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구광모 회장, 미국 스타트업 방문…LG, AI 투자 늘리나

-구 회장, '텐스토렌트', '피규어 AI' 등 글로벌 AI 스타트업 방문
-AI 싱크탱크 LG AI연구원, 이미 멀티모달 AI 모델 '엑사원' 개발

김지윤 기자 승인 2024.06.24 10:43 의견 0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AI 반도체 설계 스타트업 '텐스토렌트'의 짐 켈러 CEO와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 ㈜LG

LG 구광모 회장이 그룹의 미래 구상을 위해 지난 4일 간 미국을 방문했다. 이번 방문지는 LG그룹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테네시와 향후 미래 먹거리를 위한 스타트업의 메카인 실리콘밸리다.

테네시에는 LG전자 생산법인과 얼티엄셀즈(LG에너지솔루션·GM 합작법인)가, 실리콘밸리는 기업형 벤처캐피탈(CVC) LG테크놀로지벤처스와 LG전자 북미이노베이션센터가 있다.

구 회장은 테네시를 찾아 LG전자, LG에너지솔루션, LG화학 등 주요 계열사의 북미 현지 사업 전략을 점검했다. LG는 배터리·양극재 사업에 최적의 조건을 갖춘 테네시를 북미 시장 공략을 위한 전진기지로 구축하고 있다. 지난 2018년 말 LG전자가 생활가전 생산공장을 완공하고 운영을 시작한데 이어, 올 3월부터는 LG에너지솔루션과 GM의 합작법인 얼티엄셀즈의 제2공장이 가동을 시작했다. LG화학은 이 지역에 미국 최대 규모의 양극재 공장을 지을 계획이다.

구 회장은 테네시 공장 방문 자리에서 "시장·고객 트렌드, 경쟁 구도, 통상정책·물류 등 사업 환경의 변동성은 모두가 동일하게 마주한 상황"이라며 "제품 포트폴리오 강화, 공급망 구축, 공정 혁신, 현지화 역량 등 근본 경쟁력을 강화해 다시 한 번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나가자"고 당부했다.

이어 방문한 실리콘밸리에서는 미래사업 분야를 살폈다. 실리콘밸리는 글로벌 빅테크들의 격전지이자 스타트업의 메카로 전 세계에서 인공지능(AI), 자율주행 등 첨단 기술이 가장 치열하게 논의되는 지역이다. LG는 2018년 실리콘밸리에 LG테크놀로지벤처스, 2020년에는 LG전자 북미이노베이션센터를 설립하고, 글로벌 스타트업 등과 협업을 강화해왔다.

구 회장은 LG테크놀로지벤처스에서 현재까지의 투자 및 사업개발 현황을 보고받았다. 또 'ABC(AI·바이오·클린테크)' 등 LG 미래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투자 포트폴리오 전략을 공유했다.

LG전자 북미이노베이션센터에서는 신사업 개발 추진 현황 등을 경청하고 헬스케어, 클린테크 분야의 사업화 추진 사례도 살폈다. 구 회장은 "신사업은 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솔루션으로 인정받아야 한다"며 "결국 변함없는 성공의 키는 차별화된 고객가치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특히 구 회장은 스타트업에 관심을 가지고 '텐스토렌트', '피규어 AI' 등 글로벌 AI 스타트업도 방문했다. LG의 AI 경쟁력을 한 단계 높일 수 있는 최신 기술 동향을 살피기 위해서다. 텐스토렌트는 AI 반도체 설계업체이며, 피규어 AI는 휴머노이드 로봇 스타트업이다.

구 회장은 짐 켈러 텐스토렌트 CEO와 만나 AI 반도체의 트렌드와 AI 확산에 따른 반도체 산업 영향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브렛 애드콕 피규어 AI CEO와는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 현황과 기술 트렌드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피규어 AI의 휴머노이드 로봇 '피규어 원'이 구동하는 모습을 살피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구 회장이 이번 현장경영에서 LG 계열사뿐 아니라 외부 스타트업을 찾아 AI 생태계 전반을 살핀 것은 AI가 향후 모든 산업에 혁신을 촉발하며, 사업 구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구 회장의 구상이라고 평가했다

LG는 AI를 미래사업으로 점찍고 과감한 투자와 혁신으로 AI 기술 경쟁력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 2020년 설립된 AI 싱크탱크 LG AI연구원은 설립 이듬해인 2021년 국내에서 유일하게 이중언어가 가능하고, 언어와 이미지 양방향 생성이 가능한 멀티모달 AI 모델 '엑사원'을 개발했다. AI에 대한 LG의 투자는 계열사의 생산라인, 제품개발, 고객 서비스 등 각 계열사 비즈니스 현장에서 실질적 성과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산업계 한 인사는 “구 회장이 LG의 미래 경쟁력과 먹거리에 AI를 상당부분 비중을 가져갈 것으로 보이는데, 이를 위해 미국의 관련 스타트업에 상당한 관심을 가지고 향후 이 분야에 대한 투자도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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