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질소득, 7년만에 최대 폭 감소…근로소득은 역대 최대 낙폭 기록

-소비자들 5개월 만에 경제 전반에 대해 비관적으로 돌아서
-대기업 상여금 줄며 고소득 가구 소득 감소…분배지표 개선

김한식 기자 승인 2024.05.23 15:26 의견 0
경기도 의왕시에 있는 타임빌라스 내부 전경. 사진=수도시민경제


23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1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가구당 월평균 명목소득은 512만2천원으로 1년 전보다 1.4% 증가했다. 3개 분기 연속 상승 중이지만, 증가 폭은 전분기 3.9%보다 크게 낮아졌다.

가장 크게 줄어든 부분은 근로소득이다. 329만1000원으로 1.1% 줄었다. 2021년 1분기 -1.3% 이후 3년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반면 사업소득(87만5천원)은 임대소득 증가, 농산물 가격 상승에 따른 농업소득 증대 등 영향으로 8.9% 늘었다. 이전소득(81만8천원)도 국민·기초연금 수급액 인상, 부모급여 확대 등으로 5.8% 증가했다.

명목소득과는 달리 실질소득은 1년전보다 1.6% 감소했다. 실질 근로소득이 3.9% 감소해 전체 감소세를 이끌었다.

가구 월평균 소비지출은 290만8천원으로 1년 전보다 3.0% 늘었다. 비소비지출은 이자 비용 증가 등 영향으로 1.2% 늘어난 107만6천원으로 집계됐다.

소득에서 비소비지출을 뺀 월평균 처분가능소득은 1.4% 늘어난 404만6천원이었다. 그러나 처분가능소득에서 소비지출을 뺀 흑자액은 113만8천원으로 2.6% 줄며 3개 분기 만에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처분가능소득 대비 흑자액을 뜻하는 흑자율은 28.1%였다. 흑자율은 2022년 3분기 이후 7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가 이어졌다. 처분가능소득보다 소비지출이 큰 적자가구 비율은 26.8%로 1년 전보다 0.1%p 상승했고 처분가능소득 대비 소비지출인 평균소비성향은 71.9%로 1년 전보다 1.2%p 올랐다.

대기업 상여금 감소로 소득양극화는 개선

소득 하위 20%인 1분위 가구와 소득 상위 20%인 5분위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각각 115만7천원, 1천125만8천원이었다. 단순소득 기준 5분위배율은 9.73배였다. 5분위배율은 소득 하위 20%인 1분위 가구 소득으로 상위 20%인 5분위 소득을 나눈 값이다.

1분위 가구 소득은 근로·이전소득 중심으로 1년 전보다 7.6% 늘었고 5분위 가구는 근로소득이 줄며 2.0% 감소했다. 5분위 소득 감소에는 삼성전자·LG 등 대기업의 상여금 감소가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통계청 분석이다. 5분위 배율이 줄면서 소득 불평등 지표는 다소 개선됐다.

1분위·5분위 가구의 월평균 소비지출은 각각 131만2천원, 509만8천원으로 1년 전보다 각각 0.6%, 0.5% 감소했다.

IB업계 관계자는 “현재 가장 심각한 것은 고물가에 의한 소비감소이고, 물가상승를 감안한 실질소득의 감소추세다”면서 “대통령이 5·7·5 비전을 내놓으면서 임기 3년 이내에 5만달러 국민소득을 이루겠다고 하는데 그보다는 물가 잡는 것이 우선인 것 같다”고 지적했다.

김한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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