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1월 기준 2030세대 1253만 5000명 가운데 ‘실업자·취업준비생·그냥쉰다’가 158만9000명으로 12.7%에 달한다. 이 중 취업 생각이 없이 그냥 쉬겠다는 청년이 71만9000명이나 된다. 사진=연합뉴스

우리나라의 2026년은 경제적으로나 정치적으로 2025년만큼 역동적이고 불확실성 속에 한해를 보내야할 것 같다. 2025년은 우선 한국, 미국, 일본의 대통령과 총리가 교체되면서 일대 정책 변화를 맞았고, 특히 트럼프 시즌2를 맞이하면서 상호관세 폭탄과 투자요구로 인해 홍역을 겪었고 아직도 진행중이다.

2026년 우리나라 경제를 둘러싼 변수 중 역시 가장 핫한 이슈는 환율, 금리, 물가라고 할 수 있다. 정부의 확장재정 영향이 이들 이슈에 영향을 미칠 것이고, 이들 이슈는 결국 집값에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이다. 지난 3일(현지시간) 미국이 베네수엘라 마두로 대통령을 체포한 것부터 병오년 붉은 말이 달리기 시작했다. 병오년 국제정세와 경제상황이 녹록치 않을 것이고 우리 경제에도 직격탄으로 날아올 것으로 보인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통화량 통계에서 수익증권(ETF)를 제외시키는 등 분칠하는 것이 시장을 왜곡시킬 수 있지만, 이것 역시 시간이 지나면 통계 시계열 상 다시 의미를 찾고 왜곡된 부분 역시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즉 이러한 변수나 이슈들은 일시적인 해결과제에 불과하다고 할 수 있다. 대한민국 중장기를 놓고 진정 걱정해야 하는 부분은 따로 있고 그 부분에 대한 준비가 절실하다고 할 수 있다.

2026년에 가장 크게 걱정해야 하는 부분은 바로 잠재성장률 하향 추세가 아닐까 한다. 잠재성장률은 국가의 노동, 자본, 자원 등 생산요소를 총동원해 물가상승을 유발하지 않고 달성할 수 있는 최대 성장수준이다. 국가의 기초체력이라고 할 수 있는데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이 지난 10년간 OECD 중에서 가장 빠르게 떨어지고 있다.

우리 잠재성장률은 2016년 2.99%에서 2026년 1.8%로 10년만에 1%p 이상 떨어졌다. 이미 성장이 멈춘 유로존 17개국 잠재성장률 평균치는 0.92%에서 1.17%로 오히려 상승한 것과 비교되고, 미국(2.29%->2.26%), 캐나다(1,56%->1.40%), 호주(2.41%->2.21%) 등은 하락 폭이 미미했다.

잃어버린 30년을 겪고 있는 일본도 0.94%에서 0.17%로 하락폭은 –0.77%p로 우리나라보다 적었다.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이 1%대로 떨어진 것은 2025년 1.9%로 처음 1%대 수치를 보인 후 올해는 그보다 더 떨어지게 됐다.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은 2000년대 초까지만 해도 5%대였다가 코로나19를 겪으면서 2%대로 떨어지고 지난해부터 1%대에 진입했다.

그래서 우리나라가 2026년 고민하고 적극적으로 해결책을 내놓아야 하는 부분이 바로 잠재성장률 회복이라고 할 수 있는데, 현재 상황을 보면 답이 보이지 않는다.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을 떨어트리는 요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저출생·고령화에 따른 인구구조의 변화라고 할 수 있다.

2025년 말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인구는 1084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21.21%다. 2024년 말 초고령사회에 들어간 지 딱 1년만에 58만4040명이 늘어나 초고령화사회 ‘심화’ 단계에 들어섰다. 반면 2025년 신규로 태어난 출생아수는 25만8242명으로 노인 증가에 비해 44%에 그쳤다.

노인들 숫자는 급속도로 늘고 있는데, 아동과 청년 숫자는 감소세가 확대되고 있다. 2025년 0~17세까지 아동은 3.36% 줄었고, 19~34세 청년도 1.98% 줄었다.

더 큰 문제는 급속도로 늘고 있는 노인들의 빈곤율이 OECD국가 가운데 가장 높게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그만큼 그들로 인한 사회적 손실이 엄청나고 노인 생산성이 낮아 잠재성장률을 갈수록 떨어트린다는 것이다.

국가데이터처의 ‘한국의 사회동향 2025’에 따르면, 우리나라 66세 이상 노인소득빈곤율은 39.7%로 OECD 중 가장 높았고 OECD 평균 14.8%의 두 배 이상이었다. 이들 노인들은 생활이 어렵다 보니 주 15시간 미만의 초단시간 근로에 투입되고 있는데, 60세 이상 고령자가 전체 초단시간 근로자의 69%를 차지했다.

초고령화 사회에 따라 사회 생산구조가 전반적으로 낙후되고 있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는 것이다. 이들 노인들은 빈곤하게 살고 있지만 반면 이들을 위한 사회적 비용은 급증하고 있다. 건강보험료 적용 대상자 중 65세 이상 비중은 19%인데 이들이 가져가는 건강보험진료비는 전체 금액의 45%를 차지하고 있다. 기초연금 수혜자도 매년 급속도로 늘면서 사회복지 예산에서 이들이 가져가는 부분이 해마다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더 심각한 것은 그나마 줄고 있는 청년들 중 놀고있는 비중이 너무 높게 나타났다. 2025년 11월 기준 2030세대 1253만 5000명 가운데 ‘실업자·취업준비생·그냥쉰다’가 158만9000명으로 12.7%에 달한다. 이 중 취업 생각이 없이 그냥 쉬겠다는 청년이 71만9000명이나 된다. 노인인구가 역대 최고치 갱신행진을 하고 있는 것처럼 청년인구도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는 가운데 그냥쉰다 숫자도 통계작성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노인들은 빈곤으로 초단시간근로에 나서고, 직장은 정년연장으로 정년을 61세로 늘리는 것을 고민하고 있고, 취업을 포기한 청년은 매년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 거기에 새로 태어나는 출생아수는 노인 증가의 40% 수준에 머물러 있다. 국가는 매년 노인 부양 비용으로 엄청난 예산을 퍼부어야 한다. 잠재성장률이 회복되기 어려운 구조로 점차 빨려들어가고 있다고 봐야 한다.

이재명 정부는 잠재성장률을 높이기 위해 대대적인 투자에 나섰다. 주로 AI 산업 중심인데, 2026년 예산에 AI 분야에 10.1조원을 배정했고, 중장기적으로는 AI 중심의 국민성장펀드를 150조원 조성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물론 투자는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러나 AI 산업 활성화가 청년 일자리를 뺏는 것에 대한 부분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

현재 많은 기업들이 직원을 줄이면서 그 자리를 AI로 대신 채우고 있다. 은행권은 매년 수백명씩 희망퇴직을 받고, 일반 기업들도 마찬가지다. 과거 5명으로 운영하던 팀을 해체하고 직원 1명에 연회비 3만원짜리 챗GPT를 사용했더니 기존 팀의 업무성과보다 더 뛰어난 성과를 내고 있다는 조사자료도 나오고 있다.

고급형 AI를 사용할 경우 재무와 기획 관련 일까지 처리가 가능하다는 것이 상당수 기업들의 입장이고 현실이다. 앞으로 피지컬AI 시대가 될 경우 이제는 육체노동시장에서도 사람의 일자리는 사라지게 된다.

이런 시대가 빠른 속도로 오고 있다. 내일부터 개막될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전시회의 핵심 관심사는 바로 피지컬AI와 휴머노이드일 것이다. 어떤 기술이 세상을 놀라게 하고, AI시대를 더 당기고, 사람들의 설 자리를 대신할지...

그런 측면에서 2026년 국가 경제정책의 핵심 해결과제는 AI 대전환이니, 에너지 고속도로니, 반도체 초격차같은 거창한 표현보다 현실적으로 국가 잠재성장률 회복을 위한 저출생·고령화 해결, 노인층의 엄청난 사회적 부담 완화, 청년층의 일자리 생성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에 대한 고민과 해법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냥 쉽게 ‘퍼주기’ 말고.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대선 공약으로 '잠재성장률 3% 회복'을 내놨었다. 이를 위해 AI 등 신산업 투자와 산업 구조 혁신 등을 강조했지만, 정작 그 뒤에 숨겨진 사람 일자리가 사라지는 것도 봐야 할 것이다.

한 손으로 두 마리 토끼를 잡을 능력을 보여줘야 할 때다.

이기영, 편집국장