중에 성공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발전합니다.

산업혁명을 처음 성공시킨 나라, 마르크스가 머물면서 <자본론>은 썼던 나라 영국에 이런 속담이 있습니다. ‘하루 동안 행복하려면 이발을 하고, 일주일 동안 행복하려면 결혼을 하고, 한 달 동안 행복하려면 말을 사고, 한 해를 행복하게 지내려면 새 집을 짓고, 평생을 행복하게 지내려면 정직해야 한다.’ 영국과 영국인들이 주체가 되어 세운 미국은 신영복과 좌파 지식인, 대한민국 운동권 그리고 민주당내 좌파 인사들이 매우 싫어하는 ‘대표적인 자본주의 국가’입니다. 영국과 미국에서는 ‘거짓말’이 커다란 욕이며, 정직을 매우 중요한 가치로 여깁니다. 세계 각국을 비교할 때도 정직한 나라에 속합니다.

‘공정한 경쟁’을 강조하는 이들 나라가 오히려 매우 정직한 사회이고, ‘경쟁은 나쁜 것’이라고 주장한 옛소련 중국 북한 등이 매우 부정직한 사회가 되었다는 사실을 우리는 알아야 합니다. (하기야 경쟁이 나쁘다고 강조하는 좌파 사람들, 조국이나 조희연 등도 자녀들을 좋은 학교에 보내기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았습니다. 다들 공부를 상대적으로 잘한 자녀를 두었는데, 만약 학교에서 ‘시험 점수와 관계없이 모든 등수는 동일하다’고 했다면 이들이 어떤 반응을 보였을 지 궁금합니다.)

사회주의 소련을 건설한 블라디미르 레닌은 “사회주의와 자본주의의 경쟁에서는 생산성이 높은 쪽이 승리한다”고 말했습니다. 사람의 본성과 경제 움직임에 무지했던 그는 사회주의가 엄청난 생산성을 보일 것이라고 착각했습니다. 뜬구름만 잡았던 레닌의 기준에 기초해서 만들어진 ‘경쟁 부재의 사회주의 체제’는 생산성 향상을 이뤄내지 못했고, 망했습니다.

‘경쟁이 부패를 막는다는 사실’, 신영복은 이러한 세상의 진리를 왜곡하고 있는 ‘엉터리 지식인’에 불과했습니다. 이런 신영복을 존경한다는 지식인과 정치인이 오늘도 대한민국에서 큰소리 떵떵 치고 살아가는 현실에 정말 분통이 터집니다.

코라시아, 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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