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그룹 경영전략회의보다 중요한 것은...'오픈 AI?'

-미국에서 사티아 나델라 MS CEO, 샘 올트먼 오픈AI CEO 등 만나
-오늘부터 이틀간 진행되는 그룹 경영전략회의에는 화상으로 참여

김지윤 기자 승인 2024.06.28 04:52 | 최종 수정 2024.06.28 17:28 의견 0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오픈AI의 샘 올트먼 CEO를 만나고 있다. 양사는 급성장하는 AI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최태원 회장 인스타그램

오늘(28일)부터 내일까지 예정된 SK그룹의 경영전략회의에도 미국 출장을 강행했던 최태원 회장의 행보를 통해 향후 SK그룹의 사업 방향이 그려지고 있다. 이번 출장에서 최 회장은 사티아 나델라 MS(마이크로소프트) CEO와 샘 올트먼 오픈AI CEO를 만나 현재 SK가 강점을 보이고 있는 HBM(고대역광폭메모리 반도체)와 ‘AI 비서’에 대해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

최 회장은 지난 22일 미국 출장길에 올라, 현재 비상상황인 그룹이 향후 사업 재편을 위해 그룹 주요 경영진이 모두 모여 논의를 벌이는 그룹 경영전략회의에 불참한다고 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졌었다. 이번 경영전략회의에서는 현재 219개로 방대한 그룹 자회사를 일정부분 정리하면서 반도체와 이차전지 이외의 대부분의 사업은 구조조정을 통해 그룹 역량을 집중하는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한 가장 큰 위기에 빠진 SK이노베이션을 구하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SKE&S와 합병하는 방안도 중요한 의제 중 하나다.

그런 중요한 경영전략회의 일정에도 불구하고 최 회장이 미국 출장을 강행한 것에 대해 산업계에서는 향후 SK의 사업재편 못지않은 중요한 일정을 소화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었다.

27일 SK그룹에 따르면, 최 회장은 최근 샌프란시스코 인근 오픈AI 본사와 시애틀 인근에 있는 MS 본사를 각각 방문해 각각 이들 회사의 CEO를 만났다. 오픈 AI는 ‘챗GPT’로 생성형 AI 시장을 선도하고 있고, MS는 2019년부터 오픈 AI에 투자한 대주주다. AI용 반도체인 HBM(고대역폭메모리)와 ‘AI 비서’ 서비스 사업을 하고 있는 SK에 이 기업들은 주요 파트너다.

최 회장은 올트먼 CEO와 급성장하는 AI 산업의 미래에 대응할 기술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퍼스널 AI’ 서비스 협력을 논의했다. 나델라 CEO와는 MS가 추진 중인 AI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언어 모델 등에서 협력을 논의했다.

최 회장은 27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두 CEO와 찍은 사진을 올리며 “AI라는 거대한 흐름의 심장 박동이 뛰는 이곳에 전례 없는 기회들이 눈에 보인다”며 “모두에게 역사적인 시기임에 틀림없다. 지금 뛰어들거나, 영원히 도태되거나”라고 적었다.

최 회장은 화상회의로 참여할 것으로 예정된 그룹 경영전략회의는 결국 최창원 수펙스 의장과 최재원 SK이노베이션 부회장의 주도 하에 진행되게 됐다.

이번 경영전략회의에서는 우선 219개 자회사로 구성된 그룹의 계열사를 상당부분 정리하면서 그룹의 역량을 선택과 집중 체제로 전환하는 것이 우선 과제로 알려지고 있다.

현재 51조원의 부채를 안고있는 SK이노베이션이 89.5%,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SK온의 10분기 연속적자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그룹의 알짜회사인 SKE&S와 SK이노베이션의 합병 안도 논의대상이다,

여기에 더해 219개 자회사 정리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CEO급 경영진과 고위 임원에 대한 구조조정 역시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계의 한 중진은 “최태원 회장이 이번 회의에 직접 참여하지 않고 미국 출장 길에 화상으로 참여하는 배경에는, 그룹 지분이 별로 없는 사촌동생 최창원 회장과 친동생 최재원 부회장이 중립적인 시각으로 그룹 구조조정을 이끌게 하기 위한 의도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김지윤 기자

본지 6월 24일자 [위기 돌파 나선 SK] '최태원 회장의 승부수는'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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