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셔 케이의 시장분석]미국 소비∙물가 둔화, 금리 인하 시점은?

수도시민경제 승인 2024.05.16 11:36 | 최종 수정 2024.06.05 19:04 의견 0
월스트리트


지난 밤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발표되고 시장은 환호에 환호했습니다. 전체 헤드라인 CPI는 전월 대비 0.3% 상승했습니다(예상치 : 0.4%). 전년 대비로는 3.4% 상승했습니다(예상치 : 3.4%).

근원 CPI의 경우에는 전월 대비 0.3% 상승했습니다(예상치 : 0.3%). 전년 대비로는 3.6% 상승했습니다(예상치 : 0.6%).

월가의 여러 기관들은 벌써부터 온갖 긍정적인 이야기로 시장 분위기를 축제장으로 몰고 가고 있습니다. 덕분에 미국의 3대 지수는 모두 신고가를 경신을 하게 됐습니다..

웰스파고가 낸 보고서 제목이 참 인상 깊습니다. "4월 CPI : 이제 시작이다(April CPI : It's a Start)'라는 타이틀의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내용은 '4월 CPI 발표는 연준이 환영할만한 데이터가 나왔다. 연준은 인플레이션이 지속적으로 둔화하고 있다는 확신을 이 데이터를 통해서 얻을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기준금리 인하에는 이번 데이터만 가지고는 부족하고, 추가적인 데이터 확인이 있을 것이다. 앞으로 남은 기간에도 인플레가 잡히고 있다고 자신할 만한 인플레 데이터를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웰스파고)는 9월 FOMC에서 기준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고용 시장에서 현저한 고용 상황 둔화가 있지 않는 한에는 금리 인하 시기는 다소 지연될 수 있다' 였습니다.

반면, 모건스탠리의 입장은 확고합니다. "오늘 발표된 CPI를 통한 인플레 둔화는 연준이 곧 기준 금리를 인하할 수 있는 설득력이 있는 증거를 추가로 제시한다. 우리는 특히 24년 하반기에 더 많은 인플레이션 둔화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으며, 올해 9월에 첫 번째 금리 인하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나머지 뱅크오브아메리카나 다른 기관들도 대부분 비슷한 입장이었습니다.

그렇지만 두 가지 부분에서 살펴볼 부분이 있습니다.

① 미국 연준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금리인하가 빠르게 다가올 수 있을까?

이번 4월 PCE 물가지수 데이터가 이번달 말에 발표가 됩니다. 연준에서는 PCE, 그중에서도 근원 PCE 물가지수를 많이 봅니다. 그 차이는 PCE 물가지수를 구성하는 항목들이 미국인들의 소비 상황을 더 잘 반영해주기 때문이지요.

그렇지만 PCE 데이터는 생산자물가지수(PPI)와 소비자물가지수(CPI) 데이터를 상당 부분 반영 하기 때문에 대략적으로 예측이 가능합니다.

4월 근원 PCE 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대략 0.25% 정도 상승할 것으로 예측됩니다. 연간으로 환산하면 3%를 넘는 수치가 나오는 것입니다. 목표가 2% 인플레인데, 3% 정도 수준으로 금리 인하를 시장의 기대만큼 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② 두 번째는, 물가 인하가 된다고 해서 좋아만 할 수 있는가?

과연 지금 물가 둔화의 사유가 무엇인지를 보아야 합니다. 원유 부문, 서비스 부문, 주거 부문에서 물가 둔화 속도가 느리다면 경기 침체로 인한 수요 둔화 영향이 클 수 있겠습니다.

경제 상황 악화, 한마디로 "나쁜 뉴스가 좋다"가 과연 경제를 쿨링 다운 하는 정도로 끝이 날지, 아니면 경기 침체나 위기로 전이가 될지를 좀 볼 필요가 있겠고, 바로 다음 내용에서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2. 짙어지는 미국의 경기 침체, 둔화 시그널,,,

이번 소비자물가지수(CPI) 둔화에 영향을 준 큰 요인 중에 하나는 '소매판매' 부진이었습니다. 소매판매 데이터는 미국의 소매업체들의 매출을 집계해서 만든 데이터입니다.

이 데이터가 다소 부진하게 나왔습니다. 지난번 데이터에 이어서 최근들어 계속 소비가 부진한 흐름이 소매판매 데이터에 반영이 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시장에서는 지금 이 상황 마저도 신이 난 듯 합니다.

소비가 부진하면 물가 둔화로 당연히 이어질 수 밖에 없을 것이고, 그러면 연착륙이 가능할 것이라고 보는 것이죠. 기준금리가 둔화되면서요.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말씀드리면 그렇습니다.

① 지금 시장은 소비 둔화(소매 판매 등)에 따라 인플레 둔화가 되는 것을 반기고 있음

② 이미 소매 판매 데이터에서 실질 소매 판매(얼마나 진짜 물건이 많이 팔리느냐?) 데이터는 미국의 소비는 한계에 온 것을 보여주고 있음

③ 우리가 말하는 "인플레 둔화"라는 것은 물가가 전년대비 감소한다는 것이 아니라, 증가하는 폭이 둔화가 되었다는 사실을 의미함

④ 앞으로도 물가가 둔화는 되겠지만, 이 사실이 "물가가 내려간다는 뜻이 아니며, 올라가는 폭이 둔화된다는 것인데" 과연 지금도 한계에 온 미국의 소비가 물가가 올라가는 속도가 둔화가 된다고, 갑자기 급격하게 늘어날 것인가? 그건 아닐 가능성이 높음

⑤ 그렇다면, 소득 등 다른 요소가 소비를 확실히 받쳐주어야 하는데, 미국의 신용카드 대출 관련 상황은 지금 최근 들어 최악의 상황을 보여주고 있으며, 미국의 근로소득 증가율도 이전보다 둔화, 거기다가 초과저축은 이미 마이너스로 전환되어, 소비 여력이 당장 크게 늘어날 모멘텀이 크지 않음

이런 부분을 놓고 봤을 때, 과연 시장에서 말하는 것처럼 지금 환호하면서 경기가 쿨링 다운 되고 있음을 좋아해야할까요? "... 이거 잘못하면 경기 침체 오는거 아니야?" 걱정을 해야하는 시기일까요?

피셔 케이, 유튜버

저작권자 ⓒ 수도시민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